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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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자리 (Pisces, 2000)영화이야기 2006. 4. 13. 12:59
물고기 자리 한 여자가 있다. 이여자는 혼자 까페에 가서 술도 마시곤 한다. 어느날 까페에서 본 수줍은 인상의 남자가 부르는 정열적인 노래를 듣고 그 남자를 혼자 좋아하게 되었다. 시간이 흐른뒤 그 여자가 차린 비디오샵에 그 남자가 손님으로 온다. 이것이 바로 운명이라고 그여자는 생각해 버린다. 그 남자가 자신을 알던 모르던, 사랑하는 연인이 있던 없던 상관없이 자신에게 찾아온 이 사랑을 놓칠 수 없어 이 여자는 열심히.. 그것도 혼자 감정에 집착한다. 내적 외적으로 정갈했던 이 여자는 이런 감정을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스토커식 도착에까지 이르다가 결국 자살하고 만다. - 내겐 한번뿐인 그리고 마지막인 사랑... 누구나 사랑을 꿈꾼다. 평소 옷을 단정히 입고, 리모콘을 랩으로 싸고, 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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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A Single Spark, 1995)영화이야기 2006. 4. 13. 12:58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95년 겨울 종로의 한 극장에서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보았다' 그리고 몇 해전인 92년에는 돌베게에서 나온 책' 전태일 평전'을 읽었었다. 그 3년동안 얼마만한 변화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그전과 비교하여서 달라진것은 있는 듯 했다. 지난 80년대는 구석진 지하에서 숨죽여서 읽혀졌을 이 책의 주인공 전태일이 90년대 초에는 기성서점에서 구입하여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당당히(!)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영화로서 정말 편안하게(?) 빛을 발하게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 조영래 씨가 골방에서 숨죽이며 대학노트에 깨알 같은 글씨로 빽빽히 써 내려갔던 전태일의 생애가 이제는 박광수 감독에 의해 제도권 영화사에서 제작되어 국민앞에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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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왕 (The Foul King, 2000)영화이야기 2006. 4. 13. 12:57
반칙왕 우리동네 비디오 가계 앞을 지나다 보니 그집 벽에 붙어있는 반칙왕 포스터를 보았다. 벌써 이게 비디오로 나왔나 싶어 보고 싶었던 영화인 차라 빌려 보았다. 김일, 여권부, 이왕표 등등 레슬링하면 떠오르는 이 사람들의 이름과 함께 약간의 향수 그리고 우리 세대만 알수 있는 일종의 코드란 생각 등등에 젖어 구슬치기나 딱지치기 보듯이 해서 보고 싶었던 영화이다. 근데 영화는 단순한 70년대 레슬링을 소재로 한 유쾌한 농담이라기 보단 혹은 '주유소 습격 사건'마냥 게걸스런 웃음 따먹기용이 아닌, 'shall we dance'식의 현대인들의 억눌린 무게와 소외를 주제로 한 것이었다. 어느것이 과연 행복일까 하는 거창한 질문은 고사하더라도 이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활동과 개인의 자유 혹은 행복을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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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영화이야기 2006. 4. 13. 12:57
화양연화 시간은 1960년대 장소는 홍콩 화양연화는 이곳에 살고 있는 30대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이다. 또한 왕가위의 '사랑에 대한 혹은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이유에 대한 향수'가 담긴 영화이다. 지난 20세기의 60년대는 어떤 시대였을까..68년에 프랑스에서는 대대적인 혁명이 일어난 시기였고, 우리나라에선 박정희의 독재가 시작된 암울한 때였다. 당시 19살이였던 무라카미 류는 그의 자전적 소설 '69'에서 이시기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를 키운 것은 랭보, 비틀스, 레드 제플린, 고다르,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체게바라 플라타너스 길가의 재즈클럽 포비트, 그리고 마리안드 페이스풀을 닮은 일본산 누나였다' 그 시대는 정치적으로 진보와 보수 사이에 대체로 보수적 권위가 맹위를 떨치던 시대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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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Beat, 1997)영화이야기 2006. 4. 13. 12:56
