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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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 (Woman On The Beach, 2006)영화이야기 2006. 10. 23. 20:31
해변의 여인 이후 1여년 만에 홍상수 감독이 선을 뵈는 영화다. 클랭크인 전에 벌써 고현정 캐스팅으로 감독이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난다. ( 고현정, 홍상수와 손잡고 '스크린 정복' 노린다 ) 사실 고현정 캐스팅에 대해 우려가 반이상였지만 홍상수의 영화 답게 에서 고현정은 튀지 않고 잘 녹아들어있었다. 앞서 말한 인터뷰에서 거의 극찬(?)을 하던 감독의 기대 여파때문인지 고현정의 캐릭터는 기존의 소위 '홍상수의 여우들'과는 조금 다른 적극적인 화자도 되고 또 다른 인물들을 이끌어나가는 독자적인 역할이 주어진 것 같긴 하다. 열혈남아가 나오지 않고,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아 한국 또는 세계 영화의 상투적 흐름속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홍상수의 영화의 특색을 말하자면, 일상에 대한 관조, 살떨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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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2006)영화이야기 2006. 10. 11. 01:01
한반도 영화를 보기전에 하도 이 영화에 대한 반감과 비판적인 의견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아마도 실제 영화를 보면 그 자체보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심리가 있었다. 기대가 크지 않으니 실망도 크지 않았다라는 역격연인 셈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이 영화를 가볍고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주로 상업영화를 만드는 강우석 감독은 와 월드컵열기에 편승한 민족주의를 상업화하겠다는 의지를 솔직하게 숨기지 않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딱 그 지점에서 공과가 결정되지 않나 싶다. 2002년 월드컵에서 보여준 전국민의 붉은악마화와 다르게 2006년 월드컵은 오히려 기업과 미디어가 먼저 난리를 치는 바람에 그 열기가 퇴색된 느낌을 지울 수 없듯이 너무나 노골적인 민족주의를 상업화한 영화에 거부감과 우려를 느끼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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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 (Repatriation, 送還, 2003)영화이야기 2006. 10. 2. 12:07
송환 "우리는 서로에 대한 완전한 이해없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중 맥클레인 목사의 대사 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20-40년의 수형생활을 한 장기수들인, 공산주의자이면서 민족주의자인 남파공작원들의 북쪽으로의 송환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은 분단의 아픔과 정치 공작의 시대, 남과 북의 다름과 같음을. 하지만 서로 '옳고 틀리다'가 없는 인간을 다루고 있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비전향장기수분들은 공산주의자이란 점이다. 물론 반제국주의 성향의 민족주의자이기도 하지만 이분들은 진보적 자유주의자는 아니다. 그래서 북한의 현재 인권이나 납북문제에 대해 이분들에게 균형잡힌 시각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감독의 시각처럼 같은 민족이란 점과 법과 인권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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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비츠를 위하여 (For Horowitz, 2006)영화이야기 2006. 9. 17. 15:05
호로비츠를 위하여 술을 먹고 하는 말이나, 밤에 쓴 글은 아침에 후회한다 한다. 왜일까 생각해보면 자신의 감정에 너무 충실하였거나 혹은 생각이 한쪽으로 경도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분위기에 취한 여과없는 감정 표출은 그런 부끄러움과 후회를 동반하지만 그것이 적어도 거짓을 하기 위한 마음이 아니라면 원석과 같은 자신의 마음 한구석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방금 '호로비츠를 위하여'란 영화를 보았다. 선생님과 제자의 사랑 그리고 노력하고 성취하는 교육적 스토리가 클리셰라서 시종일관 예측가능한 이야기였지만 새로운 배우가 있고 한국적인 상황이 있고 그리고 피아노 선율의 음악이 있는 영화를 보고 쬐금 눈물도 흘리고 바로 감상을 적을려니 최상의 감정이 든다. 재능이 뛰어난 아이를 가르치거나, 삐뚤어진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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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South Of The Border, 2006)영화이야기 2006. 9. 12. 17:40
