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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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Snowpiercer, 2013)영화이야기 2014. 1. 2. 12:42
설국열차 ★★★ “만약 가 한 권의 책이고, 내가 도서관의 사서라면 처음에는 이 책을 사회과학 코너에 분류하려고 하다가 마음을 바꿔 자연과학 중 초기 지구의 환경을 조성해 생물체가 없었던 환경에서 자연적인 조건을 통해 생명체 탄생의 시초를 밝히려 했던 밀러-유리의 아미노산 실험에 관한 논문의 옆에 놓으려다가 결국 갈팡질팡하다가 망설이며 토정비결 옆에 꽂아두고 다시는 꺼내 읽고 싶지 않을 것만 같다.” 봉준호 감독의 는 부조리한 시스템에 대한 하층민의 저항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열차라는 설정은 인간의 투쟁과 진보를 담기 위한 알레고리의 역할이 아니라 오히려 유사이래 인류의 사회 구조의 한계에 대한 냉담한 비유로 볼 수 있다. 마치 죽음과 죽음 사이를 가느다란 열차라는 스트링 우주관을 통해 인류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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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Secret Sunshine, 2007)영화이야기 2007. 10. 9. 22:02
밀양 영화 을 이루는 몇가지 것들이 있다. 하나는 이창동 감독이고 또 하나는 기독교로 이름 지울 수 있는 종교, 그리고 밀양이라는 지역, 또 칸을 매료시켰던 배우 전도연이다. 이 모든 것이 합쳐져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슬픔과 고통 이라기보다는 '절망'이었다고 생각한다. 삶이란 애초부터 초월할 수 없는 한계가 뚜렷한 것이다. 죽음을 초월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우리에겐 없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는 매순간 죽음을 떠올리며 살아가진 않는다. 나를 둘러 싼 관계, 사람들, 그리고 자신이 책임지어야할 부분, 거기에서 어우러지는 웃음, 슬픔, 고뇌, 사상 등이 우리 삶을 그렇게 저렇게 이뤄서 앞으로 나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것들을 아마 '희망'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지도 모르지만. 남편을 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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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The Host, 2006)영화이야기 2006. 8. 1. 01:19
괴물 영화 이 마치 영화제목처럼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다. 2-30대층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는 것은 아마 나처럼 대부분 을 추억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단지 괴물이 나오는 영화라는 장르에 대한 관심으로 보기엔 관객이 너무 몰리고 있으며 이 관객들이 모두 심형래의 를 보러갈 잠재관객으로 볼수는 없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나 류의 괴물을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한참 재미없는 영화다. 굳이 헐리웃 영화와 같지 않다는 실망감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고 있는 한강에 모처럼 출현한 괴물에 대한 기대엔 못미치는 영화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실제상황에서 전쟁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고, 재난은 우리에게 시련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사실주의에 기초한 이 영화에서 감독과 우리가 주목하는 부분은 가족이다. 가 최초로 SF란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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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왕 (The Foul King, 2000)영화이야기 2006. 4. 13. 12:57
반칙왕 우리동네 비디오 가계 앞을 지나다 보니 그집 벽에 붙어있는 반칙왕 포스터를 보았다. 벌써 이게 비디오로 나왔나 싶어 보고 싶었던 영화인 차라 빌려 보았다. 김일, 여권부, 이왕표 등등 레슬링하면 떠오르는 이 사람들의 이름과 함께 약간의 향수 그리고 우리 세대만 알수 있는 일종의 코드란 생각 등등에 젖어 구슬치기나 딱지치기 보듯이 해서 보고 싶었던 영화이다. 근데 영화는 단순한 70년대 레슬링을 소재로 한 유쾌한 농담이라기 보단 혹은 '주유소 습격 사건'마냥 게걸스런 웃음 따먹기용이 아닌, 'shall we dance'식의 현대인들의 억눌린 무게와 소외를 주제로 한 것이었다. 어느것이 과연 행복일까 하는 거창한 질문은 고사하더라도 이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활동과 개인의 자유 혹은 행복을 접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