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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영화이야기 2008. 9. 7. 23:14
    미국의 헐리웃 영웅들 중에서 '배트맨'이 가지고 있는 차별성은 무엇일까?

    90년대에서 미국 만화 영웅의 서막을 알렸던 배트맨은 2008년 올해 <다크 나이트>로 다시 한번 이 영웅이 다른 영웅과 어떤식으로 다른지, 그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배트맨과 대비되는 미국의 만화 영웅들 중에 '수퍼맨', '스파이더맨', '헐크' 등이 있다. 이들과 배트맨의 차이점은 태생적, 혹은 신체적인 면에 있다. 쉽게 말하자면 배트맨의 브루스 웨인은 외계인 이거나 초능력자가 아니라, 저의감이 가득한 부유한 자본가이다.

    그는 자신의 자본력을 가지고 프라모델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이 커서 스포츠카에 매료되듯이 수퍼카나 수퍼 바이크 혹은 날으는 망토, 손에서 나가는 표창들을 개인적으로 만들고 입고 실험한다. 더욱 아이러니 한 것은 그는 기부나 재단 혹은 정치를 통한 구조적인 영향력 대신 자신의 장난감들을 가지고 눈에 보이는 악당들과의 싸움을 즐긴다.

    이렇듯 조금 삐딱하게 배트맨을 바라보지만, 배트맨이 지닌 평범한 인간이라는 한계는 눈에서 초록광선이 나오거나 1초에 지구를 일곱바퀴 반을 돌지 못한데서 오는 공감과 고뇌 때문에 기존의 영웅과는 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번 <다크 나이트>가 2시간 10분동안 바로 이런 배트맨의 다른 점을 부각시키려고 너무 현학적인이고 도식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그건 배트맨과 조커가 나누는 대화 속에서 드러나는데, 마치 어떤 사회 범죄학적인 혹은 영웅심리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을 하고 있는 듯한 말들을 던지고 있지만 그건 그저 그 단어나 문장의 그때그때의 매력과는 별개로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다른 캐릭터와는 다른 무언가 있을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차별의 장치로 밖엔 생각되지 않는다.

    게다가 배트맨이 범죄와 싸우며 고담시민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감청에 대해 부하직원 모간 프리먼과 다툼을 할 때, 조커라는 악당은 총을 들고 대낮에 시내를 활보하고, 종합병원 전체를 단계적으로 날려버릴 수많은 폭탄을 촘촘하게 설치한다. 조커의 행동반경을 미뤄 짐작해 본다면 가장 현실적인 배트맨 영화인 듯 보이던 것이 실상은 작위적인 상황극이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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