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
하나미즈키 (Hanamizuki , 2010)영화이야기 2014. 4. 9. 12:34
겨울도 되고 해서 순전히 홋카이도 배경이라 보게 된 영화. 첫사랑은 이뤄진다는 일본인 특유의 영화 정서의 정석이라할 영화다. 고등학교때 만나 첫사랑인 두 주인공은 서로의 환경과 꿈의 차이 그리고 각자 다른 사랑의 굴레에도 불구하고 결국 벗어나 맺어진다는 내용이다. 아쉬운 것은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디테일이 조금씩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렇게 사람과 사랑에 대한 감정에 대한 관심 없이 그저 서사적인 면에만 충실한 극의 흐름은 마치 몇 세기전 동화를 읽는 것처럼 저돌적(?)이다. 더 안좋은 것은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에 대한 섬세함도 떨어져 버리는 바람에 둘이 맺어지는 것에 대한 공감은 커녕 동의를 얻기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장면은 꽤 괜찮았던 것 같다. 하나는 눈이 오는 날 전차..
-
악인 (Villain , 2010)영화이야기 2014. 4. 5. 19:22
일본판 레미제라블이라고나 할까. 삶이 비루하거나 가난한 것은 그들도 그들의 가족의 잘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비극과 밀접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는 슬프다.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악인은 자신의 분노가 아닌 타인에 대한 조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속에서 악이란 개인적이 아니기 때문에 악인을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 분명한 것은 세상의 모든 일은 연관이 있다는 것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악과 선도 우리 사회의 거울이라 할 수 있으며 사회의 목표와 달리 지배의 논리는 선함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들을 희생양으로 삼기를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 속 사랑은 애처롭기 그지 없다. 사랑이 철갑을 두르기까지 한두사람의 애정은 더욱 더 그렇다. 이것이 이들과 장발장의 차이라고 할까. ..
-
그때는 그에게 안부 전해줘 (Say Hello for Me , 2007)영화이야기 2014. 4. 3. 12:44
는 세번째로 본 이치카와 다쿠지 원작의 영화이다. 사랑하는 주인공, 특히 여자 주인공이 특수한(비현실적으로) 처지에 놓이는 것은 동일하다. 전작인 와는 비슷한 설정이고 는 환타지란 점이 다르다. 소위 다쿠지 소설에선 반전으로 작용하는 감동의 코드가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영화 말미에 후일담처럼 숨겨왔던 여자주인공의 순애보와 결단(!)을 보여주는 부분이 빠지지 않는다. 눈물 쏙 빼는 이런 시점 차이는 여전히 감성을 울리긴 하지만 의의로 이번 작품은 해피엔딩이라서 여운의 차이는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최근에 을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일본인의 '유년 시절'에 대한 강렬한 동경은 안타까울 정도이다. 에도시대부터 근대화까지 그리고 패전 이후 현대까지도 지배 권력의 전국민 무사화 -실제론 병영 문화화- 속에서 ..
-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Heavenly Forest , 2006)영화이야기 2014. 4. 3. 12:35
이 영화를 보고나니 이치카와 다쿠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이전 작품 와 이 영화 밖에 보지 못하였지만 두 작품 모두 동화적 신비로움, 순수한 사랑에 대한 감동이란 분위기 외에도 특유의 독특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앞서 말한 유년시절의 순수함이 일본 특유의 멜러의 특징이라면, 다쿠지의 특성은 바로 여성의 선택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점에 있다. 두 영화 모두 사랑을 선택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순전히 여성 자신의 선택이다. 이후 남겨진 사람은 항상 남자이다. 다쿠지야는 여성을 결정권자 혹은 신으로 여기는 어린 시절의 감성을 충실히 다루고 있는 소설가라 할 것이다. 어떤 면에선 패전 이후 상실된 고래의 일본사회의 여성성에 대한 향수일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아직도 일본은 미래보다는 과거,..
-
차가운 열대어 (Cold Fish , 2010)영화이야기 2014. 4. 3. 12:24
소위 고어영화류는 왠만하면 보지 않는다. 피범벅 속에 전달되는 메세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 영화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스토리와 메세지 속에 어느정도 역할이 있다는 점이 그나마 수긍할만 하다. 여튼 이 영화는 지독히도 일본적이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일본 특유의 문화가 방향을 잃을 때 주인공은 주군을 살해하고, 부정한 아내에 복수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일련의 시대극 같은 구성은 주인공이 발현하는 그리고 일본 관객이 그리워하는 일본 무사도 정신을 나타내고 싶은 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차가운 열대어 ★★★
-
사랑에 빠진 것처럼 (Like Someone in Love , 2012)영화이야기 2014. 4. 2. 13:04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진실이 작동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고 어쩌면 불가능한 것일까? 때문에 발생하는 진짜 문제는 비겁한 우리들의 일상적 '위선'이다. 이런 허위와 욕망에 대해 말할 때 말할 때 얄팍한 연애를 통해 매우 뛰어난 직관을 보여준 것이 홍상수 감독이었다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이 영화는 거대한 '통찰'을 선사한다. 현대 우리 도시의 삶에서 진리는 우리를 자유케하는 것이 아니라 부담스러우며 심지어 까무러치게도 한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
-
도쿄 가족 (東京家族 Tokyo Family, 2012)영화이야기 2013. 10. 27. 16:01
도쿄 가족 ★★★☆ 이 영화의 노감독 야마다 요지의 프로필을 보니 "천부적인 재능이 없으면 감독이 될 수 없다"는 건방진 말이나 내뱉고 있길래 뭐랄까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 자신 도쿄대 법학과를 나와서 그랬을까 사실 그다지 관심밖인 일본 영화라곤 하지만 구로사와 아키라든가 오즈 야스지로라든가 아니면 최근의 소노 시온 처럼 주위에 회자되는 인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니 꽤나 괜찮았다. 처음엔 그저 오즈의 의 현대판 리메이크란 생각이 들었다. 장남의 직업, 첫째 딸도 그렇고 모든 것이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왜 다들 '오마쥬'라고 하는 지 알게 되었다. 단순히 시대를 바꿔 다듬은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면 사람, 장면이면 장면 그리고 주제를 풀어내는 이야기 또한 충분히 절제되어있고..
-
란(乱 Ran, 1985)영화이야기 2013. 10. 26. 22:08
란(乱 Ran) ★★★☆ 1985년 작이다. 사실 그 당시 이란 영화 잡지를 통해서 이 영화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당시는 생소하기도 하고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은 일본의 영화였고, 당연히 구로사와 아키라가 누군지도 잘 몰랐다. 다만 당시 , 등의 조지 루카소, 스티븐 스필버그에 빠져있던 때라 이 두 헐리웃 감독이 존경하고 자본까지 지원한 작품이라는 귀절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밀린 숙제를 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로부터 거의 30년이 지나서 겨우 보게 되었다. 그 세월 중간에 이미 쿠로사와 감독의 작품은 몇몇을 보았다. , ,,와 같은 시대극도 괜찮았지만 사실 라는 작품이 대단히 좋았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이 '죽는다'는 것인데 '산다'는 것에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