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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치민 평전 - 찰스 펜
    독후감 2006. 8. 4. 01:10
    호치민 평전 - 6점
    찰스 펜 지음, 김기태 옮김/자인

    프랑스의 오랜 식민지에서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프랑스를 물리치고 이어 당시에도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베트남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베트남의 호치민에 대한 평전이다. 저자인 미국인 찰스 펜은 AP 통신기자와 미정보국에서 일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호치민과 직접 접촉할 수 있었던 인물로서 호치민이라는 지도자의 일생과 사상 이 평전 통해 소개해주고 있다. 

    이 평전을 읽고있으면 확실히 위인전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인물의 비범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미확인 이야기를 모은 작가 주관적 소문들은 배제하고 철저히 객관적인 사료와 행적을 위주로 평전을 써내려가고 있다. 평전인 만큼 작가의 평과 견해가 들어가고 있긴 하지만 저널리스트와 같은 시각으로 너무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평전은 그 당시의 살아숨쉬는 호치민을 느끼기엔 뭔가 허전함이 들었다.

    레닌과 마오쩌둥과 같이 제국주의에 억압받던 당시 후진국들의 혁명에 동참했던 호치민이지만 혁명을 이룬 후의 행적은 크게 차이가 나며, 근현대사에서 호치민과 같이 탈권력적이고 친민중적인 지도자는 드물다. 베트남의 주석이라는 명칭보다 보통 '호 아저씨'라는 호칭으로 불리었던 호치민은 반은 민족을 반은 공산주의를 지향한 혁명가이며, 개인적으로는 평생을 독신으로 조국과 민중을 위해 헌신한 수도자와 같은 사람이다. 

    이 책을 덮으며 드는 생각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호치민에 대해 어느정도 알 수는 있었지만 이 인물에 대한 갈증의 해소가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게 한다는 것이고,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 사고를 지니고 민중과 함께하는 지도자를 만날 수 있게 되어 깊은 감동을 느낄 수가 있었다.

    베트남의 공산화와 남북 베트남의 통일을 이룬 호치민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나는 젊었을 때 맑스주의는 물론이고 불교, 유교, 기독교를 공부했다. 맑스주의를 포함해 어떤 교리든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또한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만의 교리를 가질 권리가 있다. 나는 맑스를 공부하고 선택했다. 예수는 2,000년 전에 원수를 사랑해야 한다고 했다. 그 교의는 지금까지도 실현되지 않았다. 맑스주의는 언제 실현될 수 있을까? 답할 수가 없다"

    소비에트 연방 해체 후 맑스주의는 망했다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고언에 더해 호치민의 위의 말을 잘 새겨본다면 평화와 진보를 향한 인류의 노력은 언제 어떻게 발현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끝으로 이 말을 조정래의 '인간연습'에 대한 대답으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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