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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것처럼 (Like Someone in Love , 2012)영화이야기 2014. 4. 2. 13:04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진실이 작동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고 어쩌면 불가능한 것일까? 때문에 발생하는 진짜 문제는 비겁한 우리들의 일상적 '위선'이다. 이런 허위와 욕망에 대해 말할 때 말할 때 얄팍한 연애를 통해 매우 뛰어난 직관을 보여준 것이 홍상수 감독이었다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이 영화는 거대한 '통찰'을 선사한다. 현대 우리 도시의 삶에서 진리는 우리를 자유케하는 것이 아니라 부담스러우며 심지어 까무러치게도 한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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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2013영화이야기 2014. 4. 2. 12:58
레비스트로스는 오이디푸스 신화에 대해서 '대답이 없는 질문' 즉 커뮤니케이션 과잉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런데 영화는 정반대로 스핑크스를 퍼시필의 전설에 녹여 질문도 대답도 없는 '괴물'로 치환했다. 이 두가지 신화의 도치를 꿀꺽하고 삼킨이 화이다. 따라서 피범벅이 된 폭력은 과잉이지만 이에 대해 어떤 대답을 꼭 해줘야만 할 것 같은 스핑크스는 입을 닫은 채 과묵하다. 그래서 결말에 '질문이 없는 대답'만이 남아버린 화이의 총알은 순결할 수 밖에 없다고 강요한다. 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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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 2011)영화이야기 2014. 4. 2. 12:54
저마다 황금시대는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 지금보다 과거를 그리워하기 마련이다. 1920년대 파리와 당시 예술가를 동경하던 주인공은 결국 최고의 시대는 따로 없으며 언제던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 선언하고 현재의 파리에 남는다. 그런 후 피앙세인 맥 아담스를 뻥차고 예술도 로맨스도 자신이 만들어 나가기로 한다. 우디 앨런의 타임슬립 로맨스. 다른 건 몰라도 90년 전의 파리와 피카소, 헤밍웨이, 달리 그리고 로맨스와 낭만은 정말 타임머신을 탄 듯했다. 미드나잇 인 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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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스 게임 (Ender's Game , 2013)영화이야기 2014. 4. 2. 12:52
해리포터, 매트릭스, 스타크래프트 등 많은 작품들의 SF적 영감을 주었던 앤더스게임. 이처럼 원작에서 뿜어내는 수많은 콘텐츠와 모티브 외에 특별함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생존에 있어선 복수도 명분도 모두 부차적이라지만 줄리어스 시저나 나폴레옹 보다도 거대한 일을 해낸 소년 엔더는 자기 행동의 주체는 커녕 인류라는 이름하에 가장 강력한 복수의 도구가 되어 버린다. 어떻게 보자면 인류의 복수심은 적은 영원히 적이라는 규정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며 인류 자신이 이룬 모든 위대한 것들을 생존이라는 미명 아래 속이고 가둬버린다. 이런 폭력에 뭔가 개운치 못했는지 영화의 엔딩은 어린 앤더에게 미필적 고의를 따질 것이 아니라 인류의 작은 희망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위선적이다. 엔더스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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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The Attorney , 2013)영화이야기 2014. 4. 2. 12:46
소위 한류라는 이름 아래 아이돌을 앞세운 가요계는 잘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예전 가수들의 실력이 지금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한류라는 것이 만들어지기 까지 나라의 경제력도 영향을 끼쳤겠으나, 한편 독재 시절 무시무시하고 어이없던 규제와 억압이 가수들의 창작성과 능력을 국내외적으로 떨칠 수 없게 가둬버린 것도 사실이다. 모든 여건이 확연히 예전에 비해서 나아진 요즘 우리 영화는 가요계와 달리 지난시절을 - 정확히는 봉인된 우리 역사를 - 직시하는 모습을 조금은 보이고 있어 다행이다. 물론 상업성이나 자극적 요소가 적지않다. 더 제대로리면야 코스타 카브리스나 켄 로치 같은 감독이 한 열 한두 배는 더 나와야하겠지만. 변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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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Snowpiercer, 2013)영화이야기 2014. 1. 2. 12:42
설국열차 ★★★ “만약 가 한 권의 책이고, 내가 도서관의 사서라면 처음에는 이 책을 사회과학 코너에 분류하려고 하다가 마음을 바꿔 자연과학 중 초기 지구의 환경을 조성해 생물체가 없었던 환경에서 자연적인 조건을 통해 생명체 탄생의 시초를 밝히려 했던 밀러-유리의 아미노산 실험에 관한 논문의 옆에 놓으려다가 결국 갈팡질팡하다가 망설이며 토정비결 옆에 꽂아두고 다시는 꺼내 읽고 싶지 않을 것만 같다.” 봉준호 감독의 는 부조리한 시스템에 대한 하층민의 저항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열차라는 설정은 인간의 투쟁과 진보를 담기 위한 알레고리의 역할이 아니라 오히려 유사이래 인류의 사회 구조의 한계에 대한 냉담한 비유로 볼 수 있다. 마치 죽음과 죽음 사이를 가느다란 열차라는 스트링 우주관을 통해 인류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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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가족 (東京家族 Tokyo Family, 2012)영화이야기 2013. 10. 27. 16:01
도쿄 가족 ★★★☆ 이 영화의 노감독 야마다 요지의 프로필을 보니 "천부적인 재능이 없으면 감독이 될 수 없다"는 건방진 말이나 내뱉고 있길래 뭐랄까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 자신 도쿄대 법학과를 나와서 그랬을까 사실 그다지 관심밖인 일본 영화라곤 하지만 구로사와 아키라든가 오즈 야스지로라든가 아니면 최근의 소노 시온 처럼 주위에 회자되는 인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니 꽤나 괜찮았다. 처음엔 그저 오즈의 의 현대판 리메이크란 생각이 들었다. 장남의 직업, 첫째 딸도 그렇고 모든 것이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왜 다들 '오마쥬'라고 하는 지 알게 되었다. 단순히 시대를 바꿔 다듬은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면 사람, 장면이면 장면 그리고 주제를 풀어내는 이야기 또한 충분히 절제되어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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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乱 Ran, 1985)영화이야기 2013. 10. 26. 22:08
란(乱 Ran) ★★★☆ 1985년 작이다. 사실 그 당시 이란 영화 잡지를 통해서 이 영화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당시는 생소하기도 하고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은 일본의 영화였고, 당연히 구로사와 아키라가 누군지도 잘 몰랐다. 다만 당시 , 등의 조지 루카소, 스티븐 스필버그에 빠져있던 때라 이 두 헐리웃 감독이 존경하고 자본까지 지원한 작품이라는 귀절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밀린 숙제를 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로부터 거의 30년이 지나서 겨우 보게 되었다. 그 세월 중간에 이미 쿠로사와 감독의 작품은 몇몇을 보았다. , ,,와 같은 시대극도 괜찮았지만 사실 라는 작품이 대단히 좋았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이 '죽는다'는 것인데 '산다'는 것에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