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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란(乱 Ran, 1985)
    영화이야기 2013. 10. 26. 22:08


    란(乱 Ran)
    ★★



    1985년 작이다. 사실 그 당시 <스크린>이란 영화 잡지를 통해서 이 영화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당시는 생소하기도 하고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은 일본의 영화였고, 당연히 구로사와 아키라가 누군지도 잘 몰랐다. 다만 당시 <스타워즈>, <E.T> 등의 조지 루카소, 스티븐 스필버그에 빠져있던 때라 이 두 헐리웃 감독이 존경하고 자본까지 지원한 작품이라는 귀절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밀린 숙제를 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로부터 거의 30년이 지나서 겨우 보게 되었다. 그 세월 중간에 이미 쿠로사와 감독의 작품은 몇몇을 보았다. <요짐보>, <라쇼몽>,<가케무샤>,<7인의 사무라이>와 같은 시대극도 괜찮았지만 사실 <이끼>라는 작품이 대단히 좋았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이 '죽는다'는 것인데 '산다'는 것에 너무도 관심이 없었고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눈돌릴 틈없이 사는 것 같은 깊은 인상이 남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그외 그의 시대극은 그다지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요짐보>나 <7인의 사무라이>같은 영화는 일본 특유의 사무라이 이야기를 단순힌 남성적 시각에서 풀이한 것 외에 양념같은 유머가 꽤나 매력적이긴 했지만 고전이다할만큼 깊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던 듯 하다. (라쇼몽은 예외로 하고)


    이 영화 <란>도 그가 황혼기에 집념을 가지고 만든 시대극이다. 집에서 TV화면을 통해서 보았지만 큰 스크린에서 보면 느낌이 확실히 다를 것이란 생각이 어렵지 않게 들었다. 그만큼 화면의 구도랄까, 형형색색의 색채가 높은 수준의 손길이 장면장면마다 느껴졌기 때문이다. 


    영화의 내용은 노쇠한 왕의 비극을 담은 세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리어왕'을 일본의 전국시대에 접목한 것이라 한다. 70이 넘은 고령의 왕이 장남에게 왕의 자리와 나머지 두 아들에게 각각 성을 넘겨주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치열한 권력 다툼이 일어나 자신은 물론 아들들에게도 비참한 최후가 일어난다는 줄거리이다.


    일본의 역사는 봉건 시대 이후로 무인 정권과 무사 제도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대단히 견고하게 내려져왔기 때문에 세계 보편적 사상이랄게 없다고 할 정도로 자신들의 틀에 얽매어 왔다. 그래서인지 세익스피어의 고전을 통해 보편적 인간의 고뇌의 본질을 일본 전국 시대의 모습을 통해 발현하는 자체가 꽤나 의미심장한 작업일거란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런 점때문에 해외에서도 구로사와 감독에 대한 열렬한 호응의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튼 당시 동양의 보편적 세계관이랄 수 있는 불교의 원리를 통해 악행은 윤회란 굴레에서 가장 끔찍한 형벌이며 업보란 메세지를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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