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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넬라 새벽두시에 중독되다 - 고연주
    독후감 2006. 9. 24. 13:08

    35살의 나, 22살의 라오넬라의 첫 책을 읽다.
    이 책의 작가의 문투를 흉내내 본다. - 흉내내보니 작가와 나는 동갑이다. 띠동갑(!)

    작가는 숫자를 자주 사용한다. 나이, 시간 등등. 하지만 이것을 숫자에 대한 집착이라 볼 수는 없을 것같다. 그만큼 힘들었고, 그만큼 한해한해 의미가 있었고, 또 그 시간의 의미에 대해 맘을 다잡았던 삶이 고스란히 숫자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가는 피로 글을 써야한다'는 니체의 말이 있다. 딱딱한 하드커버에  빨간 바탕에 무릎에 반창고를 부치고 있는 발랄한 느낌의 이미지에 비해 손가락을 스치는 까만 활자 베이지색 페이지들의 얇고 연약한 느낌처럼 책은 겉으로 보이는 강하고 당당한 모습과 안으로는 음약하고 사람을 그리워하는 한 녀의 세상살이의 다짐을 말하고 있다. 물론 니체는 외부를 향한 작가의 저항적 의미를 염두했을런지는 모르나 자신을 향한 내부적인 관점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책은 작가의 삶이 정면으로 녹아있기 때문에 피처럼 진한 글자들이 인쇄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라오넬라를 책보다 인터넷 상 네이버에서 먼저 알았다. 우연히 블로그에서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든 이야기를 쓴 글을 읽게 되었는데, 그 글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아마 박진감 넘치면서도 꽤나 담담한 소감이 담겨있었던 글인 것으로 기억한다. 인터넷 상으로는 신세대다운 말투, 타인을 의식할줄 아는 솔직함, 욕심많고 꿈많은 재기발랄한 사람이겠구나 하는 피상적이 느낌에 그쳤지만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왜 이사람이 자신의 ID대로 라오넬라인지..그리고 왜 새벽2시에 중독되었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책의 표지에 나타나있는 카피는 '자전적 성장소설'이라 되어 있지만, 책의 주인공이 바로 고연주 자신으로 되어 있고, 책 곳곳에 실제 친구들의 이름이, 또 프라이버시를 위한 이니셜로 표현한 인물들이 나오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은 분명히 소설이라 보다는 자서전이다.

    '소설가는 거짓말을 잘하는 이야기꾼'이라는 말이 있다. 글 쓰기를 자신의 삶의 제일의 열망으로 생각하는 작가의 다음번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그 글이 소설일지, 시나리오일지, 시일지 알 수는 없지만.

    끝으로 작가의 네이버 블로그의 주소는 아래와 같다.
    http://blog.naver.com/laonella

    라오넬라 새벽 두시에 중독되다 - 6점
    고연주 지음/맥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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