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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지역등권론을 다시 본다정경사 2016. 1. 26. 11:08
최근 야당이 요동치고 있다. 문재인이다, 안철수다 혹은 천정배다. 그외 친노다 비노다 등을 보고 읽고 따져보면 지치기 일쑤다. 그 피로함은 뭔가 해결책이 보이지 않음에 기인한다. 정치는 사람하고 사람이 모이고 하는 집합체인데, 특정 정치인 개인의 특성과 호불호를 따라 나의 세계관도 정치적 성향을 정하는 것은 매번 시즌때마다 선수를 사고 파는 프로축구팀의 구단에도 못미치는 팬덤인 것 같다. 모든 현상에는 구조적 층이 있다. 좀 더 주요한 원인은 무게감으로 하부에 좀 더 변하기 쉽고 풀기 쉬운 것들은 상부에 위치할 것 같다. 지금 야당의 분열 현상을 갈라치기 할 수 있는 돌이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지역'이라 본다. 마오쩌둥에 의하면 복잡다단한 갈등은 주요 모순과 부차적 모순으로 나누고, 주요 모순이 해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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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 (werewolf boy, 2012)영화이야기 2014. 4. 9. 12:39
판타지 소설 같은 영화. 그래서 의도적으로 중고생들을 겨냥해서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짐승만도 못한 인간'에 상심한 작가가 맑고 투명한 늑대소년의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건 영화 초반기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같이 성장하던 알콩달콩함이 지난 뒤 '사랑'과 '충성심'이 오락가락하더니 결국 초반기 성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색하게 사육으로 드러나 버렸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의 우리 사회와 정감어린 시골 이웃에 대한 배경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늑대소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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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미즈키 (Hanamizuki , 2010)영화이야기 2014. 4. 9. 12:34
겨울도 되고 해서 순전히 홋카이도 배경이라 보게 된 영화. 첫사랑은 이뤄진다는 일본인 특유의 영화 정서의 정석이라할 영화다. 고등학교때 만나 첫사랑인 두 주인공은 서로의 환경과 꿈의 차이 그리고 각자 다른 사랑의 굴레에도 불구하고 결국 벗어나 맺어진다는 내용이다. 아쉬운 것은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디테일이 조금씩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렇게 사람과 사랑에 대한 감정에 대한 관심 없이 그저 서사적인 면에만 충실한 극의 흐름은 마치 몇 세기전 동화를 읽는 것처럼 저돌적(?)이다. 더 안좋은 것은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에 대한 섬세함도 떨어져 버리는 바람에 둘이 맺어지는 것에 대한 공감은 커녕 동의를 얻기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장면은 꽤 괜찮았던 것 같다. 하나는 눈이 오는 날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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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Gravity , 2013)영화이야기 2014. 4. 9. 12:31
서울에서 그래비티를 보았다. 오랜만에 영화 때문에 극장을 골라서 보는 수고를 한 것 같다. 어릴적엔 화면이 커야한다면서 대한극장을, 사운드가 좋아야 한다면서 명보극장을 골라서 찾던 적이 많았는데 정말 실로 오랜만이다.여튼 큰 화면에 3D로 보고 있노라니 그동안 3D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적어도 이 영화만큼은 바뀌게 된 것 같다. 우주를 유영하는 것을 단지 본다는 것이 아니라 체험했다는 말이 실감난다. 롱테이크에서 점점 좁혀지더니 우주인의 핼멧속까지 이동하는 시점은 정말 긴장과 흥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튼 단순한 관람형 아이맥스 우주판타지가 아닌 사실적인 표현 그리고 정성이 깃든 연출 그리고 중력 가까이 다이하드로 다가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울컥했다.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물음이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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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Eungyo , 2012)영화이야기 2014. 4. 9. 12:26
" 너의 젊음이 노력으로 얻은 상(賞)이 아니듯이 나의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罰)이 아니다 " 늙음이 죄는 아니듯이 사랑도 이해받아야 한다는 메세지 같지만, 반대로 보자면 모든 것을 다 지녔으나 단지 늙은 것만이 유일한 약점인 노년기의 시인이, 한 젊은이에겐 젊음 밖에 아무 것도 없어라는 식으로 금치산자 취급을 하지만, 또 한 젊은이인 여성에겐 그저 한없이 따뜻한 사랑과 욕망을 뿜고 있다. 한마디로 질투와 욕망이란 감정들이다. 이 극단적인 대비란 결국 주인공의 자기 연민과 21세기형 소시적 이야기를 '은교'를 통해 풀어내려고 하는 것 같다. 늙은 시인의 발가벗겨진 욕망과 감정은 고스란히 은교라는 판타지를 통해 이해받기도, 연민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인간'의 모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은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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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영화이야기 2014. 4. 9. 12:19
기분 꿀꿀할 땐 주로 만화를 보곤 했는데, 저번주 내내 tvn의 을 보았다. 원래부터 타임머신류의 영화를 좋아했었는데, 이 드라마는 정말 기가막히게 잘 만들어져 보는 내내 거의 넋을 잃고 빠져들었다. 다만 결말까지 보는 이들을 내내 숨졸이게 하던 모든 행위들이 결국 '인생은 의지다'라는 얘기를 하기 위한 장치로써 운명론을 내세웠던 것이 좀 허탈했다. 물론 이 허탈함은 그만큼 순전히 깊게 열광했기 때문이다. 비록 막판으로 갈수록 너무 꼬여버려 조금 지치기도 했고 혹시 작가 감당안되어서 다 꿈이었다고 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였지만 끝까지 긴장감과 흡입력이 떨어지지 않는 극본과 연출력은 정말 대단했다. 끝으로 결말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데, 다른 걸 다 떠나서 50대가 된 즉 늙어버린 선우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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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 2012)영화이야기 2014. 4. 9. 12:13
'올리버 트위스트'나 '애니'처럼 어려운 환경의 주인공이 나오는 뮤지컬이 많이 있었지만 이 영화처럼 비참하고 슬픈 분위기는 처음인 것 같다. 게다가 서사 자체가 죄와 벌, 혁명을 다룬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쉘부르의 우산' 이후로 처음 접한 송스루 형식이라 의외였다. 여러모로 생경한 느낌의 뮤지컬이었다. 물론 뮤지컬이란 장르가 주는 발랄함과 해피엔딩 그리고 곳곳에 스며있는 유머를 무조건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몇몇 장면을 빼고는 레미제라블의 원작이 갖는 깊이 때문에 과연 뮤지컬이란 형식이 어울리는 걸까 하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SF가 블레이드 러너 이후 진지한 성찰을 담아냈듯이 어쩌면 내가 아직 뮤지컬이란 장르가 동화가 아닌 서사를 담아 내는 것에 적응하지 못한 촌스러움일 수 있지만 몰입이 잘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