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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로비츠를 위하여 (For Horowitz, 2006)
    영화이야기 2006. 9. 17. 15:05
    술을 먹고 하는 말이나, 밤에 쓴 글은 아침에 후회한다 한다. 왜일까 생각해보면 자신의 감정에 너무 충실하였거나 혹은 생각이 한쪽으로 경도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분위기에 취한 여과없는 감정 표출은 그런 부끄러움과 후회를 동반하지만 그것이 적어도 거짓을 하기 위한 마음이 아니라면 원석과 같은 자신의 마음 한구석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방금 '호로비츠를 위하여'란 영화를 보았다. 선생님과 제자의 사랑 그리고 노력하고 성취하는 교육적 스토리가 클리셰라서 시종일관 예측가능한 이야기였지만 새로운 배우가 있고 한국적인 상황이 있고 그리고 피아노 선율의 음악이 있는 영화를 보고 쬐금 눈물도 흘리고 바로 감상을 적을려니 최상의 감정이 든다.

    재능이 뛰어난 아이를 가르치거나, 삐뚤어진 아이의 상처를 치유하고 바르게 인도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보람된 일이라 생각한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아들이고 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조금씩 마음과 마음을 열어가는 것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불우한 환경에 있는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아이와 우리나라 음악교육 시스템상 돈없는 집안에서 좌절해버린 변두리 학원 음악 선생과의 만남은 그래서 뻔한 이야기라 하더라도 감동을 준다. 특히 이전 영화에서 전혀 느껴본적이 없던 엄정화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최고다.

    헌신적이지도 않고 자존심 강한 열등감과 욕심이 있는 주인공이 한 아이를 열정적으로 가르치게 되고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연기한 엄정화는 다른 배우를 그 자리에 앉은 모습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드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장난스런 눈빛의 어색하게 진지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아~~ 네'의 박용우의 피자집 가게 주인의 감초 역은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이것이 유명한 피아니스트나 운동선수 뒤에는 엄하고 극성스런 부모가 있다는 것과 다를게 없고 자신이 못이룬 꿈을 아이를 도구화하여 보상받으려는 심리 그리고 1등주의과도 차이가 없어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재단하기에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따뜻하다. 어찌보면 평범한 배려심을 가진 사람들일지 모르지만 이제 이런 소소한 다뜻함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건 아닐까 그것이 두려울 뿐일 뿐이다.

    슈베르트는 슈만, 리처드 클레이더만 정도의 피아니스트만 알고 있던 내게 '호로비츠'란 피아니스트를 알게 해준 영화. 재능을 앞세우는 것 같아도 재능보다는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다운 관계에 초점을 맞춘 그야말로 훈훈한 영화란 생각이다.



    뱀발} 슈베르트는 피아니스트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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