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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환 (Repatriation, 送還, 2003)
    영화이야기 2006. 10. 2. 12:07
    "우리는 서로에 대한 완전한 이해없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중 맥클레인 목사의 대사

    <송환>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20-40년의 수형생활을 한 장기수들인, 공산주의자이면서 민족주의자인 남파공작원들의 북쪽으로의 송환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송환>은 분단의 아픔과 정치 공작의 시대, 남과 북의 다름과 같음을. 하지만 서로 '옳고 틀리다'가 없는 인간을 다루고 있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비전향장기수분들은 공산주의자이란 점이다. 물론 반제국주의 성향의 민족주의자이기도 하지만 이분들은 진보적 자유주의자는 아니다.  그래서 북한의 현재 인권이나 납북문제에 대해 이분들에게 균형잡힌 시각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감독의 시각처럼 같은 민족이란 점과 법과 인권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자신의 생각과 다름을 인정해야지 그들이 전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비록 적성국가에서 정치공작의 임무를 띠고 남파된 간첩이라 하더라도 법에 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비전향 장기수를 '미'전향 장기수로 규정했듯이 냉전시대 독재정권은 이들을 폭력과 강압으로 전향을 강요했었다. 이분들은 사상과 신념에 따라 전향을 하지 않은 지독한(?) 사람들일지도 모르지만 다큐멘터리에서는 이분들이 끝까지 전향을 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폭력과 강제 때문이었던 것이다. 폭력이 거셀수록 자기를 더 지킬 수 있었으며 폭력이란 방식에 굴복하는 전향이란 인간의 자존을 버리는 수치심을 들게 하였던 것이다.

    지난 2000년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이후 1년후 김대중 대통령은 비전향장기수 64명을 전원 북송하는 조치를 취한다. 마치 무인도에서 갇혔다가 다시 문명세계로 돌아온 소설속 주인공들 처럼 남쪽에서 그렇게 고통받고 멸시받던 이분들은 북에서는 대대적인 환영과 함께 영웅대접을 받게 된다.

    북송 후 1년만에 만난 비전향장기수들은 남쪽에서 자신들에게 보살핌과 관심을 가져준 남쪽 사람들에게 안부와 감사를 전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

    과연 시스템이 먼저일까? 아니면 인간이 먼저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지만 적어도 한민족끼리의 통일을 위해서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미는 그런 조건없는 악수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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