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극장전 (劇場前: Tale Of Cinema, 2005)
    영화이야기 2006. 4. 13. 16:56
    한동안 영양제도 먹었건만 만성 피로와 기억력 감퇴에 시달리는 요즘.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을 보고나서 몇 달만에 머리 속에서 감상을 끄집어내 보며 몇 자 끄적여 본다.

    이젠 레파터리처럼 되버린 홍상수의  '일상'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다. 영화 역시도 현실적 감각을 둔 상상력의 발현이라고 한다면, 일상에서 있을 법한, 아니 실제로 경험하는 일들에 대한 이런 일상적인 소재를 독특한 영화 표현 기법으로 다뤄내는 것이 홍상수 영화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극장전은 전반부의 영화장면과 후반부의 현실의 두가지 구성으로 되어 있지만 가만 보면 영화나 현실이나 그리 같지도 틀리지도 않다. 다만 극장의 스크린 막에 투영되는 필름에서 보다 그 스크린을 밖에 있는 우리 현실에선  가끔은 영화보다 감정이 격정적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연예인 브로마이드를 벽에 붙여놓던 어린 시절을 충분히 지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 다 살아버린 듯한 냉소적인 홍상수의 캐릭터들에겐 현실은 현실이고 영화는 영화다 라고 구별할지도 어쩌면 아예 그것에 무관심한 채 그저 영화속에 나왔던 여주인공에게 수작을 걸 생각에 조금 흥겨워하는 주인공의 모습 그 차이일 뿐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영화에서 본 것처럼 대하고 또 그렇게만 생각했던 여주인공에게 따끔한 충고의 말을 듣고, (아마 내 기억엔 홍상수 영화 중 가장 현실적인 여성이다)자기의 현실을 영화로 도둑질해갔다고 생각해버렸지만 이제는 죽어가는 선배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쏟아진다.

    이 것이 스크린을 사이에 둔 영화와 현실의 이야기 - 극장전인가 보다.

    "이제 생각 좀 하고 살자"

    담배 꽁초를 거리에 버리며 내뱉은 김상경의 말처럼 나 역시 되뇌인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