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 철거 문제로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오세훈 시장이 그 주체란 것이며, 친일파 척결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건물만 가지고 이슈가 된다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아픈 역사는 역사대로 남겨야 한다?
사실 수도 서울에 일제 강점기때 세워진 건물 철거에 대한 이런 논의가 낯설지가 않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앙청 건물(옛 조선총독부) 철거할 때도 이번과 거의 유사한 논의가 있어왔다.
이번 논의는 그때와 좀 다른 것은 인터넷이 활성화되어 좀더 직설적인 그리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중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건물은 건물대로, 아픈 역사는 역사대로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인데, 난 이렇게 되묻고 싶다. 그러면 우리나라 산 정수리 마다 박혀있는 정은 왜 빼는가? 볼 때마다 아픈 역사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해줄텐데 말이다. 역사는 당연히 보전해야 할 것이지만, 건물 따위는 청산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크게 주저할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 부분이다.
친일파 세력들은 철거를 환영한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반대 의견으론 친일파 세력들이 오히려 서울시청 건물 철거를 은근히 환영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친일파들, 우리들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쉬쉬하며 살지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고, 지금도 우리나라의 주류세력이다. 따라서 그들은 대부분 건물 남기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그들의 주된 정서라 해도 무리가 없다. (“친일파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현재 문화재청장은 뉘신지..
그리고 아이러니한 것 하나는 문화재청의 문화재 보호에도 불구하고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현 문화재청장이 누구인가? 이건무 청장이다. 역사의 아이러니는 바로 이부분이다. 아래 시사IN 인용 기사를 보라.
역사학계에서 친일 사학자라고 비판받던 고 이병도 박사는 이완용과 우봉 이씨 집안 친척이다. 고 이병도씨의 두 손자가 현재 서울대학교 이장무 총장과 이건무 문화재청장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이완용의 증손자 이윤형씨의 오랜 땅찾기 작업은 친일재산조사위원회의 조사와 국가 귀속 조처로 현재는 주춤한 상태다.
<시사IN "친일파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