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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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트 vs 닉슨 ( Frost/Nixon, 2008)영화이야기 2009. 7. 26. 21:31
프로스트 vs 닉슨 TV나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우리는 흔히 인터뷰를 보거나 읽게 된다. 다른 기사들 보다 특히나 인터뷰가 주는 매력은 그것이 사람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터뷰가 그렇듯이 인터뷰를 하는 사람은 대중들이 모두 알만한 유명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흥미를 끌게 된다. 이 영화에 나오는 인터뷰이는 다름아닌 닉슨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재임기간 중 사임한 대통령이다. 게다가 당시 사임을 하면서도 워터게이트에 대한 어떤 반성도 또 공식적인 사과도 없이 후임 대통령인 포드에게 사면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사람들의 분노와 관심은 더욱 더 컸다. 이 인터뷰를 보면서 왠지 가 떠올랐다. 박중훈 쇼는 다른 토크쇼에선 보기 힘들었던 유명한 스타들이 잇달아 나와 화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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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Like You Know It All, 2008)영화이야기 2009. 7. 2. 13:11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독님, 그런 영화 왜 만드세요?" 홍상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통해서 그동안 보여줬던 균형이나 경계를 허무는 듯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명확하게 자신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철저하게 모호해지기로 작정한 듯이 영화를 찍었다. 홍상수는 이번 영화의 주인공인 구경남(김태우)이 자기 자신의 분신임을 숨기지 않는다. 구경남은 극중에서 나름 인지도 있는 영화감독이지만 비주류이다. 그는 마치 주변에서 실제로 들을법한 감독 홍상수에 대한 평가와 비아냥을 영화 속에서 맞닥들인다 '그런 영화를 왜 찍으세요?'라는. 무기력해보였던 구경남이 한껏 목청을 높혀 항변을 하지만 그다지 확신에 차있지도 않거니와 뾰족한 답을 낼 생각도 없어 보인다. 이런 모습을 통해서 홍상수는 자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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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 더 비기닝 (Star Trek, 2009)영화이야기 2009. 5. 17. 16:24
스타트렉 더 비기닝 은 말그대로 나에겐 시작이었다. 리뷰를 쓰기 위해 알라딘 영화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이 영화가 벌써 11번째 극장판이라고 한다. 나는 이 영화가 최초의 극장판 스타트렉이었는지 알았으니.. 사실 예전에 AFKN에서 스타트렉을 몇번 스치듯 본적이 있었다. 연극무대같은 우주선의 조종실에서 다들 비슷한 제복을 입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던 모습은 눈에 익다. 특히 스팍이라는 귀가 쫑긋한 외게종족이 인상에 남았다. 1966년 TV시리즈로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영화화 되는 것을 보면 이 시리즈의 꾸준함과 위대함을 알만하지만 그보다도 '우주'라는 말로 대변되는 SF장르에 대한 우리 지구인들의 사랑과 호기심은 정말이지 끊임이 없는 것 같다. 우주로 시작되는 수많은 영화중에서 아무래도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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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Sisters on the road , 2009)영화이야기 2009. 5. 10. 00:45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이 글에는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것 는 당연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모는 자식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식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는 그 과정에서 싹트는 부모 자식간 정과 같은 당연함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자식과 자장면을 함께 먹기까지 십여년이 걸리는 어떤 아버지가 있기도 하고, 자식을 이십여년이 넘게 깊이 돌보았어도 자신을 표현조차 못하는 아버지가 있기도 하다. 그 간극은 어쩌면 현상과 본질의 차이이다. 흔히들 겉으로 보이는 현상보다 중요한 것이라는 본질 역시도 그렇게 받아들이기에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형식과 내용이 같이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러한 상식이 무너지는 현실 앞에서 우리가 그 당연한 내용, 즉 본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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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 2008)영화이야기 2009. 4. 20. 00:19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주인공인 자말 말릭은 퀴즈쇼에서 상금 6억원이 걸려있는 최종 단계에 왔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A: 속임수로 / B: 운이 좋아서 / C: 천재라서 / D: 운명이니까 혹은 영화 속 얘기니깐(It is written) 인도, 쇼비즈니스, 형제, 사랑 그리고 달리기가 이 영화를 이루고 있는 것들이다. 다시 풀어 말하면 인도의 상상을 초월하는 가난과 그로 인한 아동학대. 종교갈등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 형제들의 우정과 가치관의 대립.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영화이다. 그렇지만 이 모두를 합하면 '환상'이다. '영화'라던가, '고발'이라던가 운명적 '사랑' 등을 전체적 주제로 보기엔 꿈을 꾸는 듯한 이 를 제대로 표현하기는 힘들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묘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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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 토리노 (Gran Torino , 2008)영화이야기 2009. 4. 13. 23:13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랜 토리노 '그랜토리노'라는 GM의 자동차 이름을 제목으로 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는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거창하고도 거대한 문제를 위트를 잊지 않는 잔잔함 속의 진지함과 가슴을 울리는 마지막 강렬함으로 풀어내고 있다. 인간에 대한 문학적 탐구는 보통 변화를 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통상 두가지 측면이 있는데 주인공 자체의 내부적인 인간적 고뇌와 불가항력적인 외부의 상황으로 이뤄진다. 그랜토리노의 주인공 코왈스키는 자기 자신 스스로의 문제로 인해 외부에 철저하게 담을 쌓고 있다. 심지어 가족들까지도 말이다. 특히 한국전쟁의 현장에 있었던 주인공은 그 속에서 벌어졌던 학살, 무방비 상태인 어린 소년병을 무참하게 살해했던 자책감으로 평생을 가족은 물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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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와 클로버 (Honey and Clover, ハチミツとクローバー 2007)영화이야기 2009. 3. 16. 00:15
허니와 클로버 "초원을 만들려면 허니와 클로버가 필요하다" - 에밀리 디킨슨 성경에서는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이 '빛과 소금'이라고 했던가. 여튼 인생에서 가장 푸르는 때를 청춘이라 한다면, 그 초원과 같은 청춘의 푸르름을 이루는 것은 꿀 하나만도 아니고, 설령 네잎 클로버라도 하더라도 그 하나만으로 이뤄지지는 못하나 보다. 영화에서는 천진하고 어린 천재로 나오는 하구미(아오이 유우)와 세상을 많이 경험한 또 하나의 천재작가 모리타와 연상녀를 짝사랑하는 마야마와 또 그러한 그를 짝사랑하는 야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라고 할 수 있는 온화하지만 조금 매력은 부족한 청년 다케모토가 나온다. 그들은 모두 청춘이다. 그들은 둘, 셋이 모여있을 때 즐거워하며, 특히 모두가 다 함께 있을 때 빛을 발한다. 영화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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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 (Identity, 2003)영화이야기 2009. 3. 14. 22:13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이덴티티 서스펜스와 스릴러는 의미가 다르다고 한다. 정확한 기억인지는 모르나, 서스펜스가 이미 범인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오는 공포라고 한다면 스릴러는 범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벌어지는 공포라고 한다. 이 영화 는 그런 의미에서 조금 모호하다. 어쩌면 이 영화는 서스펜스와 스릴러라기 보다는 일종의 퀴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퀴즈는 퍼즐을 맞추기와 같은 두뇌게임이라기 하기엔, 정신의학 전공의가 아닌 이상에는 상상력과 연상력이 풍부해야만 스토리의 열쇠를 찾아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반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 와 같은 방식보다도 더 뒤엉켜있어 개운한 맛이 덜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실과 정신세계의 분화를 밝혀주는 그 순간을 기분좋게 받아들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