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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칠 때 떠나라 (The Big Scene, 2005)
    영화이야기 2006. 4. 13. 16:57
    누구나 언제나 홈런만을 계속 칠 수는 없나보다.

    그런 의미에서 스필버그는 대단한 홈런 타자임에 틀림없다. 가끔 자신의 전공을 바꿔 파울을 내기도 했지만 자신의 주전공인 SF나 모험물에선 언제나 한결같은 꾸준함이 돋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장진은 그동안 나에게는 연타석 홈런 타자였던 것 같다.

    그동안의 기발하고 기막힌 그만의 영화적 기법은 '간첩'이던 '킬러'이던 충분히 즐거웠고  특히 연애에 대해서도 그만의 재기발랄함이 만개한  '아는 여자'에 이르러선 이미 내 맘 속에서는 장진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올만 한 연출가이다.

    암튼 이번의 '박수칠 때 떠나라'는 좀 모호한 영화였던 것 같다. 장르혼합과 특유의 유머가 속사포 같은 대사도 여전했지만 나물만 그득한 비빔밥 위에 고추장이나 참기름이 빠진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초반 차승원과 신하균의 취조에서 너무나 오바하며 화를 냈던 차승원이 이해 안된 것이 결국은 결말로써 가장 나쁜놈이 신하균이었던 것으로 맞닿은 것처럼 영화 자체가  너무나  짜맞춰진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챕터로 잘 나눠진 영화의 전개 속에 신하균은 딱 그만큼만 나왔고, 한 살인자의 인터뷰도, 김지수도 그렇고, 심지어 무당의 등장도 그랬던 것 같다. 그런 틈바퀴 속에 아쉬웠던 것은 TV생중계 토론회의 비중이었던 것 같다.

    굉장한 엔진소리를 내며 파도를 가르며 직진하는 어쩌면 쓸떼없이 폼잡고 쓸떼없이 진지한   쾌속선으로 목적지에 한시간만에 도착하는 것보다 그동안 장진의 영화는 통통배를 타고 물밑도 보고 하늘도 보고 낮잠도 한숨 자며 이런 저런 엉뚱한 상상을 하며 천천히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과 같았다. 그것도 아주  상쾌하게 말이다.

    ...역시 이해력이 높은 것과 예리함은 좀 다른 성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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