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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비드로 해고된 교장 다비드 직관 초청받고 피렌체로!
    정경사 2023. 5. 2. 15:26

    "후회는 없어요, 삶에 큰 변화가 있었죠. 전혀 예상도 못했죠. 다만 제 학교에는 유감입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다비드상을 그리게 했다는 이유로 교장을 해고한 미국의 한 초등학교도 놀랍고, 누드와 포르노를 동일시한 편협함에 희생된 교장을 성대하게 초청한 피렌체시도 놀랍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논쟁 보다 더 중요하고 놀랍게 느낀 건 이 교장 선생님의 인생관이었다. 자신을 해고한 학교 때문에 힘든 시간이 많았겠지만 '유감'이란 표현으로 감정을 극복해내고 냉철하게 앞을 바라보고 있는 그야 말로 위대한 인간 정신이라고 여겨졌다. 

    일본의 우치타 타츠루 교수는 모호함을 견뎌낼 수 있어야 어른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정신과 전문의인 와다 히데키 교수는 "100점 만점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나 만능을 지향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애매한 것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특히 옳고 그름을 확실히 나누려고 하는 극단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흑백이 아니라 회색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죠. 그들은 불분명한 상태에 맞닥뜨리면 굉장히 불편해 합니다" 라고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개인적으로 - 비교적(!) 젊었을 때 모호함과 애매함은 투명함과 선명함의 반대말로써 뭔가 비겁하고 회피하는 기성세대를 꼬집는 의미로 많이 사용했지만,- 그 이유는 아마 세상의 절대 진리란 존재하지 않고 그저 다양한 관점만이 존재할 뿐이고 또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상대주의적 철학 관점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자신의 감정을 단순히 학교에 대한 비난과 힐난 그리고 예술과 역사에 대한 우월성으로 혐오하지 않고 '모호하고 애매한' 유감이라는 단어로 정리하는 모습은 자기 감정을 스스로 구성하고 자신의 인생의 불행을 빠르게 회복하는 어른의 그것이었단 생각이 드는 뉴스였다.

    * 유감 : 한국어 중에서 자주 사용되면서도 애매모호한 표현인데, '마음이 복잡하다, 섭섭하다, 안타깝다'는 식의 표현은 맥락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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