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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폐전쟁 - 쏭훙빙
    독후감 2008. 9. 22. 23:12
    화폐전쟁 - 10점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박한진 감수/랜덤하우스코리아

    우선 이 책을 보게 된 계기는 인터넷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시대정신(Zeitgeist)를 보았기 때문이다. 사소한 우연처럼 이 다큐를 보고나서 충격을 받았고 사실 관계 내지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던 차에 그날 동네 근처 이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북코너에 진열돼있는 이 책을 보고 목차를 살펴 본 끝에 구입하게 되었다. 사설이 길었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태백산맥'을 읽고 나서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를 접했던 만큼이나 깊은 연관성이 있었고, 또 소설이나 영상과는 다른 체계적인 역사서술에 깊은 충격을 받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서술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은 아담 스미스의 정의와는 정반대로 시장을 선도하고, 유린하는 설계자 혹은 마스터가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 보이지 않는 손들은 빌게이츠 보다 크게는 1천배나 부자이며, 그것도 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이 '다빈치 코드'의 신화 뒤집기와 비슷한 근현대의 경제사라 할 수 있지만, 동시에 현대인과 밀접한 사건, 사고, 암살, 전쟁 등의 배후세력, 인물들에 대한 파헤치기라서 몇배의 경악스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현존하는 부시의 할아버지가 대공황때 했던 금융사기, 케네디 대통령의 조부의 역할, 엘고어의 조부의 강직함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접하게 되니, 마치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가족사를 넘나들듯이 미국 엘리트들의 폐쇄성과 독점이 몇대를 이어 지켜진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의 엘리트 주의가 얼마나 뿌리깊고 견고한지를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은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화폐'에 대한 것이다. 특히 화폐와 관련해 '금본위제'와 '화폐발행권'에 대한 역사적인 반목과 대립 그리고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한 설명과 비판이 주된 내용이다.

    저자는 첫장부터 아래와 같은 혼란스러운 질문을 던진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가 민간 상업은행인 것을 알고 있는가?
    -미국의 달러발행은 발행과 동시에 미국국민에게 채무가 되는 것을 아는가?
    -미국은 70년대까지 금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강제한 사실이 있다.
    -미국 대통령의 거의 모든 암살은(심지어 레이건의 암살미수건까지!) 화폐, 특히 금본위제, 발행권 문제와 깊은 관계가 있다.
    -FRB가 없었던다면 세계 1차 대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빌게이츠 보다 1천배 더 부자인 로스차일드 가문이 실질적으로 세계를 통치하는 엘리트 집단이다.


    음모론이란 일종의 형이상학이도 우상이다. 즉 과학적인 사실로 파악되지 않는 현상이나 사건에 대해 그것을 조종한 사람이나 집단이 있다는 가정하에 그 주장이나 논리를 펼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의 논조가 다분히 주관적인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논거는 역사적 사실이다. 우리는 이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책에서는 충격적인 사실들이 쉴새없이 고발되고 있다. 기축통화의 원리, 미국의 부의 원리, 경제공황의 이유, 루즈벨트의 속내, 링컨, 케네디의 암살의 직접적인 배경, 케인즈의 이론과 역할, 달러와 고유가의 관련성, 월가의 전횡과 파생상품의 원리와 그 위험성 등등 하나같이 쇼킹한 사건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폭로된다.

    위의 주장들에 대해 저자는 매우 치밀한 증거를 제시한다. 그리고 성실하고 핵심을 짚은 설명과 역사적 사실들을 알려준다. 이는 마치 또 하나의 영화 <매트릭스 1편>을 연상케 한다. 마치 빨간약을 선택한 네오가 이 세상의 가상의 매트릭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조정하는 기계 즉 수퍼컴퓨터가 있음을 깨닫고 구토를 하는 것과 같이 우리의 세계를 통제하고 통치하고 우리의 부를 빼앗는 괴물의 실체를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괴물의 가장 나쁜 점은 우리를 노예로 만든다는 것이다. 극소수의 엘리트 금융재벌의 이익과 자본의 집중을 위해 인류의 행복과 평화는 하등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우리 인류 중에 그 어떤 이가 이와 같은 권력과 능력을 가져본 경험을 해보았겠는가? 실제로 그런 권력을 가진 집단원이라면 마치 심시티 게임을 하듯 전세계의 노동자와 시민을 효율을 위한 도구로만 여긴다는 것이 그리 비현실적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는 끝에서 그동안 '연금'당했던 금과 은을 해방시켜 실질적 가치가 있는 화폐의 부활을 당부한다. 다소 일면적이고 낭만적인 경제전망이긴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금융자본에 의한 세계인의 노예화 창출의 매커니즘의 고발과 폭로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아울러 이 책을 통해 인류가 경제적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지한 성찰을 할 시기가 도래했음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로스차일드와 관련된 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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