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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
    각종감상문 2006. 4. 13. 13:16

    중국 연안 근처의 태항산맥 근처에 사방이 거대한 산으로 둘러 쌓인 분지가 있다. 황토 지대 중국 산의 밋밋하고 황량함 속에 분지를 거스르는 조그만 산길이 보인다.

    모두 황토 흙 뿐인 황량한 산길에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돌무덤이 두개가 솟아 있다. 바로 여기 아무도 찾지 않을 것 같은 돌무덤의 묘비를 부여잡고 흐느끼는 한 사내가 있으니 그가 바로 도올 김용옥이며, 그는 정말 서럽디 서럽게 그렇게 통곡을 하고 있었다.

    1945년 8.15, 60주년을 맞아 요즘 EBS에서 '도올이 본 한국 독립 운동사'를 방영하고 있다. 도올은 그동안 동양철학, 의학, 문학, 영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했으나 나에겐 그 사람하면 떠오르는 하나의 일관된 지향점이 그간 떠오르지 않았다. 쉽게 흥분하고 때론 자만하고 타인의 눈을 신경쓰지 않는 불친절한 사람이지만 왠지 밉지는 않은 그런 인상이었지만 이번에 깨달은 그의 일관됨은 호기심이 가득한 탐구욕과 끊임없는 열정으로 학습하는 그 자세가 아닐까 싶다.

    지난 대북 특검 때  보여줬던 국가주의적이 아닌  순전히 민족적 관점으로 사태를 파악하고 시대를 걱정하는 그는 누런 신문지 속 활자가 활활 타올라 수많은 사람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일제시대때의 우리 조상의 독립운동사에 대해 공부를 했다고 한다. 6개월동안 이번 다큐를 준비하면서 6000여권의 책을 독파하고 답사를 하며 "화산이 폭발하듯 자신의 대가리가 깨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는 도올은 민족주의 진영 뿐이 아닌, 중국에서 활약한 좌익 계열의 독립투사들에 대해서도 객관적이고 풍부한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일제의 잔학성을 폭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본 제국주의 지배층과는 다르게 전쟁터에 동원된 일본의 젊은이들 역시도  희생양이라는 인본주의적 시각으로,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현 지배세력의 위험성을 통절하게 고발하고 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때 친일파는 1%에 지나지 않았으며 90%의 우리 조상들은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웠고 자신은 모래 한줌 밖에 되지 않는 친일파를 색출하는 일보다는 대다수를 차지했던 민중들의 항일의 활동을 규명하는 일에 매진을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0%가 되었던 1%가 되었던 친일파들의 청산은 민족의 정기와  한 나라의 존립을 좌지우지하는 근본적인 일이다. 이 일 조차도 60년이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우리 역사는 분명히 불행하며 또한 반성해야 하며 이는 분명히 후손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간의 군사독재의 국가주의적 역사관과 반공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사실주의적 역사 찾기에 매진하는 도올의 작업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도올의 시도에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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