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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귀족과 노예의 개념정경사 2025. 10. 23. 13:00
니체의 ‘귀족’과 ‘노예’ 개념, 무엇을 뜻하나먼저 정리: 니체가 말하는 ‘귀족(주인, master)’은 역사적 신분계급 그 자체라기보다, 스스로를 긍정하고 자기 힘을 창조적으로 발휘하는 가치 태도를 가리킵니다. 반대로 ‘노예(slave)’는 사회적 신분이라기보다, 약자가 강자에 대한 원한(레상티망)으로 가치를 뒤집어 세우는 반응적 태도를 뜻합니다. 니체에게서 힘은 단순한 폭력이나 자본의 크기보다, 자기-형성, 자기-규율, 자기-긍정의 역량과 더 가깝습니다.개념 비교: 귀족(주인) 도덕 vs 노예 도덕가치의 기원귀족: 스스로를 ‘좋다’고 먼저 긍정하며 거기서 가치가 확장됨(자기-긍정, 창조).노예: 타자를 ‘악’으로 규정하는 부정에서 출발(반응적, 역전적 가치 설정).핵심 정서/동력귀족: 충만함, 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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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적 주체와 한국 정치, 좌우의 거울상정경사 2025. 9. 22. 10:05
"나도 그게 문제라는 사실은 알고 있어. 그래서 어쩌라구?"슬라보예 지젝의 냉소적 주체 개념은 한국 정치의 현실을 읽는 데 유용하다. 그는 사람들이 더 이상 이데올로기를 순진하게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허구와 모순을 인식하면서도 그것을 따르고 재생산하는 것이 현대적 주체의 특징이다. 한국의 정치 지형에서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이 보여주는 태도는 이 논리를 선명하게 입증한다. 그것이 선동가들에겐 인기와 돈이 되고 개인에게는 목적없는 무료한 삶의 도피처가 되기도 한다.진보 진영의 냉소적 주체성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지난 각종 사법 리스크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지자들은 이를 정치적 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하며 지지를 이어간다. 법적 결함을 부정하기보다, 오히려 그것을 ‘검찰 권력에 맞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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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보이는 ‘좌파 권위주의’의 배경과 사례 — 해방 이후 역사 서사부터 온라인 양극화까지 (feat. 퍼플렉시티)정경사 2025. 9. 18. 15:31
역사적 배경: 해방 직후와 반공체제해방 직후부터 남한 정치질서는 좌우의 격렬한 충돌과 한국전쟁의 상흔 위에서 구축되었고, 냉전과 분단 속에서 ‘좌익=반국가’로 낙인찍는 통치 논리가 장기간 제도화되었다는 연구가 많다. 이러한 권위주의적 유산은 민주화 이후에도 정치 문화와 제도에 잔존하며, 진영 간 도덕화와 적대 정치를 촉진하는 토양이 되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좌우 모두가 상대를 체제 위협으로 규정하는 언어 습관을 유지해, 규범 집행과 ‘교정’ 충동이 쉽게 정당화되는 경향이 생긴다.운동권 전통과 역사서사1980년대 대학가와 시민사회에서 형성된 민중·민족 중심의 ‘대항 역사서사’는 권력·자본·제국에 대한 비판과 해방·평등의 가치를 강하게 내면화시켰고, 이후 교과서 논쟁과 교육현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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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선 토론 짧은 후기정경사 2025. 5. 19. 17:40
뒤늦게 후보토론 봤다. 원래 당내 경선 말고 후보간 토론은 큰 의미는 없다 본다. 대부분 보지 않거나, 어차피 지지하는 후보 편향이기 때문이다. 여튼 토론 보고 짧은 평을 하자면김문수, 올드하다. 인지도면에선 대선 루키급이니 청렴한 일생, 부패없는 공직 등 개인적, 공적 덕목에 대해 사전 인식 없이 보면 준비도 부족하고 그저 상투적 보수 느낌이다.이재명, 포멀한 자리에선 생각보다 말을 잘 못한다. 긴장한다기 보단 어색해 보인다. (살아온 삶의 스타일 때문일지도) 여튼 수많은 재판에 시간을 뺐기면서도 이 정도 준비하는 걸 보면 대단하긴 하다. 다만 3년 전과 업그레이드된 면이 전혀 없고 예전 그대로를 가지고 나온 느낌이고, 내용을 들여다보면 숫자, 돈 그리고 시사용어집 같은 개념 외엔 설명하는 주장이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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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당선의 원리정경사 2025. 4. 27. 12:57
