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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투성의 해악과 규정 짓기의 불편함
    각종감상문 2006. 4. 12. 23:53

    예를 들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보다 더 맞는 말들이 많아요. 나는 지금 너의 이런 부분이 좋아, 그런데 다음날이 되니까 그게 아니라 다른 점이 좋아. 너의 손을 만지고 싶어. 너의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마워. 너랑 있으니까 마음이 따뜻해지고 몸이 편안해지네. 외로웠는데 네가 같이 있으니까 참 좋다 등등.
    만약 처음부터 사랑이라는 말을 내뱉어버리면 갑자기 내가 책임질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다가오고,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부분까지 받아들이다 보니 오히려 최상의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것이 상투성이 갖는 해악이라고 생각해요.  <홍상수 감독>


    소심함과 우유부단함이 내가 가진 성향이라면,
    여기에 하나 더 덧붙여 안주하려는 습성도 추가할 수 있다.
    다만 내가 가진 안주란 도전 의식의 결여이지, 상투적이거나
    주인의식의 결여는 아니란 것이다.

    여튼, 우유부단한 나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선택의 순간에 무척
    이나 수동적이 된다. 따라서 내 상황에 맞지 않는 다른 사람의
    행동 패턴을 따라하거나, 수많은 생각끝에 결국은 앞뒤 짤라버리고
    성급하게 선언해 버린다.

    이런 선언은 나를 편하게 해주긴 하지만, 이때문에  감정이
    고정적이 되어 작고 소중한 부분에 대한  감사나 기쁨에 소홀해 질수가 있다.
    따라서 이런 선언에 반하는 작은 부분에 대해 불경하게 생각하며
    도리어 경솔하게 화를 내기 쉬이 된다.

    우유부단함은 지리멸렬한 삶에서 어찌보면 보편적인 문제이다.
    여기서 하나 내가 주목할 것은, 지리멸렬함은 규정 짓거나 선언을
    통해서 극복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차분하게 내 안에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만 머물거나 고이는 일 없이 흐르는 물처럼..

    중요한건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의 자세이다.
    열정과 이타, 긍정, 객관화, 실천 등등의..

    세상의 모든 고정된 것은 녹거나 썩기 마련이다.

    인생에서 내게 맞는 옷이란 밖에서 구해서 입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내 살과 피에서 천과 실을 찾아 내가 기워 입는 그런 것일 것 같다.

    -- 비가 한두방울 내리려는 3월에 사무실에서 주저리주저리 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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