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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2008)
    영화이야기 2008. 5. 27. 21:59
    1982년부터 시작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췄다는 <레이더스>부터 최고의 어드벤처 오락영화라는 2편, 조금 밋밋했던 그래서 크게 아쉬웠던 3편을 뒤로하고 19년 만의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라는 4편으로 돌아왔다.

    지난 3편을 모두 개봉할 때 극장에서 봤던 행운(?) 덕분에 청소년기 내내 영화에 흠뻑 빠져 살게 된 바로 그 닥터 존스의 귀환 자체가 오래전에 헤어졌던 선배가 돌아온다는 반가움 마냥 설레였다고 해도 지나치진 않은 감정 들을 많이들 느끼고 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10 여년전 이런 양상과 비슷했던 할리웃 영화의 잔치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스타워즈>의 새 에피소드 때였다. 그리고 몇 해 전의 경우는 <수퍼맨 리턴즈>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 <인디아나 존스>에 나를 그토록 흥분하게 했던 앞서 두 영화와 연결고리가 있으니, 첫째는 조지 루카소요, 두번째는 존 윌리암스일 것이다. 존 윌리암스라는 고리로 스티븐 스필버그까지 자연스레 연결이 되기도 한다.

    적절한 비유가 떠오르지 않지만, 무함마드 알리와 마이크 타이슨의 가상대결을 상상하는 것처럼 꿈의 맞수나 콤비가 있다면, 아마 할리우드 영화의 경우는 바로 조지 루카소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있을 것이고, 바로 이 둘이 함께 만들어낸 영화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탄생부터 마치 선동렬이 던지고 장훈이 치는 야구대표팀이 결성된 것처럼 설레이는 그런 프로젝트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서 인디아나 존스는 엄밀히 말하면 조지 루카소의 영화라는 것이 다시 한번 명료해졌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 이름에서 인디아나 존스라는 이름을 따온 것도 그렇지만, 영화의 각본이 조지 루카소의 것이기 때문이다. <스타워즈> 새 시리즈 부터 유감스럽게도 서사의 구조나 줄거리가 부쩍 빈약해진 그의 각본이 이번 인디아나 존스에서도 여전했다고 볼 수 있다.

    성경 속의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헤매는 모험을 그린 <레이더스>나 인도의 신비한 돌을 둘러싸고 벌어진 신비로운 모험 그리고 다시 예수의 성배를 찾기 위한 고고학적 개연성과 이를 방해하는 나치 등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그동안의 인디아나 존스의 구성이었다면, 이번 새 영화에서는 이 모든 것이 무너져 버렸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외계인이 나오던, 소련군이 나오던, 그리고 핵폭탄이 떨어지던 그곳에 인디아나 존스가 등장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고나 할까?

    캐릭터란 각자가 어울리는 배경이나 설정이 있어야 한다. 예능프로 사회의 1인자인 유재석이 지방 서커스 공연단에서도 사회를 잘본다는 보장이 없듯이 하물며 스포츠 캐스터를 더 재미있게 잘할 수는 없듯이 닥터 후가 어울릴만한 영화에서 닥터 존스는 재미없음을 떠나 낯설기 까지 하다.

    특히 납냉장고를 통해 핵실험장에서 살아나서 버섯구름을 배경으로한 인디아나 존스의 실루엣은 지난 성궤의 발굴현장에서 보았던 노을 속의 모습과는 한참을 달라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방사능 노출을 제거하기 위한 샤워에서 보인 해리슨 포드의 위트나 그 예전같은 액션씬의 박진감과 유머러스함이 인디아나 존스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시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아나 존스의 컴백 자체는 영화 자체로도,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소, 해리슨 포드 그리고 존 윌리암스가 다시 뭉친다는 것에 큰 의미를 가지기에 충분하긴 하다. 어쨌든 외계와 외계인에 대한 끊임없는 동경과 추구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 두 감독이 아끼는 인디아나 존스를 얼마나 만나게 해주고 싶었는가 알수는 있었지만 그로 인해 좀 맥이 빠져 버리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영원하 풍운아 인디아나 존스가 1편의 연인 마리온과 결혼을 하고 아들까지 얻어 정착을 하는 것을 보면서 추억의 캐릭터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흐믓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영화 마지막에 아들이 주우려 했던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중절모를 빠르게 집어든 인디아나 존스를 보면서 페루의 밀림 속에서, 인도의 동굴 속에서도 끝까지 잡았던 그 중절모 씬들이 파노라마 되면서 더이상의 모험이 없다해도 섭섭하진 않은 그동안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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