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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자의 만감일기
    독후감 2008. 11. 11. 22:57
    박노자의 만감일기 - 8점
    박노자 지음/인물과사상사

    '만감'이란 마음 속에서 솟아오르는 온갖 느낌을 뜻하는 말이다. 또한 흔히들 만감이 '교차'한다고하는데 이것은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마음이 바람에 휩쓸려 서로 엇갈리고 부딪히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니 그야말로 감상의 수만가지 파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이름을 딴 <박노자의 만감일기>는 박노자 자신의 하루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감상을 적어가는 에세이다.  박노자의 만감은 방향성있는 교차를 한다. 그래서 단순히 감상을 적는 수필이라기 보단 공적인 주제가 많다. 또한 그 한편한편이 새롭고 또 생경하다. 그래서 더욱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결국 공감을 일으키거나 혹은 생각을 풍부하게 만든다.

    박노자는 그 자신의 개인적 사정에 의해 지리적으로 구소련, 러시아, 한국 그리고 노르웨이를 넘나든다. 공간적으론 대학와 거리 그리고 광장을 가로지른다. 사상적으론 불교와 좌파 그리고 자유를 추구한다. 이러한 경계를 넘나들며 그는 민족과 국가를 뛰어넘는 사회주의자의 면모를 소탈하고도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선전하는 박노자의 주된 수사는 '한국인 박노자'이지만, 실제로 그는 국적이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국가와 민족을 넘는 전 인류 민중의 연대와 단결을 통해 온갖 억압과 폭력에 대한 해방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를 한국인으로 한정짓기에는 어색한 점이 있을 것이다. 박노자는 그보다는 누구나 'Yes'라고 할 때 '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더 정확하게는 모두가 흑백논리의 감정으로 치달을 때 과감하게 다른 식의 생각과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그는 여러 개의 눈을 가진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월드컵 처럼 누구나 열광하고, 겨울연가처럼 공로를 인정받는 드라마에 대해서도 그는 그 열광과 공로 때문에 우리가 간과하거나 혹은 속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와 소수자의 입장을 명확하게 짚어내기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는 그의 심성과 학자적 양심은 우리의 선비와 많이 닮아 있다.

    박노자의 만감일기를 읽고 있노라면, <당신들의 대한민국>처럼 도발적이진 않을지라도 그때의 그의 주장과 생각이 일상속에서 과연 어떻게 녹아들고 있는가에 대해 알 수 있는 묘미가 있다. 그리고 그의 일상에 대한 사회주의자적 관점을 통해 '북한', '일본', '악플', '스포츠', '섹스' 등 거대한 것에서부터 작은 것까지 우리 사회 속 문제들에 대해서 나 자신, 우리, 그리고 민족과 국가 그리고 경계를 넘는 사고를 경험할 수 있게된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울분과 분노보다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그런 공감과 반성..이 책이 선사하는 그와 같은 사고의 폭을 넓혀가고 있노라면 박노자를 알게 된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를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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