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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그리고 새인식
    정경사 2006. 4. 13. 17:18

    최근 80년대에 한국 현대사 정리에 깊은 영향을 남겼던 <해방 전후사의 인식>에 대한 반론적 성격이 강한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라는 책이 출간되어 화제를 낳고 있다. 가끔 미디어에 나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식민지 근대화론의 신봉자 이영훈 교수가 참여한 이 책은 제목부터 드러나듯이 <해전사>를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아직 책을 읽어보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언론에서 접하는 책의 내용은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학문적 성과로 해방 이후 기득권층의 역사관을 재조명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80년대 전 -즉 <해전사>가 나오기 전의 기득권 주류의 역사관을 답습하고 있다.

    물론 <해전사> 의 민족주의적인 시각에 반해 이 책은 기존의 무조건적 왜곡과는 달리 통계 등 데이타 중심적인 탈민족주의 사관을 전면화하고 있지만 제목에 나타나 있듯이 의도적이고 다소 정치적인 의도 또한 감출 수 없다. 개인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다면 이처럼 일부러 대립각을 세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재인식>의 출간에 학계는 물론 사회에도 어느정도 논란이 불거졌다. 세간의 주목을 높힌 것에 주류 언론이 거든 것은 물론이다. 여튼 이 책을 평가하는 중앙일보의 한 논설위원은 한 술 더 떠서 인식과 재인식을 넘어 새인식으로 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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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것은 이 새인식의 논리란 결국 시장경제요, 또 신자유주의 세계관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80년대의 이념을 낡았고 시대 착오적이다. 따라서 2000년대 젊은이들은 보수적이다. 왜냐면 현재는 무한경쟁 시대로 기업과 세계화의 진행을 통해 부국강병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들의 의도와 얼마나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주장하는 것은 <해전사'>의  몇몇 부분을 반박할 사료도 나온 이 참에 대한민국 발목잡는 과거사 문제를 훌훌 떨쳐버리자는 게 아닐까 싶다.

    언제부터  "여러분 부자되세요"가 아주 친숙한 인삿말이 되어 버렸을까? 한국사람처럼 근면한 사람들이 또 어디 있던가? 아무리 성실해도 구조적으로 빈부의 양극의 차가 더 커져버리는 지금의 체제가 어이없다. 우리나라가 우리가 현실적으로 예전처럼 인정 넘치고 사람 냄새나는 나라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컨닝해서 전국 수석한 사람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시험 취소 감이지만 이제는 공공연히 그걸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개똥녀는 비난해도 친일과 분단을 통해 반민족적 집단의 부와 권력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적어들고 있다. 심지어 부정한 짓을 해도 부나 명예를 창조할 수 있었단 믿음으로 황우석을 아직도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도 "억울하면 출세해라",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있냐?"가 지금 시대를 움직이는 원동력인가 보다. 한마디로 "무전유죄 유전무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것이 아니라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느냐 이며 인권과 공동체의 조화로운 삶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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