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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짓는' 것이다각종감상문 2006. 12. 7. 23:29
언제나 똑같은 모습에 똑같은 표정의 김정은이 나오는 드라마 을 우연히 보았다. 드라마 중간에 건설회사 이사인 장항선이 이서진을 데리고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이런 말을 했다. "너 왜 집을 만든다고 하지 않고 짓는다고 하는지 아냐?" "모르겠는데요(아마 짜증난다는 말투였을 것이다)" "그럼, 만드는게 아니라 짓는게 뭐가 있냐?" "(역시 또 초등학생 대하냐는 듯한 뚜한 표정으로) 밥이요" "(맘 좋게 웃으면서) 그래, 맞다. 그냥 만드는게 아니라 정성을 들일 때는 '짓는다'고 한다. 그래서 밥이나 시나 집은 만드는게 아니라 짓는다고 한다"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위와 같은 대사였다. 머리에 쏙 들어오는 좋은 말이었다. 드라마가 너무 과도하게 설명위주로 가면 계몽적이 되서 따분할 때도 있지만 상황과 등장인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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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지 <내일을 여는 역사>정경사 2006. 12. 6. 23:08
어떤 경로로 이 상품을 구입하게 되었습니까? 마케팅 관련 설문조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보기에는 주로 광고를 통해서, 상품진열대에서 우연히, 아는 사람의 소개로.. 등등 대충 이런 내용들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어떤 물건을 구입할 때 사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책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의 소개로 사게되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책이란 겉표지의 디자인보고 사는 경우도 적고, 제목보고 사는 경우도 그렇고, 따라서 책이란 먼저 읽어본 아는 사람이 소개할 때 가장 어울리는 것이란 생각이다. 정보, 지식, 감동이란 글로 표현되어 있는 책이란 문화 매개체에 소개해주는 사람의 인품이 더해지는 그런 ‘책 소개’라는 과정은 오래된 사유하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큰 의미있는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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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와 정치공학정경사 2006. 12. 5. 00:29
정계개편으로 정치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여당과 노무현대통령이 있다. 대통령은 지난 달 28일 '탈당 가능성, 임기단축설'과 또 30일의 '통합신당을 반대하며 우리당 사수' 발언을 내비치더니 오늘 기사에서는 '개헌 및 선거구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논란은 김근태 의원을 중심으로한 '통합신당론'이 중심이며 이를 둘러싼 청와대와 여당의 갈등의 핵심은 '지역주의'이다. 게다가 대통령의 30일 발언으로 야기된 '도로 민주당' 언급으로 상황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이런 판국은 마치 "민주당과의 통합은 지역주의의 회귀이고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은 지역주의 타파인가?"라고 외치는 나같은 이에게 노대통령이 혀를 끌끌차며 "정치 공학적 사고를 하라"고 한탄하는 것 같다. 연이은 대통령의 발언과 구상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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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내 검색 결과 변경망유람 2006. 12. 1. 18:00
오늘 오전까지 감감하던 네이버 뉴스 검색 결과가 오후 중에 변경되었다. 그 내용인 즉슨 네이버내 뉴스검색을 했을 때 검색결과로 나온 뉴스를 클릭 했을 때 그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 기사가 뜨는 것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무늬만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 이란 기업의 존재자체 처럼 우리나라 특유의 1등 제일주의와 쏠림현상으로 인해 네이버의 변화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당연히 가장 영향력있는 회사의 행동은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좋지만 장단점을 따져 보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경탄과 시기의 대상만으로 자리매김하는 것 같아 조금 불만이다. 어제 김중태 문화원의 '구글과 네이버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글에서 일목요연하게 잘 지적이 되었지만 우리나라의 포털이라는 네이버 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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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역사교과서 왜곡 중단해야정경사 2006. 11. 30. 13:39
올해 초에 에 대항한 이라는 수구진영의 현대사 서적이 나오더니, 봄에는 전경련 측에서 미국 책을 번역해 짜집어서 중학교 경제교과서 인정도서를 출간하였다. 이때에도 기존의 교과서가 지나치게 기업의 윤리 부분을 강조해 반시장적이고 반기업적 정서를 낳고 있다는 취지하에 시장제일주의와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맹목적으로 설파하는 내용으로 속보이고 편파적인 경제관으로 무리를 일으키더니 급기야 이러한 사람들이 모여 '교과서 포럼'이라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결성하더니 결국 그 교과서도 '자학적' 역사 교육을 타파한 일본의 '그' 모임처럼 일제강점기와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긍정하는 한국판 후쇼사 교과서를 내놓았다. 우리나라의 수구 혹은 보수 등의 정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역사 마저도 이념 공세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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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의 꿈, 개혁과 갈등의 시대 - 유봉학정경사 2006. 11. 30. 06:54
지난 번 를 읽고 조선의 중흥기를 가져온 정조임금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라는 책과 이 책을 고민한 끝에 우선 정조대왕에 대해 정치 일면적인 면보다 종합적인 모습을 알고싶어서 이 책을 먼저 집게 되었다. 책은 일반적인 책의 형태와는 다르게 길죽한 직사각형이 아닌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였고 내지는 고급종이를 썼으며 페이지의 끝쪽 양여백에 사진을 가끔 넣거나 단어 설명이 들어있는 형태는 마치 교재나 답사여행지 소개와 같은 결과적으로 책을 다 읽고난 후의 느낌처럼 교과서를 닮아 있었다. 즉위하자마자 밝힌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는 첫 천명에서 처럼 정조대왕의 어릴 적 자신의 아버지를 여의었고, 이로 인해 당시 붕당정치의 최대 세력인 노론의 압박과 견제 속에서 어럽게 임금의 자리에 오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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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만 끊기나? 뇌도 쪼그라진다.정경사 2006. 11. 27. 15:33
지난 토요일 SBS의 를 보았다. 이번 주제는 술을 마시고 기억을 못하는 사람들, 소위 '필름이 끊긴다'는 블랙아웃, 즉 알코올성 기억상실에 대한 내용이었다. 나 역시도 술을 마시지만 아직까지는 필름이 끊어졌던 기억은 딱 한번이었다. 20대 후반이었나 신림동 횟집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폭'을 한 여섯잔 째 먹을 때쯤이었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내 방이었다. 그리고도 간밤에 술을 마셨었는지도 잊어먹은 채 아침을 먹다가 불현듯 어제 술자리가 있었다는 것이 기억이 났었다. 술 먹고 취해서 잠을 잔 것도 아니었고, 나중에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계속 술을 마셨었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집에 바래다준 친구가 곤란하게도 길거리에 앉아서 오바이트도 하고 그랬다는 거였다. 친구들은 별일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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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기자 항소심 유죄 판결 유감정경사 2006. 11. 24. 11:23
지난 8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X파일 보도가 이번에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시, 소설보다 아름다운 판결) 재판부는 "언론에 취재원 접근 및 정보 공표의 자유가 있음에도 통신비밀보호법이 도청 행위와 이에 따른 내용의 공개 및 누설을 처벌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도청의 폐해를 원천 봉쇄하고 통신비밀을 강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 이라고 판결하면서 무죄를 선고했던 원심을 깨버렸다. 또한 법원은 이례적으로 이상호 기자 외에 당시의 모든 보도 매체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이는 해당사건 외에 다른 사건까지 언급을 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한다. 결국 이번 판결의 핵심은 '독이 든 나무에서 열리는 과일도 독이 들었다'는 독수독과론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도청의 위법성에 대해 이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