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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 살벌한 연인 (My Scary Girl, 2006)
    영화이야기 2006. 7. 23. 21:00
    이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물론 이 캐릭터들은 영화적 의미로 과장된 면 그리고 단선적 면 위주로 그려지지만 이들을 엉뚱한 상황에 넣어놔두는 감독의 배치는 그야말로 재기발랄함 그 자체이다.

    예를들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도 벌어지면 민망할 미니홈피 1촌 신청을 안했다고 후배의 싸대기를 올리는 성인 깡패의 모습이라던가 군대갔다온 남자들이 회사생활하면서 여직원들 흉볼 때나 어울림직한 대사를 시체를 유기하기 위해 야산의 땅을 파면서 나누는 장면에선 아주 뒤로 넘어갔다.

    사교성은 없지만 소위 지식인으로서 올바른 가치관과 사회관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은 강의실에서 만나면 그야말로 멋진 강사가 아닐 수 없지만, 친구를 만날 때나 연애를 할때면 실천과 생활에서 서투르고 위선적인 면을 전혀 배제할 순 없는 인물이다. 그렇지만 이사람이 사랑에 대한 순수성 만큼은 분명하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어떤 면에서는 마치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 주인공의 모습에서 마치 386세대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정말 영화상에선 사람 죽인 것 빼고는 남자주인공에겐 찰떡 궁합인 매력적인 여자주인공이다. 정당방위의 소지가 다분하다하더라도 사람을 죽이고 외국으로 도망가야할 다급한 상황에서도 사랑에 빠지는 순수함때문에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여하튼 영화에서는 달콤한 부분은 유쾌하게, 게다가 살벌한 부분도 유머러스하게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약속을 생명같이 여겨라 >하는 격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친구와 약속에 2분 지각했다고 목숨을 끊는 일은 없어야 하듯이, 영화 내에서도 <연쇄 정당방위적 + 라스콜리니꼬프적(?) 살인>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사랑을 하면서도 헤어지는 이유에 엽기적 발상을 마련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같다. 감독은 로맨스 시나리오로 썼던 작품을 전혀 다른 스릴러 물과 합치게 되면서 이 영화가 탄생되었다고 했는데, 그래서 인지 살벌한 면이 영화의 반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웃기지 않고, 슬프거나 고민되거나 생각하게 만드는 다른 면들은 거의 생략된다. 이부분 조금 아쉽긴 하다.

    사랑이란 감정의 시기가 지나면 대부분 서로 주장하고 양보하고 이해하는 맞춤의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아주 치명적인 이유가 아니라면 섣불리 헤어질 수는 없는 것고 또 그렇게 조인하지 않는다. (배신과는 다른 문제다) 이 영화는 엽기적 발상으로 인해 치명적으로 헤어질 수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쿨하게 두사람이 헤어졌다고 볼 수 없다. 차라리 공소시효가 있는 이 둘의 만남은 다른 이유로 헤어진 것보다는 헤피엔딩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끝으로 단 한줄의 대사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좋은 영화가 탄생한다면 이 영화와 <내이름은 김삼순>이 대표적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는 아무래도 괜찮아요, 지금이 중요해요! 과거에 사람만 안죽였으면 돼요"
    "아가씨 울지마요, 뭐 그까짓 이름 놀린거 같고 울어? 응, 이름이 삼순이만 아니면 돼지"


    씨네21에서 이 영화에서 대한 공방이 조금 있었다.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아래에 소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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