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우주 전쟁 (War Of The Worlds, 2005)
    영화이야기 2006. 4. 13. 13:14
    오랜만에 스필버그의 영화를 보았다.

    스탭을 보니 여전히 스티븐 스필버그, 존 윌리엄스, 캐서린 케네디 등의 라인업이 건재하다. 해리슨 포드 이후 새로운 파트너인 톰 크루즈와 신예 다코다 페닝 등을 볼 수 있는 영화.

    결론부터 말하면 우주전쟁(war of worlds)이 아니라 우주학살자(a slaughterer of worlds)가 더 어울리는 제목의 영화다.

    매일 태어나는 아이들처럼 매일매일 쏟아지는 소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전은 사랑받는다. 그런 이유에서 고전은 여전히 인류의 보편성과 현대성을 견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영화의 역사도 100년을 훌쩍 넘긴 즈음 영화 고전에 대한 리메이크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킹콩이라던가 타임머신 등이 그것이며 우주전쟁 역시도 그러하다.

    역사 그 중에서도 전쟁, 학살의 현장에서 영화는 대부분 거시적인 내지는 전지적 관점을 관객에게 제공하지만 이 영화는 철저히 개인적 관점에서 그려낸다. 역사책을 읽는 것과 수기를 읽는 것의 차이라고나 할까? 암튼 이런 역사적 사건 앞에서 한 개인의 무기력함과 영문도 모르면서 현장에 휩쓸리는 것은 윌리엄 아이리시의 추리소설을 읽는 기분이었고 이는 역설적으로 관객에게 더 생생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준다.

    이런 관점에서는 M.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 '사인' 이 보다 더 철저하다. 이 영화에서 맬 깁슨은 나중에 외계인 침략자 한명을 때려 잡기는 하지만 영화 내에서 우주인 침공은 거의 대부분 TV뉴스를 통해서만 보여 주고 있다.

    사실 대부분 사람들은 스필버그의 그동안의 외계인관과 그의 영화의 감초인 경쾌함과 유머, 맬러가 빠진 것을 일컬어 파격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스필버그가 연출했던 영화, 특히 공포물을 만들어내는 솜씨를 봐선 그리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죠스의 바다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나타내는 거대한 상어와의 사투나, 대결이라는 영화에서 보여준 고속도로에서의 알 수 없는 거대한 트럭의 공격 등이 그랬다. 덧붙여 2차세계 대전을 바라보는 스필버그의 시선은 역사책 밖에 있는 인물인 신들러를 통해 그려냈다.

    하여서 이 영화는 오슨웰즈에 대한 헌정이며, 외계인을 주제로한 SF라기 보다는 공포에 대한 영화이다.  따라서 스필버그는 우리가 마치 그 현장에 들어가 있는 것과 같은 엄청난 현장감을 오마하 해전이후 다시 맛보게 해주고 있다.

    물론 HG 웰스의 분명한 원작이 있는 영화이긴 했지만, 어쨌든 외계인이 등장했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환타지나 초 현대 무기를 동원한 전투씬, 그리고 보통 나타나는 감동적인 가족애 등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진 것에 대해 나 역시 약간의 실망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