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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나기 (The Eel, うなぎ: Unagi, 1997)
    영화이야기 2006. 4. 13. 13:05

    일본에서 공부하는 친구녀석의 부탁으로..
    광화문으로 맥주 배달하러 나갔다.
    어제 서울 왔다고, '와!'하면서 달려나간것 부터
    반갑다고 술 마신것 부터, 돌이키면 조짐이 안좋았다. ^^;

    여튼. 일 끝나고 나니, 비도 개이고..
    할일없어, 시네코아에서 '우나기'를 보기로 했다.
    참. 보기전에 후배 오른팔에게 같이 보자며 전화했더니
    넋이(?) 반쯤 나간 목소리로 들떠서 '학교에 토이온데요!'
    하는 것이다. 모. 말하자면, 혼자 보게 된 것이다.

    우나기는 일본말로 뱀장어란 뜻이란다.
    아내의 불륜을 목격한 주인공은 식칼을 쳐들고
    아내와 정부를 찌르게 되고, 정부는 도망가고, 결국 아내는 죽고 만다.
    주인공은 피를 온몸에 묻히고, 유유자적하게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한다.

    8년후.
    아마도 모범죄수였는지, 주인공은 가석방 2년을 선고 받고
    보호자격인 스님과 함께, 한적한 시골로 내려가
    이발소를 차리며 생활하게 된다.
    우나기만을 바라보며 우나기와만 대화를 나누던 주인공은
    사랑했던 아내를 죽인 그 순간부터 자신도 죽은거라는 생각으로
    사람에 대한 마음을 닫고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다가
    우연히 절에서 자살을 하려던 한 여자를 발견하고
    그 여자를 살리고, 차차 사랑에 빠지게 된다.
    배를 타는 이웃집 아저씨, UFO를 기다리는 선량한 청년
    빨간 오픈카를 타고 다니는 경박한 아저씨 등등..
    좋은 이웃들을 통해, 결국 우나기에 한정된 자신의 마음을
    차차 이웃과 헌신적인 여자로 인해 열게되고, 세상으로
    나가게 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마지막 씬에서 우나기를 놓아주며
    '어느 놈의 씨던지 넌 정말 멋진 우나기야'라고 했다.
    내가 보기엔 주인공은 정말 복많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수동적인 사람에게는
    그런 좋은 이웃과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대부분의 세상은 열혈남아를 원하기 때문이다.
    작게는 대학생활에서도 소위 '나서는' 타입이 주목 받기마련이니깐.

    여튼.
    사랑과 증오는 종이 한장 차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런 아픔을 겪은 주인공은 이제 정말 따뜻한 사람이 될수 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자연이 있어서 좋았고.
    돈이 개입되지 않아서 좋았고..
    따뜻하고 인정많은 좋은 사람들이 나와서 좋았던 영화 같다.

    199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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