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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당선의 원리정경사 2025. 4. 27. 12:57
독재종식, 지역통합, 세대갈등, 공정이슈 등 우리의 대선 때 마다 소위 시대정신이란 명분을 잡으려 치열한 선거전쟁을 치러왔고 결과를 두고 수많은 분석과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새로운 집권세력에 의미를 부여하느라 고심했습니다.윤석열의 계엄과 탄핵으로 시작된 이번 대선 역시도 내란 종식, 헌법 수호 한편은 체제전쟁 등 저마다 집권 명분과 시대정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 역대 대선은 결과만 놓고 보면 가장 핵심적인 변수와 영향은 수싸움 즉 정치공학적인 측면이라고 봅니다. 삼김 분열로 인한 노태우 당선, 정주영 출마 덕을 본 YS 당선, 이인제 출마+DJP연합으로 DJ당선, 정몽준과 단일화 영향으로 노무현 당선, 지금과 가장 유사한 상황인 19대 대선도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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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머신' 한동훈정경사 2025. 4. 27. 10:06
일찌기 유시민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말 잘하는 정치인의 단연 톱은 유시민이었다. 물론 DJ, 노무현도 그 방면에 일가를 이뤘지만, 한창 때 유시민의 언변은 마치 래드클라운의 랩스타일 같은 또박또박한 딕션과 전달력, 촘촘한 플로우, 공격적이면서도 섬세한 배틀, 감정이 실린 스토리텔링, 대중성과 아카데믹의 균형으로 독보적이었다.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유명한 꼬리표처럼 각인된 유시민에 대한 평이다. 말하자면 젊고 똑똑하나 싸가지 없는 엘리트 정치인이란 말이다. 현재 비슷한 평을 받고 있는 정치인이 몇몇 있지만 가장 근접한 인물은 아마 한동훈 일 거다. 전에도 말했지만, 한동훈은 토론이나 논쟁 시 주로 질문에 대한 즉답을 피하고 상대에게 같은 질문을 돌려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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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ㆍ홍준표, "깐족" "아부" 맞수 토론 짧은 감상정경사 2025. 4. 27. 10:05
조금 전 홍준표 한동훈의 토론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봤다. 세세하게 쓸 말이 많을 것 같았는데 너무 예상대로여서 세세히 들여다볼 생각보다는 관전하는 느낌이 커서 의외로 간단히 감상평을 적을 수 있겠다. 한동훈과 홍준표는 마치 이상과 현실을 대표하는 듯 해보였다. 한동훈은 눈에 보이는 것, 명문화된 규정의 당위에 크게 무게를 두었고, 그렇지 못한 행위에 대해선 이해하려하기 보단 가차없는 비난을 가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홍준표는 경험을 중시하고 형식보다는 진정성 명분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고자하는 입장이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외피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누가 더 유연하고 열려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https://v.daum.net/v/202504252051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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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김문수의 맞수 토론 감상정경사 2025. 4. 27. 10:03
어제 토론의 하이라이트.상대에게 건네는 무시무시한 멘트에 비해 김문수는 폭발하지 않았다. 사실 이번에 김문수란 사람을 거의 처음 자세히 봤는데 조금 어눌한 말투와 답답해보이는 외모와 달리 가슴속에 밀도높게 응집된 에너지 - 소신과 가치, 때로는 폭력적으로 폭발하는 - 가 있는 사람 같다. 토론에서 건드려지긴 했지만 폭발하진 않았다. 아마 가슴속 보일러에 전원만 들어왔을 것 같다. 소신있는 강단 특히 우리 고위직에서 보기 드믄 청렴함을 갖춘 인물이지만 지도자가 되기엔 준비도 힘도 달리는 듯 보였다.한동훈은 모 유튜브 채널명을 빌자면 겸손은 힘들었다. 전보다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상대방의 말을 좀 들어주는 경청이 부족했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수호자로 자신을 규정했고 실제로 계엄 당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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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시간 (2025, Adolescence)영화이야기 2025. 4. 19. 06:21
이 작품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매우 도발적이다. 도발은 좁은 시야각과 충격을 동반하는 속성때문에 보통 한방향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도발적임에도 동시에 다양한 시각과 다채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작품은 크게 1화는 반전이 있을 것 같은 추리물 2화는 교권이 무너진 학교 3화는 소년 개인의 내면을 탐색하는 상담사와 대화 4화는 진실 앞에 회고하는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은 다들 감탄하듯이 롱테이크, 롱테이크 그리고 롱테이크다 아마 가장 핵심이 되는 대화는 말미에 소년의 아버지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툭하면 벨트로 자신을 때릴 정도로 폭력적인 가장의 모습, '나는 저런 아버지는 되지 않겠어' 하지만 자신이 아버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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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만스 (The Fabelmans, 2022)영화이야기 2024. 11. 7. 17:27
흔히 영화는 예술과 과학이 만나 탄생한 장르라고 한다. 만약 실제로 그러하다면 영화는 그 둘의 아들이야말로 스티븐 스필버그라고 말한다. 스필버그에겐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자질과 영감을 북돋아준 어머니와 영화를 계속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버팀목이 되어준 아버지가 있었고 그 둘의 만남과 헤어짐까지 그랬다. 파벨만스(2022) - 왓챠피디아전 세계가 사랑한 거장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그 위대한 꿈의 시작! 난생 처음 극장에서 스크린을 마주한 순간부터 영화와 사랑에 빠진 소년 ‘새미’(가브리엘 라벨). 아빠 ‘버트’(폴 다pedia.watc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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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정도는 친구야소소한 낙서 2024. 9. 5. 10:16
어렸을 때 사업하시는 아버지가 자주 이런 말을 했다. "사회에선 10살 정도는 친구야. 형 동생이 아니라" 학생이었던 나는 당시 1살 차이가 대개 커보였기 때문에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막상 내가 커서 사회생활을 오래하고 있는 지금 그 말씀을 돌이켜보면, 10살 차이에 친구하는 사이는 거의 보지 못했다. 비단 내가 직장인이라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고.무슨 변화가 있었던 건가.반대로 생각해보면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으면서 원활한 경기 운영을 위해 권위적인 축구 문화를 타파한다는 취지 아래 형 동생 호칭을 금지하고 서로 반말할 것을 강제한 적이 있었다. 실제로 월드컵 4강이라는 전무후무한 결과물을 내는 데 바탕이 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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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2023)영화이야기 2024. 8. 28. 11:14
빔 벤더스가 그린 '동경 이야기'이 남자는 매일 새벽 같은 소리 같은 시간에 일어나 이부자리를 개고 집안을 정리 정돈한 후 바로 집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커피 한 캔을 뽑아 마시고 출근한다. 일터에선 거의 수행을 하는 것처럼 청소 일을 하고 퇴근 후 단골 식당과 술집에 들려 냉주를 한잔하고 다시 집에 와서 책을 읽다가 잠을 청하며 하루를 끝마친다.틈틈이 짬을 내어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곤 한다. 이러한 일상의 루틴은 주인공인 히라야마 스스로가 만든 인생을 즐기는 습관과도 같은 성실함이다. 히라야마의 루틴은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친절함이 배이게 한다. 특히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생각하는 생활은 인생에서 상승과 하강을 받아들이고 고양하는 그야말로 퍼펙트 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