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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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서생 (淫亂書生, 2006)영화이야기 2006. 9. 2. 21:01
음란서생 이 영화에선 에 못지 않은 조선시대의 수려한 경관과 미려한 건축물 그리고 화려한 복식의 등장인물들이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왕의 궁궐과 어전회의 실등은 같은 고궁을 배경으로 한 TV의 사극에선 볼 수 없는 빼어난 영상을 선사해준다. 내용은 처럼 왕이 연관된 사랑이야기지만,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며 여기선 오히려 피해자는 왕이다. 상고시대부터 우리민족은 세계에서 로마에 버금갈 정도로 성에 대해서 자유분방한 나라라는 설이 있다. 유교가 도입되고 나서도 음지에서는 이런 자유분방함이 살아 있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한석규가 분한 주인공은 권력과 당파싸움에는 관심이 없고 글을 읽고 쓰는 것에 실력이 출중한 사대부의 문장가이다. 그랬던 그가 활활타오르는 생명력을 발산하는 것은 음란소설을 쓰며,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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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유발자들 (A Bloody Aria, 2006)영화이야기 2006. 8. 27. 01:39
구타유발자들 80년대 최고의 배우가 안성기였다면 90년대 중후반에서 그만큼 비중을 차지한 배우는 단연 한석규다. 그는 에서 코믹한 모습을, 에서는 깡패를, 같은 오락영화에 나와선 현란한 총싸움을 보여주는가 하면 에선 잔잔하게 우리 심금을 울리던 사진사로 나왔었다. 이후 최민식 송강호로 이어지는 현재 영화계에서 잠시 주춤하던 그는 을 계기로 복귀해 등의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의 막둥이란 이름을 딴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기도 했던 그는 영화를 출연하기전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볼 뿐 아니라 감각적으로 고르는 안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란 갱스터무비 제목같은 영화를 보게된 것은 순전히 한석규란 이름 때문이었다. 이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보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그만큼 소재와 분위기가 우리 일상의 폭력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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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주부퀴즈왕 (Quiz King, 2005)영화이야기 2006. 4. 13. 16:59
미스터 주부퀴즈왕 한 아이가 아빠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불행히도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아이의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아이는 급히 응급차로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마침 응급실에 있던 한 의사는 그 아이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이를 후송한 구급요원이 이런 의사를 반응을 보고 그 의사에게 물었다 " 이 아이를 아시나요?"라고 하자 의사는 "이 아이는 내 아들이에요!"라고 말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분명 현장에서 사망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물론 정답은 그 의사가 아이의 엄마라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 간의 편견을 테스트하는 이 일화를 처음 접했을 때 답을 맞히지 못했던 사고의 협소함에 스스로 놀랬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본 한석규의 영화 '미스터 주부 퀴즈왕'은 위 일화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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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 (The Scarlet Letter, 2004)영화이야기 2006. 4. 13. 13:09
주홍글씨 '이중간첩'이후 오랜만에 나온 한석규 주연의 영화. 이중간첩의 경우는 서사구조가 매우 확실해서 인상적이지 못했다면 이 영화는 주제나 서사가 매우 모호하지만 장면장면은 매우 인상적인 영화다. - 다음 작품에선 이 둘을 만두피와 만두 속 같이 빚어서 한입에 먹을 수 있게 해줬으면 싶다. 암튼 한석규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또 그리고 출연을 결심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또 왜 그랬는지 조금 궁금하기까지 하다. 왜냐면 영화의 마지막 씬과 반전에 무게 중점을 두고 나머지 도입부와 전개가 짜맞춰진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다시말해서 스릴러, 추리물인지 알았다가 나중에 보니 멜러물 비슷하게 되었을 때의 허탈 그리고 약간의 배신감마저 들기 때문이다. 단 기술적으로 영화의 촬영이나 조명 셋트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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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The Contact, 1997)영화이야기 2006. 4. 13. 13:03
접속 이문열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가 떠올랐다. 이영화를 보고 나서면서 부터 내내 말이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세련되고 유려하고 웅장한 문체에 -- 이문열 자신도 인정했듯이-- 내용없는 단순한 이야기가 감동의 대작으로 둔갑되었던...이 영화가 그랬다. 수단의 고상하고 세련된 겉치장이, 그 눈속임이 돈을 벌려는 목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에, 지금은 훌륭한 방어기제가 되는 모양이다..잘 만든 영화 였다. 이 잘 만든 영화는 토요일 아침 10시부터 종로의 모 상영관에서 사람들을 줄지어 서게 만들었다. 이 영화를 보고 있는 2시간 동안 나는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딱 두시간만 행복했다는 것이다. 영화가 꼭 현실의 반영이여야 한다는 것이 교조적인(?) 영화 보기라고 한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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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 미 썸딩 (Tell Me Something, 1999)영화이야기 2006. 4. 13. 13:00
텔 미 썸딩 한석규 심은하의 두번째 콤비를 이룬 영화다. 사실 개봉 할때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여차저차 해서 제목조차도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영화이다. 오늘도 임백수는 츄리닝과 슬리퍼를 적적 끌면서 '박하사탕'을 빌리러 동네 비디오 가계에 납시었으나..역시 없었다. 벌써 세번째 도전이었으나..우리 동네 백수 짠밥이 아직 내가 미흡한가 보다했다. 꺼꾸로 놓여진 '박하사탕' 옆에옆에 '텔미 썸씽'이 있었다. 세개가 모두 바로 꽂혀 있더군..그래서 빌린 거다. 영화는 그다지 지루하진 않았다. 한석규의 허무한 혹은 권태스런 연기도 좋았고.. 말이 많았던 심은하의 연기도 괜찮았던 것 같다. 문제는 구성이었는데.. 드라마쪽보단 이미지가 이긴 그런 영화로 보였다. 물론 영화의 소재 상 드라마가 중요한 데도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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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1998)영화이야기 2006. 4. 13. 12:54
8월의 크리스마스 이 영화를 보며 작년 이맘때..떠났던 친구가 생각났다. 그친구와 나는 대단한 계기나 거창한 우정의 맹세따위는 없었지만, 누가 물으면 거의 무의식적으로 대답하곤 했던 '가장 친한 친구'였었다. 내가 바라는 가장 소중한 친구란 역시 '일상'과도 같은 친구일 것이다. 이 영화는 죽어가는 사람의 일상을 다룬 영화이다. 내 안에 없던 그 무엇이 생김으로 해서 느껴지는 감사함도 있겠지만, 역시나 가장 고마운것은 내 안에 있는 모든 소사(小事)를 긍정하고 그리고 사랑하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 사진사는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넉넉한 웃음을 지녔을 것이다. 그를 바라보는 우리들도 입가에 웃음을 짓게 되는 것은 그를 통해서 잊었던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