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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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Gravity , 2013)영화이야기 2014. 4. 9. 12:31
서울에서 그래비티를 보았다. 오랜만에 영화 때문에 극장을 골라서 보는 수고를 한 것 같다. 어릴적엔 화면이 커야한다면서 대한극장을, 사운드가 좋아야 한다면서 명보극장을 골라서 찾던 적이 많았는데 정말 실로 오랜만이다.여튼 큰 화면에 3D로 보고 있노라니 그동안 3D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적어도 이 영화만큼은 바뀌게 된 것 같다. 우주를 유영하는 것을 단지 본다는 것이 아니라 체험했다는 말이 실감난다. 롱테이크에서 점점 좁혀지더니 우주인의 핼멧속까지 이동하는 시점은 정말 긴장과 흥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튼 단순한 관람형 아이맥스 우주판타지가 아닌 사실적인 표현 그리고 정성이 깃든 연출 그리고 중력 가까이 다이하드로 다가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울컥했다.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물음이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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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Letters From Iwo Jima , 2006)영화이야기 2014. 4. 5. 18:59
앞서 보았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태평양 전쟁의 연작이다. 사전 지식 없이 보자면 일본영화로 착각할 만큼 등장인물과 배경 심지어 대사까지도 일본어이다. 이오지마라는 전쟁의 요충지에서 벌어졌던 두 영화 중 미국의 시각에서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을 교정한 것이 전작이었다면 이번 영화는 보편적인 인간의 관점에서 전쟁을 서사하고 있다. 이오지마에서 죽어간 일본 제국주의하의 병사들 역시 인간이었다는 관점인데, 그들이 말하는 국가와 천황에 대한 충성은 국가 이데올로기라는 허위와 지배층이 필요로 했던 무사 정신의 악랄한 혼합이었으며 한꺼풀만 벗겨내면 그들 역시 가족과 자신의 삶을 지키고 싶었던 인간이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이오지마에서 죽은 병사들 중에선 일본 제국주의의 허위라는 철학적 고찰과는 완전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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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Manhattan, 1979)영화이야기 2013. 9. 16. 22:13
맨해튼 ★★★★ 우디앨런의 1979년도 작품이다. 뉴욕 그리고 맨하탄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연애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2013년 현재의 눈으로 봐도 휴대폰만 없을 뿐이지 지금의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 든다. 비록 그것이 시대를 초월하는 연애의 이야기라서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대도시라는 환경이 주는 공통점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서로 한계가 눈에 보이는 대상과 연애를 하고 있는 두 남녀가 있는데, 결국에는 그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결말이다. 그런데 그 두사람 모두 진실한 사랑에 눈을 뜬 것이 아니라 즉흥적이란 점에서 무언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래도 좋다는, 혹은 원래 뭐 그런거라는 냉소적 분위기는 그 곳이 맨하탄, 즉 도시기 때문이라고 우디앨런은 말하는 것 같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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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저 댄 픽션 (stranger than fiction, 2007)영화이야기 2011. 10. 24. 23:33
스트레인저 댄 픽션 작가와 평론가 그리고 소설 속 주인공이자 독자가 벌이는 소설 보다 이상한 이야기. 그러나 이 상상이 더욱 빛나는 것은 '전지적 작가 시점'보다도 위대한 '존재'의 신비를 맛보게 해준다는 것이다. 픽션 즉 지어낸 이야기 보다도 이상한 이야기를 이 영화는 그리고 있다. 사실 이상한 것이 다 지어낸 것은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그보다 더 괴상망칙하고도 희안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어낸 것들이 다 이상한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다빈치의 오랜 상상력이 비행기를 만드는 것에 영향을 준 것은 긍정적인 면이라면,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 무기를 핑계로 수십만 이라크인들이 살상된 것은 지극히 어두운 면일 것이다. 어쨌든 소설 보다도 이상한 이 이야기는 우연을 매개로한 연관성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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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2008)영화이야기 2010. 6. 16. 02:15
허트 로커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사실 굉장히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다시말하면 이라크 전쟁이란 특정한 현대전에 대한 고발이나, 미국의 역할, 이 전쟁에 대한 명암에 대해 특정하지 않는다. 가 2편부터 욕을 먹게 된 것이 살상을 다룬 수퍼히어로의 등장 때문이 아니라, 사실과 다르게 '미국'의 입장에서 대리만족의 아바타로서 작용했기 때문이라면, 는 오히려 그 반대이기 때문에 조금은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는 인간과 전쟁, 딱 이 두가지 지점의 본질적 참상에만 집중하고 있다. 앞서 말한 1편이 같은 상흔에 대한 소재이긴 하지만, 베트남에서 돌아온 병사에 대한 미국 내부의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관점을 제공한다면, 는 이라크를 배경으로 한 첫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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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 2010)영화이야기 2010. 5. 10. 10:46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의 원작 의 결말은 앨리스의 언니의 동생에 대한 상념으로 끝을 맺는다. 아래와 같이. "그녀는 동생이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를 그려보았다. 그리고 앨리스가 성인이 되어서도 이 단순하고 사랑이 가득한 아이다운 마음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생각했다. 앨리스가 아이들을 모아놓고 가지가지 이상한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눈을 반짝거리며 귀 기울일 것이다. 이때 오래 전의 이상한 나라에 대한 꿈도 한몫 할 것이다. 그녀는 앨리스가 그 아이들의 단순한 슬픔을 느끼고, 그들의 작은 즐거움 속에서 기쁨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행복했던 여름날을 기억한다면...." 딱히 팀 버튼이 결말에서 착안을 해서 동명의 영화 를 만들 생각을 가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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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 9 (District 9, 2009)영화이야기 2009. 10. 25. 22:28
디스트릭트 9 SF의 변증법, 양적변화에서 질적변화로.. 태양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격언처럼 SF 장르 아래 외계인 만큼 식상한 소재는 없다.어디선가 본 듯한 외계인 관련한 에피소드와 장면들로 가득 채워진 은 타성에 빠지지않고 완결성 있고 또한 세련되어 있다. 한 장르에서 양적에서 질적으로 변화된 사례라고 단정해도 크게 무리 없는 작품도 드물다.이 영화는 실제로 방영하는 방송사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내레이션이나 중간중간 삽입되는 뉴스의 화면 그리고 증언자를의 인터뷰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PD수첩의 편이나 과 같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처럼 현실적으로 안보이는 것이 더 이상해진다.주목할만한 점은 다큐와 달리 모든 것을 다 객관화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적당한 관찰자 시점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