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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개 여신 (虹の女神 Rainbow Song, 2006)
    영화이야기 2013. 4. 7. 21:08

    무지개 여신
    ★★★★
    청춘아, 지구가 멸망하는 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네가 죽는 날이 그러하노니 열심히 사랑을 찾고 즐기렴. 물론 그러기 전에 니 자신이 어디에 누구와 함께 특별한 무지개를 보고 있었는지 깨닫길 바라.
     
    일본의 청춘 영화를 이루는 3가지가 있다면 하나는 이치카와 다쿠지 작가의 책과 다소의 만화, 하나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 그리고 하나는 우에노 주리라 할 수 있다. 
     
    이들이 대표하는 것이 각각 각본, 연출 그리고 배우라고 할 수 있다면 다소 단정적으로 말했지만 이와이 슈운지와 우에노 주리만으로 이 일곱 빛깔 맥락에서 추출한 여신이라는 조금 생뚱맞은 제목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이 경우 이치카와 다쿠지가 없으므로 사랑의 안타까움을 마법이나 판타지로 환원하지 않고 리튬이온 배터리가 꺼질 때 꺼지듯 담담하게 끝을 서술하고 있기도 하니깐.
     
    하여튼 대부분의 일본 청춘물은 회고의 관점을 즐겨한다. 청춘을 회상할 때 우리는 보통 몇 가지 감정을 떠올린다. 대부분은 '후회'나 '그리움' 들일진대 이는 사실 냉정하게는 지금의 현실에서 비춰 본 기억이므로 왜곡이나 보상심리가 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지나간 것들은 이루지 못한 아련함과 지나갔기에 이미 채점이 되어 있는 답안지를 다시 꺼내보는 자기 위안과 합리화가 묘하게 섞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주인공 토모야(이치하라 하야토 분)과 아오이(우에노 주리 분)은 첫 만남부터 꼬여있다. 자신을 차버린 연인을 잊지 못하여 스토킹 비슷한 짓을 하다가 아오이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젊음은 대개 수줍다. 그래서 이성 간의 관계도 남녀 사이 이외의 것들이 혼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그것이 양심이든 자존심이든 토모야는 끝까지 아오이와 관계를 연애로 발전시키지 못한다. 
     
    반대로 아오이의 경우도 용기를 내지 못하긴 마찬가지이다. 영화가 끝날 때쯤 전편을 감상하게 되는 아오이의 영화 '지구 최후의 날'이라는 단편은 그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비단 학생이기 때문에 제작비가 없어서 수많은 엑스트라도 컴퓨터 그래픽도 이용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구가 멸망해도 사랑만 있으면 되듯이 그리고 자기 죽음이 지구의 멸망과 등치 되는 순수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찌 보면 지나간 청춘도 찬란하거나 아름다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다시 돌아가기엔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닐 것이다. 세상이 무엇인지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경이로움만큼이나 두려움이나 걱정도 그만큼 무게로 자신을 짓누르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죽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며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보다도 못하게 자기 마음과 사랑을 보지 못했던 청춘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그렇지만 거짓은 싫다고 말한다. 수평선을 이루는 드문 무지개를 보는 것처럼 누구나 저마다의 젊은 날의 특별함이 있듯이 자신을 찬찬히 돌아보거나 곁에 있는 사람을 친절하게 주시하지 못한다면 어느샌가 다시 보게되는 무지개는 안타깝게도 혼자일 때이게 된다. 왜냐하면 수년전 젊은 날에 무지개를 같이 보았을 때 그 소중함을 자신은 몰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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