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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少女: An Adolescent, 2001)영화이야기 2006. 4. 13. 16:57
소녀 중년 남자와 어린 중학생의 만남에 대한 영화다. 영화란 것은 보통 판타지이지만, 판타지를 어떻게 담고 있고 또 그것이 하나의 삶의 아우라가 되어 우리가 영감을 받게되어 감동을 하고 또 나의 삶과 적극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이런 과정에서 작가가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항상 시간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함축적이다. 이런 시한성 속에서 작가는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어떻게 보여주느냐를 고민하는 창작의 고통을 겪는지도 모른다. 이런 면에서 이 영화는 아주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 말하자면 중년 남자와 중학생 소녀는 서로 자유로운 선택으로 세상의 편견에 개의치 않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중학생 정도의 어린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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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나라 (The Big Scene,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6:57
박수칠 때 떠나라 누구나 언제나 홈런만을 계속 칠 수는 없나보다. 그런 의미에서 스필버그는 대단한 홈런 타자임에 틀림없다. 가끔 자신의 전공을 바꿔 파울을 내기도 했지만 자신의 주전공인 SF나 모험물에선 언제나 한결같은 꾸준함이 돋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장진은 그동안 나에게는 연타석 홈런 타자였던 것 같다. 그동안의 기발하고 기막힌 그만의 영화적 기법은 '간첩'이던 '킬러'이던 충분히 즐거웠고 특히 연애에 대해서도 그만의 재기발랄함이 만개한 '아는 여자'에 이르러선 이미 내 맘 속에서는 장진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올만 한 연출가이다. 암튼 이번의 '박수칠 때 떠나라'는 좀 모호한 영화였던 것 같다. 장르혼합과 특유의 유머가 속사포 같은 대사도 여전했지만 나물만 그득한 비빔밥 위에 고추장이나 참기름이 빠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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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전 (劇場前: Tale Of Cinema,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6:56
극장전 한동안 영양제도 먹었건만 만성 피로와 기억력 감퇴에 시달리는 요즘.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을 보고나서 몇 달만에 머리 속에서 감상을 끄집어내 보며 몇 자 끄적여 본다. 이젠 레파터리처럼 되버린 홍상수의 '일상'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다. 영화 역시도 현실적 감각을 둔 상상력의 발현이라고 한다면, 일상에서 있을 법한, 아니 실제로 경험하는 일들에 대한 이런 일상적인 소재를 독특한 영화 표현 기법으로 다뤄내는 것이 홍상수 영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극장전은 전반부의 영화장면과 후반부의 현실의 두가지 구성으로 되어 있지만 가만 보면 영화나 현실이나 그리 같지도 틀리지도 않다. 다만 극장의 스크린 막에 투영되는 필름에서 보다 그 스크린을 밖에 있는 우리 현실에선 가끔은 영화보다 감정이 격정적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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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대한민국 - 박노자독후감 2006. 4. 13. 16:56
온라인 상에서만 읽어보았던 러시아계 한국사람 박노자의 책을 처음 사서 읽어보았다. 어찌보면 굉장히 도전적인 제목일 수도 있는 '당신들의 대한민국' .. 책을 다 읽고 보니 내용에 맞게 참 잘 지은 이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의 대한민국은 우리도 알고 있듯이 많은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박노자가 외치는 당신들의 대한민국은 시중에서 말하는 '한국사람은 안돼' 라던가 심하게 말하면 '조선놈들은 패야돼' 라던가 하는 자기비하나 흔히 사회고발 프로그램에서 후반부를 장식하는 '선진국인 구미의 예를 들어봅시다' 하는 그런 열등의식과는 거리가 멀다. 박노자가 말하는 문제점의 대부분은 우리 조상들의 인본주의 전통과의 단절을 통해 나타났으며, 이는 곧 일제 강점기와 군사독재의 시대를 거쳐 더욱 공고해 졌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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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각종감상문 2006. 4. 13. 13:16