독재종식, 지역통합, 세대갈등, 공정이슈 등 우리의 대선 때 마다 소위 시대정신이란 명분을 잡으려 치열한 선거전쟁을 치러왔고 결과를 두고 수많은 분석과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새로운 집권세력에 의미를 부여하느라 고심했습니다.윤석열의 계엄과 탄핵으로 시작된 이번 대선 역시도 내란 종식, 헌법 수호 한편은 체제전쟁 등 저마다 집권 명분과 시대정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 역대 대선은 결과만 놓고 보면 가장 핵심적인 변수와 영향은 수싸움 즉 정치공학적인 측면이라고 봅니다. 삼김 분열로 인한 노태우 당선, 정주영 출마 덕을 본 YS 당선, 이인제 출마+DJP연합으로 DJ당선, 정몽준과 단일화 영향으로 노무현 당선, 지금과 가장 유사한 상황인 19대 대선도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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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머신' 한동훈정경사 2025. 4. 27. 10:06
일찌기 유시민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말 잘하는 정치인의 단연 톱은 유시민이었다. 물론 DJ, 노무현도 그 방면에 일가를 이뤘지만, 한창 때 유시민의 언변은 마치 래드클라운의 랩스타일 같은 또박또박한 딕션과 전달력, 촘촘한 플로우, 공격적이면서도 섬세한 배틀, 감정이 실린 스토리텔링, 대중성과 아카데믹의 균형으로 독보적이었다.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유명한 꼬리표처럼 각인된 유시민에 대한 평이다. 말하자면 젊고 똑똑하나 싸가지 없는 엘리트 정치인이란 말이다. 현재 비슷한 평을 받고 있는 정치인이 몇몇 있지만 가장 근접한 인물은 아마 한동훈 일 거다. 전에도 말했지만, 한동훈은 토론이나 논쟁 시 주로 질문에 대한 즉답을 피하고 상대에게 같은 질문을 돌려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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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ㆍ홍준표, "깐족" "아부" 맞수 토론 짧은 감상정경사 2025. 4. 27. 10:05
조금 전 홍준표 한동훈의 토론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봤다. 세세하게 쓸 말이 많을 것 같았는데 너무 예상대로여서 세세히 들여다볼 생각보다는 관전하는 느낌이 커서 의외로 간단히 감상평을 적을 수 있겠다. 한동훈과 홍준표는 마치 이상과 현실을 대표하는 듯 해보였다. 한동훈은 눈에 보이는 것, 명문화된 규정의 당위에 크게 무게를 두었고, 그렇지 못한 행위에 대해선 이해하려하기 보단 가차없는 비난을 가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홍준표는 경험을 중시하고 형식보다는 진정성 명분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찾고자하는 입장이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외피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누가 더 유연하고 열려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https://v.daum.net/v/202504252051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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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김문수의 맞수 토론 감상정경사 2025. 4. 27. 10:03
어제 토론의 하이라이트.상대에게 건네는 무시무시한 멘트에 비해 김문수는 폭발하지 않았다. 사실 이번에 김문수란 사람을 거의 처음 자세히 봤는데 조금 어눌한 말투와 답답해보이는 외모와 달리 가슴속에 밀도높게 응집된 에너지 - 소신과 가치, 때로는 폭력적으로 폭발하는 - 가 있는 사람 같다. 토론에서 건드려지긴 했지만 폭발하진 않았다. 아마 가슴속 보일러에 전원만 들어왔을 것 같다. 소신있는 강단 특히 우리 고위직에서 보기 드믄 청렴함을 갖춘 인물이지만 지도자가 되기엔 준비도 힘도 달리는 듯 보였다.한동훈은 모 유튜브 채널명을 빌자면 겸손은 힘들었다. 전보다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상대방의 말을 좀 들어주는 경청이 부족했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수호자로 자신을 규정했고 실제로 계엄 당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