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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담론의 위험소소한 낙서 2023. 11. 27. 14:39
소설가 김훈이 기자 시절인 2000년도에 한겨레 21과 한 인터뷰가 있다. 재미있는 건 인터뷰이 중 한 명이 김규항이다. 김훈은 당시 52세로 일요신문사의 편집국장이었다. 김훈의 전체적인 전제는 "난 정돈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거든."인데, 인터뷰에선 인간은 불평등하다… 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또는 민중예술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던진다. (참고로 인터뷰 내용 중 신군부 시절 자신의 총대 메고 신군부 기사를 전담했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고종석은 다르게 주장하고 있는 부분이다.) 김훈의 현상에 기반을 둔 전통적이고 구체적인 주장에서 언론에 대한 것이 가장 와닿았다. 발췌하면 "거대 담론은 다 오류야" 하면서 "김훈: 거대담론, 가치판단, 선악, 정오… 이런 거 매일매일 판단하잖아. 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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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어려움책갈피 2023. 11. 7. 16:18
책에서 용서의 어려움을 배웠습니다. 책은 이며 서강대 임지현 교수가 썼습니다. 주된 주제는 전후 세대가 가지고 있는 가해자와 피해자 의식에 대한 것인데요. 책에서는 전후 세대는 실존적으로는 과거 세대에서 벌어진 범죄에 책임은 없다하겠지만, 과거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크고 무거운 인식과 행동은 전적으로 그들의 과제이며 책임이라고 주창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한 대목을 옮겨봅니다. 가해자가 적절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도 어렵지만, 피해자가 가해자 를 용서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바르샤바 출신의 유대교 랍비 아브라 함 요수아 헤셸(Abraham Joshua Heschel)은 사과와 용서의 엇박자에 대해 흥미로운 일화를 들려준다. 유명한 학자이자 고매한 인격자로 알려진 한 랍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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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란 (feat 예술이란)각종감상문 2023. 9. 3. 18:05
로버트 헨리의 "The Art Spirit"에서 "예술을 이해한다면, 인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술은 단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부가적인 무엇인가가 아닙니다. 예술가는 자신만의 인격을 갖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면서 더욱 더 창의적이고, 대담하며, 탐구적이고, 자기 표현적 존재가 되죠. 예술가들은 사람들을 자극하고, 화나게 하고, 깨우치게 함으로써 더 나은 이해를 위한 새로운 눈을 열어 줍니다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라는 책을 덮지만, 예술가는 책을 기꺼이 펼쳐들어 자신만 페이지를 보여줍니다. 영화 중에서 "두 개가 너무 달라서 고르기 어려워요" "뭐가 웃기지?"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제가 보기엔 두 개가 똑같아서요. 이런 건 아직 배우는 중이거든요" "'이런 거'?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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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드TV 플렉스(plex)앱 로그인 오류 해결망유람 2023. 5. 26. 16:22
어제부터 쉴드tv 앱을 실행하니, 로그인이 풀려 재로그인해야했다. 보통 tv에 플렉스 앱이 구동되면 로그인 코드 4자리가 뜬다. 그러면 plex.tv/link 사이트에서 해당 코드를 넣으면 로그인이 되는 방식이다. 그런데 어제부터 코드를 모바일이든 PC든 어디든 로그인을 해도 리다이렉트로 튕겨버리거나 인증되지 않는 ( user unauthorized to login) 에러가 계속 되었다. 아무리해도 안돼서 대체제로 젤리핀을 설치할 지경에 이르렀다. (번외로 젤리핀도 장점이 있었지만 dts-hd 이상 코덱 지원이 안되는 것 같아 포기) 좀전에 마음을 가다듬고 재시도한 끝에 겨우 해결했다. 내 환경과 방법을 혹시 참고가 될까하여 적어 본다. 핵심을 얘기하면 (구글,페북 계정 연동을 끊고) 이메일로 로그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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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미 이치로의 삶과 죽음독후감 2023. 5. 8. 11:18
