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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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 (Dead End, 2003)영화이야기 2006. 4. 13. 17:06
더 로드 가족이란 무룻 화목해야 한다는 당연함에 앞서서 서로에게 말 못할 일들이 하나씩 있을지도 모른다. 남편과 아내 사이에, 딸과 부모님 사이에, 아들과 아버지 사이에, 아버지와 딸 사이에.. 1남1녀의 햇가족도 이럴진데 그 이상 넘어가는 가족구성원이라면 함수가 더 많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고... 여튼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서로 간에 소통이 부재하다.겨우 죽음에 이르서야 입을 열만한 비밀들을 가지고 있다. 차라리 애정이 있다면 죽을 때까지도 비밀을 지켰을 텐데, 이들 가족은 기다렸다는 듯이 죽음에 직면하여 서로에게 상처가 될 말을 하고 실망을 안긴다. 이 정도되면 가족 간은 서로 공포의 대상이 될수도 있지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부부간의 부정, 사춘기 아들의 고민, 딸의 비밀들을 가득안고 아무리 엑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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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주부퀴즈왕 (Quiz King,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6:59
미스터 주부퀴즈왕 한 아이가 아빠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불행히도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아이의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아이는 급히 응급차로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마침 응급실에 있던 한 의사는 그 아이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이를 후송한 구급요원이 이런 의사를 반응을 보고 그 의사에게 물었다 " 이 아이를 아시나요?"라고 하자 의사는 "이 아이는 내 아들이에요!"라고 말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분명 현장에서 사망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물론 정답은 그 의사가 아이의 엄마라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 간의 편견을 테스트하는 이 일화를 처음 접했을 때 답을 맞히지 못했던 사고의 협소함에 스스로 놀랬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본 한석규의 영화 '미스터 주부 퀴즈왕'은 위 일화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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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少女: An Adolescent, 2001)영화이야기 2006. 4. 13. 16:57
소녀 중년 남자와 어린 중학생의 만남에 대한 영화다. 영화란 것은 보통 판타지이지만, 판타지를 어떻게 담고 있고 또 그것이 하나의 삶의 아우라가 되어 우리가 영감을 받게되어 감동을 하고 또 나의 삶과 적극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이런 과정에서 작가가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항상 시간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함축적이다. 이런 시한성 속에서 작가는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어떻게 보여주느냐를 고민하는 창작의 고통을 겪는지도 모른다. 이런 면에서 이 영화는 아주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 말하자면 중년 남자와 중학생 소녀는 서로 자유로운 선택으로 세상의 편견에 개의치 않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중학생 정도의 어린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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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나라 (The Big Scene,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6:57
박수칠 때 떠나라 누구나 언제나 홈런만을 계속 칠 수는 없나보다. 그런 의미에서 스필버그는 대단한 홈런 타자임에 틀림없다. 가끔 자신의 전공을 바꿔 파울을 내기도 했지만 자신의 주전공인 SF나 모험물에선 언제나 한결같은 꾸준함이 돋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장진은 그동안 나에게는 연타석 홈런 타자였던 것 같다. 그동안의 기발하고 기막힌 그만의 영화적 기법은 '간첩'이던 '킬러'이던 충분히 즐거웠고 특히 연애에 대해서도 그만의 재기발랄함이 만개한 '아는 여자'에 이르러선 이미 내 맘 속에서는 장진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올만 한 연출가이다. 암튼 이번의 '박수칠 때 떠나라'는 좀 모호한 영화였던 것 같다. 장르혼합과 특유의 유머가 속사포 같은 대사도 여전했지만 나물만 그득한 비빔밥 위에 고추장이나 참기름이 빠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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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전 (劇場前: Tale Of Cinema,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6:56
극장전 한동안 영양제도 먹었건만 만성 피로와 기억력 감퇴에 시달리는 요즘.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을 보고나서 몇 달만에 머리 속에서 감상을 끄집어내 보며 몇 자 끄적여 본다. 이젠 레파터리처럼 되버린 홍상수의 '일상'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다. 영화 역시도 현실적 감각을 둔 상상력의 발현이라고 한다면, 일상에서 있을 법한, 아니 실제로 경험하는 일들에 대한 이런 일상적인 소재를 독특한 영화 표현 기법으로 다뤄내는 것이 홍상수 영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극장전은 전반부의 영화장면과 후반부의 현실의 두가지 구성으로 되어 있지만 가만 보면 영화나 현실이나 그리 같지도 틀리지도 않다. 다만 극장의 스크린 막에 투영되는 필름에서 보다 그 스크린을 밖에 있는 우리 현실에선 가끔은 영화보다 감정이 격정적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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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동막골 (Welcome To Dongmakgol,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3:16
웰컴 투 동막골 동족간의 전쟁이라는 비극. 그것도 열강의 개입으로 비롯된 슬픈 전쟁인 1950년의 한국전쟁이란 공간을 배경으로 휴머니즘을 상징하는 환타지 짙은 영화가 나왔다. 남한의 국군과 북한의 인민군, 또 미군까지 게다가 일본인 작곡가까지. 실로 평화세력의 대연대에 의해 탄생한 영화가 '웰컴 투 동막골'이란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전쟁도 모르고, 우리네 조상의 인본주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동막골에서 벌어지는 슬픈 환타지이다. 때는 미군이 인천상륙작전으로 북진을 계속하고 있을 때 퇴각하는 인민군의 중대장으로서 부상당한 동료를 차마 죽일 수 없었던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과 무고한 민간인을 향해서 작전이란 미명 하에 폭발 스위치를 누르고 그 죄책감으로 부대를 이탈한 사람이 동막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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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 (War Of The Worlds,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3:14
우주전쟁 오랜만에 스필버그의 영화를 보았다. 스탭을 보니 여전히 스티븐 스필버그, 존 윌리엄스, 캐서린 케네디 등의 라인업이 건재하다. 해리슨 포드 이후 새로운 파트너인 톰 크루즈와 신예 다코다 페닝 등을 볼 수 있는 영화. 결론부터 말하면 우주전쟁(war of worlds)이 아니라 우주학살자(a slaughterer of worlds)가 더 어울리는 제목의 영화다. 매일 태어나는 아이들처럼 매일매일 쏟아지는 소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전은 사랑받는다. 그런 이유에서 고전은 여전히 인류의 보편성과 현대성을 견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영화의 역사도 100년을 훌쩍 넘긴 즈음 영화 고전에 대한 리메이크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킹콩이라던가 타임머신 등이 그것이며 우주전쟁 역시도 그러하다.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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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 (The Scarlet Letter, 2004)영화이야기 2006. 4. 13. 13:09
주홍글씨 '이중간첩'이후 오랜만에 나온 한석규 주연의 영화. 이중간첩의 경우는 서사구조가 매우 확실해서 인상적이지 못했다면 이 영화는 주제나 서사가 매우 모호하지만 장면장면은 매우 인상적인 영화다. - 다음 작품에선 이 둘을 만두피와 만두 속 같이 빚어서 한입에 먹을 수 있게 해줬으면 싶다. 암튼 한석규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또 그리고 출연을 결심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또 왜 그랬는지 조금 궁금하기까지 하다. 왜냐면 영화의 마지막 씬과 반전에 무게 중점을 두고 나머지 도입부와 전개가 짜맞춰진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다시말해서 스릴러, 추리물인지 알았다가 나중에 보니 멜러물 비슷하게 되었을 때의 허탈 그리고 약간의 배신감마저 들기 때문이다. 단 기술적으로 영화의 촬영이나 조명 셋트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