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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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친일파의 유령들 - 한상범독후감 2006. 9. 28. 19:11
이 책은 2002년부터 2년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헌법학자 한상범 교수의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칼럼 등의 기고문을 엮은 놓은 것이다. 저자는 매우 단호하고 명료한 어조로 친일파, 특히 해방이후 이승만, 박정희까지 그리고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지배세력을 이루고 있는 민족반역자들에 대한 처단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프로필을 보면 저자는 3선 개헌 반대, 신군부 반대, 국민직선제 개헌, 박종철 고문치사 진상규명 등 민주화와 인권 신장을 비롯해 일제 잔재 청산에 앞장서온 분이다. 이러한 삶의 궤적때문에 이분이 그렇게 준엄하게 친일파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은 일제 패망 후에도 미군정과 이승만, 특히 박정희의 등장이후 더욱 공고해진 친일파에 대한 폐해와 이들의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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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넬라 새벽두시에 중독되다 - 고연주독후감 2006. 9. 24. 13:08
35살의 나, 22살의 라오넬라의 첫 책을 읽다. 이 책의 작가의 문투를 흉내내 본다. - 흉내내보니 작가와 나는 동갑이다. 띠동갑(!) 작가는 숫자를 자주 사용한다. 나이, 시간 등등. 하지만 이것을 숫자에 대한 집착이라 볼 수는 없을 것같다. 그만큼 힘들었고, 그만큼 한해한해 의미가 있었고, 또 그 시간의 의미에 대해 맘을 다잡았던 삶이 고스란히 숫자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가는 피로 글을 써야한다'는 니체의 말이 있다. 딱딱한 하드커버에 빨간 바탕에 무릎에 반창고를 부치고 있는 발랄한 느낌의 이미지에 비해 손가락을 스치는 까만 활자 베이지색 페이지들의 얇고 연약한 느낌처럼 책은 겉으로 보이는 강하고 당당한 모습과 안으로는 음약하고 사람을 그리워하는 한 녀의 세상살이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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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 로버트 치알디니독후감 2006. 9. 20. 21:36
깊이 있는 심리학은 모르지만 일반인을 상대로 교양서적 정도로 출판한 심리학 책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최근에 다시 몇권의 책을 읽었다. 이번에 읽은 은 다른 책들에 비해 다분히 실용적이다. 그래서 처세서 범주에 해당할 수 있으며, 심리를 이용한 판매기법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최초에 관심이 있었던 분야가 에리히 프롬의 등의 사회심리학쪽이었다면, 최근에 읽은 책들은 상대적으로 미시적이고 개관적이다. ,등이 그러한데, 특히 나같은 일반인을 상대로한 심리학 교양서로는 만한 책은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이란 부제하에 여섯가지의 인간심리 분석과 정보화 시대에 따른 심리기법을 에필로그로 하여 끝을 맺고 있다. 이 여섯가지 법칙는 다음과 같다. 첫째가 사람은 선물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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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심리학 - 찰스 포드독후감 2006. 9. 3. 13:28
스키너의 심리상자를 연 후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져 다시금 골라서 읽어본 책이다. 제목은 이라 하고 저자 서문에는 이 책을 통해 거짓말의 기술을 배워 나쁜 의도로 응용하지 말라는 늬앙스를 풍기기까지 한다. 하지만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그렇지 않다는 거~ 이 책은 내가 보기에는 정통 프로이드의 학설에 입각해 인간의 방어기제를 통해 내면적인 메커니즘을 분석해주고 위와 동시에 외적인 면인 사회와 발달과정에 있어서의 거짓말의 원인과 그 장점과 폐해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설명해 주고 있다. 제목의 암시처럼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정신적 병리현상과 사회라는 관계 사이의 학설과 병명을 심리학 관점에서 분석해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파악하는 거짓말은 내면적인 방어기제에 의한 자기기만에 그 핵심이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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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 황석영독후감 2006. 8. 30. 15:41
손님 - 황석영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실제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신천에서 있었던 민간인 학살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공식적으로 북한에선 '신천 미제양민학살'으로 규정하고 있고, 남쪽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다. 소설은 그곳에서 기독교 우익집안에서 태어나 현재는 미국에 살고 있는 류요섭이란 목사가 북한을 손님으로 방문하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당시 신천 학살에 참여했던 우익과 좌익의 망자들이 소설 속에 '헛것'으로 등장해 당시의 실제 있었던 일을 고향을 방문한 류요섭과 나누며 당시의 참상을 짚어 나간다. 소설에서는 죽어서도 이 땅을 떠나지 못하는 '망자'들이 고향을 찾아온 주인공에게 증언을 한다는 형식은 공상적이지만 역설적이게도 현재와 과거를 잇는 매우 사실적인 묘사가 배가되는 효과가 있다. 남쪽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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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로렌 슬레이터독후감 2006. 8. 12. 12:23
이 책은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 실험 10장면이란 부제로 스키너, 밀그램, 달리와 라타네 등의 심리학과 인간 사회에 큰 획을 그은 실험과 심리학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저자 특유의 감각으로 소설과 같은 이야기 형식으로 내용을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구성으로 된 경제학에 관한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이란 책이 있지만, 단순히 지식과 학설의 나열이 아닌 마치 다빈치코드같은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구성의 배치로 흥미로움을 배가해 준다. 저자는 심리학의 관점에서 오해받고 왜곡된 초기의 심리학자들의 용기와 성과들을 현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가장 대표적 예가 인간사육자로 알려진 스키너의 진실과 오류를 객관적으로 다시 소개하는 것이 그렇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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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김영하독후감 2006. 8. 8. 00:23
특이함이 진부해질 수도 있는게 요즘같다. 이런 보기드문 제목 때문에 내용이 진부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을 자아낸 느낌은 마치 신인감독의 멋드러진 포스터를 한번 더 흘깃보며 입장하는 영화관 앞에서의 느낌이랄까. 2006년도에 1999년에 쓴 작가 김영하의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한국 문학에 대해 무관심해서 일 수도 있겠지만, 김영하의 첫 소설집을 읽는 나는 그랬다. 내가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한석규 · 이은주의 영화인 '주홍글씨'의 원작자라는 것 때문이었으며, 그 후 TV에서 공지영이 독일에 북페스티벌인가에 참여했을 때 한국 작가 대 외국 작가 들의 미니 축구에서 땀을 뻘뻘흘리며 축구를 하던 영상과 조훈현 기사 만큼은 아니었지만 금연을 했다는 말에 인상 깊었던 기억들이 전부다. 평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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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평전 - 찰스 펜독후감 2006. 8. 4. 01:10
호치민 평전 - 찰스 펜 지음, 김기태 옮김/자인 프랑스의 오랜 식민지에서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프랑스를 물리치고 이어 당시에도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베트남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베트남의 호치민에 대한 평전이다. 저자인 미국인 찰스 펜은 AP 통신기자와 미정보국에서 일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호치민과 직접 접촉할 수 있었던 인물로서 호치민이라는 지도자의 일생과 사상 이 평전 통해 소개해주고 있다. 이 평전을 읽고있으면 확실히 위인전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인물의 비범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미확인 이야기를 모은 작가 주관적 소문들은 배제하고 철저히 객관적인 사료와 행적을 위주로 평전을 써내려가고 있다. 평전인 만큼 작가의 평과 견해가 들어가고 있긴 하지만 저널리스트와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