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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 김애란독후감 2006. 7. 26. 11:04
최연소 한국일보 문학상에 빛나는 김애란의 단편소설집이다. 얼마전 대종상 시상식이 있었지만 상의 권위가 부정되는 일은 오늘내일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상을 통해 이름이 비로소 알려진 수많은 작가 중에는 상의 유무를 떠나 우리에게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 수가 많다. 그만큼 공감이 되거나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다수의 기준에 부합되는 사고나 문학적 상상력은 어느정도 담보가 되기 때문이다. 25살의 종합일간지 문학상 수상자라는 다소 질투가 날만한 천재성은 이 단편소설을 통해서 보면, 그 나이에 가난과 세상과 삶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볼 때는 고개가 숙여지는 치열함이 배어있다. 이 단편들은 가족, 특히 아버지 그리고 현대인의 삶과 가난 이란 공통된 면에서 하나의 연작소설이란 느낌이 든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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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쉬 (Crash, 2004)영화이야기 2006. 7. 23. 21:05
크래쉬 가 작년에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탔다. 영화는 과 비슷하게 소수에 관한 진실을 이야기를 통해 가족, 이웃의 사랑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 하는 좋은 영화였었다. 는 작년의 작품상 각본가가 메가폰을 잡아 이번 해에 또 작품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특이한 이력이란 생각이 든다. 일전에 박노자의 이라는 책에서 노르웨이, 덴마크 등의 사회 복지국가에서도 인종차별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구절을 읽고 조금 의아했었다. 이곳조차 이럴진대 가장 많은 다인종의 국가 미국은 또 얼마나 심각할지 가늠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도 지역감정이 있지만 단지 내가 유색인종이기 때문에 차별이 시작되는 기분은 어떨까. 그것 뿐이 아니라 백인종이 아니기 때문에 대체로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나고, 때문에 교육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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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연인 (My Scary Girl, 2006)영화이야기 2006. 7. 23. 21:00
달콤, 살벌한 연인 이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물론 이 캐릭터들은 영화적 의미로 과장된 면 그리고 단선적 면 위주로 그려지지만 이들을 엉뚱한 상황에 넣어놔두는 감독의 배치는 그야말로 재기발랄함 그 자체이다. 예를들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도 벌어지면 민망할 미니홈피 1촌 신청을 안했다고 후배의 싸대기를 올리는 성인 깡패의 모습이라던가 군대갔다온 남자들이 회사생활하면서 여직원들 흉볼 때나 어울림직한 대사를 시체를 유기하기 위해 야산의 땅을 파면서 나누는 장면에선 아주 뒤로 넘어갔다. 사교성은 없지만 소위 지식인으로서 올바른 가치관과 사회관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은 강의실에서 만나면 그야말로 멋진 강사가 아닐 수 없지만, 친구를 만날 때나 연애를 할때면 실천과 생활에서 서투르고 위선적인 면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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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는 역사의 뒷감당은 어찌할건지..정경사 2006. 7. 21. 13:10
신문의 사설은 일반 기사와 달리 주요 사안에 대한 주장을 담는다. 게이트 키핑이라는 편집권을 통해서도 각 신문사의 성향을 알 수 있지만 사설은 직접적 주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명료하게 자사의 지향점을 드러내 준다고 볼 수 있다. 사설에서 주장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보다도 제목이다. 그래서 때로는 결론보다도 사설의 제목만 보아도 그 신문사의 의중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지난 20일자 동아일보 사설의 제목은 이렇다. 작전권 환수 뒷감당, 盧정권이 퇴임 뒤에 할 건지 뒷감당이란 생각이 짧고 무능한 사람이 후일을 생각하지 못하고 어떤 행위를 할 때 주로 훈계조로 쓰이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설이 작전권 환수의 당위성을 부정하고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그렇지만 동아의 문제점은 지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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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드 히미코 (メゾン·ド·ヒミコ: Mezon Do Himiko, 2005)영화이야기 2006. 7. 18. 22:33
메종 드 히미코 을 연출한 이누도 잇신 감독의 작품이다. 감독때문에 를 일부러 찾아 본 것은 아닌 것처럼 이 영화를 보고난 후의 감상도 두 영화가 같은 잇신이라는 부모밑에서 태어난 형제구나 라는 느낌은 그다지 들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것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가 청춘과 사랑에 관한 상징적인 영화였다면 이 영화는 보통의 사랑이라는 인식과는 조금 다른 것을 표현했다. 아마 사랑보다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다. 즉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주는 것. 영화에서 게이들을 통해 사랑은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이고 타인에게 -심지어 가족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책임감으로 산다는 것은 허위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가족에게 아픔을 주더라도 자기 자신을 찾는 길을 택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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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2005)영화이야기 2006. 7. 15. 17:45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영화나 소설을 보는 이유 중의 하나는 동화적 상상력이다. 이 영화는 제목처럼 도로에서 차를 얻어타는 히치하이커를 상상이라는 날개를 달아 우주로 보내서 우주선을 얻어타는 것으로 확대시킨다. 꿈이란 것은 의식, 무의식 그리고 개념과 경험에 대한 우리가 알 수 없는 코드로 형성된 영상과 메세지라면, 이것을 문학과 영화로 표현해 내는 것은 힘든 일이다. 꿈은 보통 10분이라도 말로 설명하기가 힘들고 듣는 사람에겐 경우에 따라 전혀 흥미롭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현대와 세상에 대한 거대한 은유를 바탕으로 생쥐와 돌고래에 대한 비틀어 보기, 지구인과 외계인의 독특한 캐릭터들, 세상의 시초에 대한 무신록적 접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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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연습 - 조정래독후감 2006. 7. 12. 09:26
, , 등의 대하소설로 유명한 작가 조정래에게 이번에 나온 이라는 장편은 23년만의 일이라 한다. 장편보다 더 긴 소설을 쓴 작가이기 때문에 23년만의 장편이라는 책소개에서 처음엔 조금 의아했다면,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결국 대하소설 작가에겐 긴 여정의 대하소설이 어울린다는 소감이 들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소설 태백산맥은 20대 초 나에겐 큰 의미를 지닌 소설이었지만,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눈을 띄게 해주었다는 의미가 큰 반면, 인간에 대한 그리고 문학에 대한 사유의 폭을 넓혔다고는 우문한 내 자신은 느끼진 못한다. 태백산맥은 근현대사에 있어 실제 존재했을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또 그들이 겪고 느끼는 다양한 이야기와 삶 속에서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생생한 경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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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 리턴즈 (Superman Returns, 2006)영화이야기 2006. 7. 1. 19:33
슈퍼맨 리턴즈 제목 그대로 이 영화의 의의는 그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동안 재해석 또는 재등장한 베트맨, 스파이더맨 등등이 있었다면 조금은 더 무거운 비중으로 그리고 더 강한 추억으로 다가오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수퍼맨이다. 그래서 위의 다른 맨들과는 달리 수퍼맨 속편의 느낌은 스타워즈의 새시리즈의 출현과 비슷한 감동이다. 간밤에 막걸리 먹고 뻗어 자는 바람에 아르헨티나의 8강전마저 놓치고 일찍 일어나서 곤히 잠자는 아내를 막무가내로 깨워 동네에 있는 극장에서 처음으로 조조로 수퍼맨을 봤다. 인상적인건 이 극장이 우연찮게 DLP 디지털 상영관이었고, 그 이른 시간에 매진이었단 점이다. 어릴적 개봉관에서 봤던 수퍼맨2가 오버랩되면서 수퍼맨이 시작되었다. 존 윌리암스의 음악으로 시작되는 처음 부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