국경의 남쪽 국경의 남쪽에는 무엇이 있나? 이 영화의 주인공들에겐 남한이 있다. 남한에는 한국전쟁 때 헤어진 부자 할아버지가 있다. 물론 남한에는 남한 국민이 있고, 남쪽 정부 그리고 남쪽 자본주의가 있다. 후엔 그러한 남쪽 여인과 결혼을 한 사랑하는 님도 있다. 더 후엔 자기 자신도 있다. 사랑에 관한 드라마의 명콤비, 안판석과 정유경이 다시 결합해 만든 영화가 바로 이 '국경의 남쪽'이다. 주인공 차승원은 평양에 사는 북한의 중산층 오케스트라 단원이지만, 자신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남한에 살고 있다는 소박한 가정사 때문에 자신의 조국인 북과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탈북을 한다. 지고지순한 그는 그 여성을 그리워하며 남쪽의 삶을 버티고 있지만 그 여인이 결혼한다는 정확하지 않은 소문으로 마음을 접는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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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재구성 (The Big Swindle, 2004)영화이야기 2006. 9. 2. 21:22
범죄의 재구성 톡톡튀는 대사, 탄탄한 시나리오, 재치넘치고 발빠른 편집, 배우들의 기가막힌 연기 이 모두가 이 영화를 구성하고 있다. 그동안 입소문을 통해 들었던 찬사는 기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만족케 하는 영화이다. 오락영화로서는 최고의 수준이다. 이 영화는 헐리웃 영화 공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헐리웃 영화의 충무로식 재구성이라 할까, 하지만 한국적인 대사와 한의 정서가 모티브가 된 영화는 한국적 소재에도 불구하고 가 보여주지 못한 우리 식의 영화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송재호, 박근형, 안내상, 정호근 등의 최고의 연기를 선사하는 중년의 조연 중의 한명인 백윤식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또 한번 빛을 바란다. 지적인 마스크에 카리스마 그리고 유머 백윤식이 없었다면 이 영화의 느낌은 꽤나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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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유발자들 (A Bloody Aria, 2006)영화이야기 2006. 8. 27. 01:39
구타유발자들 80년대 최고의 배우가 안성기였다면 90년대 중후반에서 그만큼 비중을 차지한 배우는 단연 한석규다. 그는 에서 코믹한 모습을, 에서는 깡패를, 같은 오락영화에 나와선 현란한 총싸움을 보여주는가 하면 에선 잔잔하게 우리 심금을 울리던 사진사로 나왔었다. 이후 최민식 송강호로 이어지는 현재 영화계에서 잠시 주춤하던 그는 을 계기로 복귀해 등의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의 막둥이란 이름을 딴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기도 했던 그는 영화를 출연하기전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볼 뿐 아니라 감각적으로 고르는 안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란 갱스터무비 제목같은 영화를 보게된 것은 순전히 한석규란 이름 때문이었다. 이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보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그만큼 소재와 분위기가 우리 일상의 폭력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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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Holiday, 2005)영화이야기 2006. 8. 21. 00:29
홀리데이 “22만원을 횡령한 비디오방 종업원은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살았는데, 370억원을 착복해 개인 재산으로 빼돌린 사람은 집행유예로 나왔다” 최근 민주노동당의 노회찬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층의 돈있고 권력있는 계층은 형량이 가볍고, 그렇지 않은 계층은 죄에 비해 형량이 무겁다고 한다. (노회찬 의원, 판결 461건 분석 “횡령도 유전무죄”) 사실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정확한 자료로 통해보는 이런 불합리한 세상사는 아무리 그것이 하도 오래된 상처가 곪다못해 딱지처럼 단단히 굳어져 있다고 해도 다시 건강해지기 위해서 슬픔과 분노로써 도려내 치유해야할 것임을 분명히 해준다. 군사독재식 성장과 개발이라는 상징의 정점인 올림픽이 화려하게 막이 내린 그 88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