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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경의 남쪽 (South Of The Border, 2006)
    영화이야기 2006. 9. 12. 17:40
    국경의 남쪽에는 무엇이 있나? 이 영화의 주인공들에겐 남한이 있다. 남한에는 한국전쟁 때 헤어진 부자 할아버지가 있다. 물론 남한에는 남한 국민이 있고, 남쪽 정부 그리고 남쪽 자본주의가 있다. 후엔 그러한 남쪽 여인과 결혼을 한 사랑하는 님도 있다. 더 후엔 자기 자신도 있다.

    사랑에 관한 드라마의 명콤비, 안판석과 정유경이 다시 결합해 만든 영화가 바로 이 '국경의 남쪽'이다. 주인공 차승원은 평양에 사는 북한의 중산층 오케스트라 단원이지만, 자신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남한에 살고 있다는 소박한 가정사 때문에 자신의 조국인 북과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탈북을 한다. 지고지순한 그는 그 여성을 그리워하며 남쪽의 삶을 버티고 있지만 그 여인이 결혼한다는 정확하지 않은 소문으로 마음을 접는다.

    자신도 결혼을 하고 그런대로 남쪽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즈음, 청천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진다. 결혼해서 잘 살고 있을줄만 알았던 여인이 혈혈단신으로 자신만 보고 탈북을 하게 된 것이다..착하디 착한 두사람은 이렇게 아프고 헤매이게 하는 것은 순전히 외부적 원인 즉 분단 때문이다.

    현존하는 큰 민족적 비극은 그에 따른 무게감으로 개인의 역할을 수동적이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도 그렇거니와 <JSA>도 그렇다. 정유경과 안판석도 그렇다. 그동안 재벌가 얽힌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진실한 사랑을 찾았듯이 이미 다른 이유가 아닌 분단이라는 장벽에서는 허위 의식이 이미 없었나 보다.

    진실한 사랑에 대한 안타까운 두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주변 사람들 모두 따뜻한 사람들 이야기, 여느때와 같이 사실적인 전개는 이 영화의 미덕이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리메이크 처럼의 부담감도 없이 정공법으로 파고 들어간 건 역시 '분단' 때문일 것이다.

    분단이라는 현실이 50년이 훌쩍 넘어버린 지금에도 여전히 이를 이용해서 자신과 자신의 무리를 살찌우는데 사용하는 자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민중들은 사랑 때문에, 가족 때문에, 민족 때문에 아파하고 슬픈 현실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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