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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 - 황석영
    독후감 2006. 8. 30. 15:41
    손님 - 8점
    황석영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실제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신천에서 있었던 민간인 학살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공식적으로 북한에선 '신천 미제양민학살'으로 규정하고 있고, 남쪽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다.

    소설은 그곳에서 기독교 우익집안에서 태어나 현재는 미국에 살고 있는 류요섭이란 목사가 북한을 손님으로 방문하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당시 신천 학살에 참여했던 우익과 좌익의 망자들이 소설 속에 '헛것'으로 등장해 당시의 실제 있었던 일을 고향을 방문한 류요섭과 나누며 당시의 참상을 짚어 나간다. 

    소설에서는 죽어서도 이 땅을 떠나지 못하는 '망자'들이 고향을 찾아온 주인공에게 증언을 한다는 형식은 공상적이지만 역설적이게도 현재와 과거를 잇는 매우 사실적인 묘사가 배가되는 효과가 있다.

    남쪽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사건은, 북에서는 미국에 의한 대규모의 학살 참극으로 널리 선전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신천군내 인구의 3분의 1인 3만5천여명이 학살되었고 그중에도 어린이, 부녀자 들이 반을 차지하고 있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황석영이 소설에서 나타낸 바에 의하면 이는 기독교 우익과 좌익 사이에서 벌어진 동족간에 그것도 시골의 한 마을에서 서로 자라고 이웃한 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난 끔찍한 참극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황석영은 진실을 밝혀야 현재의 남과 북의 화해도 비롯될 수 있다는 견해이다.

    하지만 이런 동족간의 학살극은 남과 북에도 결코 밝히고 싶지 않은 일이다. 남쪽의 경우는 기독교 반공청년단의 잔인한 학살 만행 때문에 그러하며, 이에 덧붙여 이승만을 비롯한 우익 세력에는 서북지역 출신도 많았다고 한다. 북한의 경우는 같은 민족끼리의 학살을 인정하여 내부 결속을 헤치기 보다는 포괄적 의미에서의 모든 원인제공자인 미국에 대해 화살을 돌리는 정책을 썼다. 실제로 북에서는 신천학살의 주동자의 가족들에게 연좌제를 적용한 보복은 없었으며, 그중에는 후에 당원까지 된 사례도 있다고 한다.

    결국 이 비극을 소설로 전하면서 저자는 서구의 기독교 사상과 사회주의 사상은 같은 뿌리인 우리민족에게 비극을 선사한 점에서 '손님'이라고 말한다. 한번 발병되면 수십만명이 희생되는 천연두를 '손님마마'라 불렀던 것 처럼.

    아래는  '신천 학살'사건을 소재로한 피카소의 작품이다.


    <피카소 - 조선에서의 학살, The massacre in Korea, 1951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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