기시미 이치로의 아들러 우려먹기. 기시미 이치로의 삶과 죽음(2021) - 왓챠피디아 인생은 진화가 아니라 변화다! 젊음과 늙음, 건강과 질병에 우열은 없다. 기시미 이치로의 일본 NHK 최신 강의 의 현장을 그대로 담았다. 나이 듦, 질병, 죽음. 우리에게 예 pedia.watcha.com 요약 나이 듦, 질병, 죽음에 마주하는 여섯 번의 철학 강의를 요약한 책으로 기존의 아들러의 이론을 다시한번 소개해주고 있다. 아들러의 개인심리학부터 목적론, 열등감, 우월성 의식 등의 개념을 설명해주고 타인공헌과 라이프스타일의 이론으로 자신과 사회에 대한 사람의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메모 - 인간의 행위는 가치 판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 인간은 행위에 앞서 ‘목적’ 또는 ‘목표’를 세웁니다. 이 말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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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내지 않는 관대함의 정체책갈피 2023. 5. 8. 10:42
저도 주위에서 화를 잘 내지 않는다는 칭찬 아닌 칭찬을 가끔 듣습니다. (물론 아주 가까운 친구나 가족은 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솔직히 저 같은 경우에는 회사든 어디든 이미 다 큰 어른이고 제가 화낸다고 해서 변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태도나 인성은 부모도 못고치는데 하물며 제가 화를 낸다고 고쳐질까요? 그저 상하관계 혹은 나이에 의해 듣는 척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미 저지른 실수라면 돌이킬 수도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게 설명하고 기회를 주는 것이 더 현실적인 생각이 컸습니다. - 이를테면 처벌보다는 교화랄까요 - 그러니 내가 좀 속이 상하더라도 굳이 화를 낼 필요가 있을 까 했는데, 우연히 읽은 아래 책의 내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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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 행복한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 부모와 자녀의 좌절 극복력 기르기정경사 2023. 5. 3. 16:52
'금쪽같은 내새끼' 로 대표되는 오은영 선생은 요즘 우리나랑 육아에 으뜸 멘토이자 대세다. 나 역시 책으로는 아들러를 많이 보았지만, 영상으로는 오은영을 많이 보았다. 특히 2년 전 주말부부로 홀로 육아를 할 때는 오은영의 프로그램은 육아를 배운다기 보다는 여러 사례에서 오는 동질감과 위안이 더 컸던 것 같다. 최근 오은영 프로그램들이 자극적이 되고 기업화되고 물량공세가 심해져 조금 피로감 마저 들긴 하지만, 주로 아이들 입장에서 관계를 파악하여 공감을 중시하고 부드럽되 단호한 훈육을 강조하는 방식은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어 따뜻한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론 오은영이 순한맛이라면 매운 맛은 조선미 그리고 아주 매운 맛은 삐뽀삐뽀119로 유명한 하동훈 선생이 아닐까 싶다. 아이가 이제 취학을 앞둔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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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로 해고된 교장 다비드 직관 초청받고 피렌체로!정경사 2023. 5. 2. 15:26
"후회는 없어요, 삶에 큰 변화가 있었죠. 전혀 예상도 못했죠. 다만 제 학교에는 유감입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다비드상을 그리게 했다는 이유로 교장을 해고한 미국의 한 초등학교도 놀랍고, 누드와 포르노를 동일시한 편협함에 희생된 교장을 성대하게 초청한 피렌체시도 놀랍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논쟁 보다 더 중요하고 놀랍게 느낀 건 이 교장 선생님의 인생관이었다. 자신을 해고한 학교 때문에 힘든 시간이 많았겠지만 '유감'이란 표현으로 감정을 극복해내고 냉철하게 앞을 바라보고 있는 그야 말로 위대한 인간 정신이라고 여겨졌다. 일본의 우치타 타츠루 교수는 모호함을 견뎌낼 수 있어야 어른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정신과 전문의인 와다 히데키 교수는 "100점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