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번 종훈이가 어제 모처럼 학교를 다녀왔다고 하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2번 건물, 3번 건물, 도서관, 노인정, 폭풍의 언덕 등등..
공식적 명칭과 은어가 섞인 이런 이름들을 오랜만에 나누자니
아무래도 같은 학교라는 동질감과 그 시절 기억 새삼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직 바람은 쌀쌀하지만 이런 것을 보면 봄은 봄인가 보다.
캠퍼스의 4월과 5월은 그야말로 분주하고 설레는 그런 시기였던 것 같다.
개강하여 다시 만나고, 후배들도 들어오고, 4.3 부터 5.18까지 기념해야 할 사안들도 많다.
특히 4.19때 수유리까지 참배하러 갔던 때가 떠오른다.
노천에 모여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기념티를 사고, 선배 후배들과 모여서 묘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던 일. 시원한 바람과 도로를 마음껏 달릴 수 있었으며,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힐 때쯤이면 묘역에 다다르곤 했다.
이건 어찌보면 위치상 몇몇 학교에만 있었던 행사 같다.
( 내 기억엔 성균관대 학우들은 걸어서 왔고 고려대 학우들은 뛰어왔던 것 같다. 하하!)
사실 그 당시엔 그리 좋았단 생각을 하면서 다니진 않았지만..
다시 생각난 학교와 봄을 떠올리니 기분이 좋은 건 부정할 수는 없다.
잉글리쉬만 내 맘속에 있는 게 아니고,
이제는 사라진 '미네르바'도 내 맘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