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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의석인가? 군대폐지인가?
    정경사 2008. 10. 5. 01:06

    오늘 포털 다음을 들어가보니 강의석 씨에 관한 블로그뉴스가 있었다.
    쇼킹했던 건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이었는데, 그것은 굉장한 미장센이었다.
    강철 쇠붙이로 되어 있는 탱크와 살로만 되어 있는 알몸의 인간이 마주보고 있는 사진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강의석씨 '군대반대' 누드시위 '태환아 너도 군대 가'라는 글로 화제를 모았던 강의석씨(22.서울법대 휴학)가 1일 국군의 날 기념 시가행진이 펼쳐진 강남 대치동 현대백화점앞에서 군대 반대 누드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정훈



    그런데, 이 사건과 관련한 대부분의 포스팅은 '군대폐지'보다는 그 시위를 한 '강의석'에 맞추어져 있었다.
    이러한 논란은 소위 인격이 먼저냐, 사상이 먼저냐 부터 (참고: 고종속-강준만 논란) 역사적으론 이광수, 서정주 등의 친일논란과 그 사람의 능력에 대한 논란까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강의석 씨는 그들보다 영향력이 적지만, 자신의 또래 중에선 대중에 대해 인지도가 있는 그런 과도기적(?) 인물인 셈이다.

    이번 군대폐지 알몸시위에 관련해 입장을 달리해 넓게 보자면 이렇게 볼 수 있다.

    "지난 00일, 태평양에 위치한 남꼬레라는 분단국가의 군부창설일에 한 대학생이 알몸으로 군대 퍼레이드 현장에 뛰어들어 '군대 폐지'를 외친 사건이 발생했다"

    가상의 위와같은 해외토픽을 읽었다고 치자. 대부분 "흠, 이 지구상의 어떤 나라에서 군대폐지 문제로 알몸시위한 일이 있었구나" 할 것이다. 좀 더 평소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남꼬레라는 국가가 분단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것이고, 다른 한편 사회주의자라면 군대폐지의 문제는 역시 전세계의 공통된 진보의 이슈구나 정도로 기사에 대한 생각을 덧붙일 수 있을 것이다.

    몇 해전 오마이뉴스를 통해 교내 종교문제로 단식으로 인해 피골이 상접했던 강의석 씨의 외침이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은 잊을 수가 없다. 그후 서울대 법대 입학, 복싱선수, 게이빠 호스트 등등의 화제를 뿌리다가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한번 그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강의석 의 시위에는 물론 일관성이 있다. 소수에 대한 배려, 평화에 대한 열망등이 그렇다. 그러나 그의 시위방식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모임이나 체계적인 운동보다는 주로 혼자서 하는 1인 시위 그것도 언론과 밀접한 요란한 구석이 있는다. 사회의 거대권력이나 부조리에 의해서 숨겨졌거나 왜곡된 문제에 대한 폭로의 수단으로써는 합당한 방식이란 생각이 든다. 예를들면 80년대 미문화원 방화사건을 통해 광주학살 당시 미국의 역할에 대해 국민에게 처음으로 폭로했던 사건 같은 것 말이다.

    결국 그의 시위는 이슈나 외침보다 오히려 강의석이라는 인물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틀안에 갇혀버린 느낌이 크다. 군대 폐지라는 주장보다 오히려 알몸시위 그것도 얼마나 절박한 사한인지는 몰라도 누구와 같이 하는 집단 행동 방식이 아닌 '나홀로 외롭게' 말이다. 자신의 뜻을 주장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보다 자신의 이름이 더 부각되는 방식으로 하는 시위가 과연 시위자 자신의 뜻과 부합하는 것인지는 재고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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