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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도 쉬워야 한다
    각종감상문 2006. 4. 13. 17:02

    최근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칼럼 건과 같은 학교 장시기 교수의 주장때문에 다시 보수(극우)와 진보 사이에 논쟁이 뜨겁다. 이 문제에 대해서 할말이 꽤나 많지만 오늘은 단순히 우리나라에 있어서 우익과 진보 사이의 차이를 나름대로 말해 보기로 한다.

    언론이나 TV등에서 보는 우익과 진보, 좌익의 가장 큰 차이는 그 말을 들을 때 이해하기 쉽다와 아니다인것 같다. 학교 다닐때나, 요즘 토론을 보더라도 우익쪽의 발언은 정말 쉽고 단순하고 명쾌하기 까지 하다. 듣기에 따라 상식적이기도하고  이해하기 쉽다.  주로 말하는 방식은 '규정짓기'와 '감정적인 언어'이다. 주체사상이 어떻고 3대소조가 어떻고 고려연방제가 어떤 적화야욕을 교묘하게 위장하고 있느냐를 학생 시절 윤리시간때 만큼이나 따질 것도 없이 그저 '김일성은 원수다' 이거 하나면 끝이다. 요즘 많이 볼  수 있는  "찌질이", "낭닌구", "빨갱이" 뭐 이런식으로 낙인지어 부르면 얼마나 무식하게(!)  이해하기 쉬운가.

    "김일성은 6.25 전쟁을 일으켜 많은 동족을 살상했으니 민족의 원흉이다." "구 소련의 지원을 받은 수많은 탱크와 막강한 화력 속에서 낙동강 이남으로 나라가 없어질 판에 미국이나 맥아더 같은 사람이 우리를 구해줬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여기까지 어릴적부터 많이 들어온 우익의 논조다. 거기에 조금 더 덧붙이면 미국은 해방군이고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친일파 문제는 외국인인 미군의 눈으로 봤을 때 친일파가 단순히 업무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갓 해방된 한국에 행정과 치안을 경력자 우대로써 계속 중용했다는 거다.  게다가 더 파고들면 "넌 얼마나 깨끗하냐?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있더냐?"라는 제멋대로 인간성을 일반화시키며 "누군들 일제 강점기에 친일파하고 싶어 했겠냐." " 나라가 힘이 없는 게 죄 아니더냐 "하면 우리도 모르게 고개 끄덕일 정도가 된다.

    강정구 교수 관련한 토론에서도 그렇다.
    보수주의자인 볼테르가 "나는 당신의 사상을 증오한다. 그러나 누군가 당신이 사상이 다르고다고 해서 당신을 억압한다면 나는 당신을 위해 싸울 것이다"라는 말이나  리영희 선생님이 밝혀낸 대로 당시 UN에서 정한 대한민국의 정부는 단지  한반도 이남에만 한정된 것일 뿐이며 따라서 6.25는  내전이나 통일전쟁으로 규정된다는  진리를 기껏 설명을 해주면 한나라당의 강충희 의원 같은 사람은 아주 쉽고 간편하게 일소해 버린다. "김정일은 김일성과 마찬가지로 나쁘다" "어떤 사상도 수용할 수 있으나 나라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반역자다"라고 말해버리면 끝난다.

    아무리 조국 해방을 위해 일제와 싸운 독립운동가 중 70%이상이 사회주의자들이었다 하더라도 그들의 눈에는 그 분들은 단지 '빨갱이'일 뿐인 것과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고 맨날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해도 상심한 그 아들이 밖에서 " 그놈은 개만도 못한 새끼야!"라고 한마디 한다면 그것으로 인해 그 아들은 무조건적으로 패륜아고 가족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인간 말종으로 보는 시각이 옳다고 보는가? 이런 규정짓기는 얼핏 들으면 얼마나  공감가는 말인가.

    부시가 이라크로 자국의 서민들 유색인종들을 사지로 내보내도 AFKN같은 데 나오는 성조기에 오버랩 되는 부시의 결연한 표정과 그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연설을 듣고 있는 어린 병사들의 굳은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미국의 보수진영들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알고보면 진보도 알고 보면 매우 간단할 수 있는데 도대체가 힘이 정의인 세상에선 씨도 안먹히는 형국인 것이다. 진보와 좌익의 논리는 간단히 이거다. "거짓말은 나쁘다! 하지마라"

    보통의 우리들도 누구를 속이고 누군가의 재산을 갈취해 가는 것에 대해 당연히 공분을 느낀다.

    김일성을 앞세워서 인권과 통일과 자유와 민족정기를 말살하고 애국심을 앞세워서 노동자와 서민을 탄압하고 기업가의 배만 불리우는 그런 세상의 사기를 파헤치자는 것이다. 그러나 TV나 학교에서 잘 가르쳐주지 않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진실을 알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 힘있는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은폐하거나 숨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왜 신탁운동이 잘못된 판단이었고 찬탁운동이 오히려 현명한 것인지를 알기란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분노, 그런 분노를 격정적으로 표출하는 것또한 현명한 것은 아니다.  누구를 100% 미워하면 결국 사랑하기도 쉬워진다는 얘기가 있듯이 그 수많았던 80년대의 청년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가.

    선도적 투쟁보다 중요한건 우리 민중이다. 그러기 위해서 감정을 가라앉히고 좀 더 냉철해 질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건 진보의 논리가 좀 더 쉬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쉽지만 그렇게 쉬워지기 위한 환경을 만들기는 정말 험란한 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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