중국 연안 근처의 태항산맥 근처에 사방이 거대한 산으로 둘러 쌓인 분지가 있다. 황토 지대 중국 산의 밋밋하고 황량함 속에 분지를 거스르는 조그만 산길이 보인다. 모두 황토 흙 뿐인 황량한 산길에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돌무덤이 두개가 솟아 있다. 바로 여기 아무도 찾지 않을 것 같은 돌무덤의 묘비를 부여잡고 흐느끼는 한 사내가 있으니 그가 바로 도올 김용옥이며, 그는 정말 서럽디 서럽게 그렇게 통곡을 하고 있었다. 1945년 8.15, 60주년을 맞아 요즘 EBS에서 '도올이 본 한국 독립 운동사'를 방영하고 있다. 도올은 그동안 동양철학, 의학, 문학, 영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했으나 나에겐 그 사람하면 떠오르는 하나의 일관된 지향점이 그간 떠오르지 않았다. 쉽게 흥분하고 때론 자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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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동막골 (Welcome To Dongmakgol,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3:16
웰컴 투 동막골 동족간의 전쟁이라는 비극. 그것도 열강의 개입으로 비롯된 슬픈 전쟁인 1950년의 한국전쟁이란 공간을 배경으로 휴머니즘을 상징하는 환타지 짙은 영화가 나왔다. 남한의 국군과 북한의 인민군, 또 미군까지 게다가 일본인 작곡가까지. 실로 평화세력의 대연대에 의해 탄생한 영화가 '웰컴 투 동막골'이란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전쟁도 모르고, 우리네 조상의 인본주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동막골에서 벌어지는 슬픈 환타지이다. 때는 미군이 인천상륙작전으로 북진을 계속하고 있을 때 퇴각하는 인민군의 중대장으로서 부상당한 동료를 차마 죽일 수 없었던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과 무고한 민간인을 향해서 작전이란 미명 하에 폭발 스위치를 누르고 그 죄책감으로 부대를 이탈한 사람이 동막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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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의 길 - 앤서니 기든스독후감 2006. 4. 13. 13:15
"이상없는 정치적 삶은 의미가 없고 유토피아의 꿈은 현실의 가능성과 결부되지 않으면 공허하다. 우리는 어떤 종류의 사회를 창조하기를 원하며, 그것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 -앤서니 기든스- 영국의 탁월한 석학 앤서니 기든스의 저서 ‘제 3의 길’은 20세기 세계사의 양대 조류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가늠하고 새 천년을 앞둔 시기에 매우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고전 사민주의에서 신 자유주의까지 냉전 시기의 해체 이후에 인류사에서는 보다 나은 세계를 위한 혼란과 독선과 아집과 위선이 판치고 있다. 제 3의 길은 ‘정부를 적이라 말하는’ 우파와 ‘정부가 해답이라고 말하는’ 좌파를 넘어서 - 초월해서 - 국가를 다시 일으키고 혁신해야 한다는 매우 탁월한 견해들을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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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 (War Of The Worlds,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3:14
우주전쟁 오랜만에 스필버그의 영화를 보았다. 스탭을 보니 여전히 스티븐 스필버그, 존 윌리엄스, 캐서린 케네디 등의 라인업이 건재하다. 해리슨 포드 이후 새로운 파트너인 톰 크루즈와 신예 다코다 페닝 등을 볼 수 있는 영화. 결론부터 말하면 우주전쟁(war of worlds)이 아니라 우주학살자(a slaughterer of worlds)가 더 어울리는 제목의 영화다. 매일 태어나는 아이들처럼 매일매일 쏟아지는 소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전은 사랑받는다. 그런 이유에서 고전은 여전히 인류의 보편성과 현대성을 견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영화의 역사도 100년을 훌쩍 넘긴 즈음 영화 고전에 대한 리메이크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킹콩이라던가 타임머신 등이 그것이며 우주전쟁 역시도 그러하다. 역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