비트 나에게는 꿈이 없다. 라는 이 말로 이영화는 시작된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다양한 여러 사람들은 모두 이러한 푸념 아닌 말들을 저마다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꿈.. 이 말의 뜻은 다양하게 해석 될 것이다. 꿈을 꾼다는 것 자체가 사치였던 시절도 있었고, 꿈을 꾸지 못하는 것이 아픔인 시절도 있고, 여기서 주인공이 말하는 '꿈이 없다'라는 것은 - 그 어떤 다양한 해석을 뒤로하고- 1997년 우리시대에 대한 반항으로 해석될 것이다. 폭력.. 형식적인 면에서 이 영화의 사실적이면서 아름다운 조명은 수많은 컷으로 인해 현란한 폭력미학을 구사한다. 꿈이 없는 주인공은 자신에게는 한없이 소중한 친구지만, 동시에 삐뚤어진 폭력 구조로의 적극적인 참여자이자, 동시에 이 사회의 극단적인 희생자인 그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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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씨티 (Mad City, 1997)영화이야기 2006. 4. 13. 12:55
매드 씨티 토요일날 집 지킨다는 건 참으로 꾸리한 일이다. 그래서 성룡 최신 영화를 빌려 보려 비디오가계를 갔더니. 다 뒤집혀 있는 거다. 여튼. 그래서 골라보니 눈에 띄는건 코스타 가브리스의 영화. 오늘은 이 사람 영화 볼 기분은 아니였지만. 결국 빌리기로 했고, 방금 다 보았다. 고등학교때 였나. 그때 본 'z'가 떠올랐다. 부조리한 현대 사회에서의 진실 찾기. 물론 이 사람 영화가 다 그렇듯이 진실은 부조리에 항상 막히고, 질식 당한다. 이 영화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 걸 보고 나서 이전과 같은 분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의미 일까? 왜 일까? 그 만큼 우리 사회가 개량화(!) 돼있지도 못하고. 발톱 빠질 만큼 내가 몸부림 친것도 늙은것도 아닐텐데. 거대한 조직 관료 자본에 대항하는 모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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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1998)영화이야기 2006. 4. 13. 12:54
8월의 크리스마스 이 영화를 보며 작년 이맘때..떠났던 친구가 생각났다. 그친구와 나는 대단한 계기나 거창한 우정의 맹세따위는 없었지만, 누가 물으면 거의 무의식적으로 대답하곤 했던 '가장 친한 친구'였었다. 내가 바라는 가장 소중한 친구란 역시 '일상'과도 같은 친구일 것이다. 이 영화는 죽어가는 사람의 일상을 다룬 영화이다. 내 안에 없던 그 무엇이 생김으로 해서 느껴지는 감사함도 있겠지만, 역시나 가장 고마운것은 내 안에 있는 모든 소사(小事)를 긍정하고 그리고 사랑하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 사진사는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넉넉한 웃음을 지녔을 것이다. 그를 바라보는 우리들도 입가에 웃음을 짓게 되는 것은 그를 통해서 잊었던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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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나잇 스탠드 (One Night Stand, 1997)영화이야기 2006. 4. 13. 12:53
원 나잇 스탠드 상상력이 부족하거나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장 잘쓰는 이야기 풀이의 방식은 바로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이야기일 것이다.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두번째 영화.. (개봉한 것들 중) . 그의 첫번째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이 사회의 가장 밑에 있던 두사람, 즉 창녀와 알콜 중독자의 '공생'에 관한 이야기 였다. 그의 첫번째 영화가 이러하였다면 그의 두번째 영화는 '공생'을 극복하고 '공감'을 지향하게 되고.. 좀 더 세밀해 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인물들.. '원나잇 스탠드'는 에이즈에 걸린 한 병자를 매개로 하여 이야기의 중심에 두 부부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웨슬리 스나입스는 영화의 첫 장면에서 독백하듯이, 사회의 잣대로써 충분히 성공한 상업광고 감독이다. 동시에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