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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유희, 실망스런 진중권의 불성실함
    정경사 2012. 11. 20. 09:28



    어제 우연히 유투브에서 <사망유희>라는 변희재-진중권의 토론을 보았다. 지상파 토론하고는 확연하게 다르게 말초적인 토론의 양상이었는데 토론 중간부터 진중권이 시쳇말로 완전히 까였다.


    이 토론은 몇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었는데, 우선 진중권의 위상이다. 첫째 팩트에 밀렸다는 그의 탄식처럼 토론에 임하는 준비부족, 즉 불성실함이였고, 둘째 과연 그가 진보를 대표할만한 입장에 서있느냐와는 관계없이 소위 NLL의 이면과 진실을 듣고자하는 비보수적인 시청자에게 결과적으로 아주 나쁜 모양새를 보여주게되었다는 것이다.


    반면 변희재는 충분히 토론을 준비한 성실함(?)으로 시종일관 자신있는 태도와 심지어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소위 사전지식이 없거나  혹은 NLL을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도 어필될만 하였고 소위 팩트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오피니언이 마치 진리처럼 전달되기에 충분했으며 이 과정을 진중권이 도와주는 격이되었으며 이로인해 진중권은 소위 '시대의 논객'이라는 타이틀을 반납하기에 충분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토론, 고함 그리고 비아냥이 있었는데 팩트라는 관점에서 딱 하나 궁금한 점이 생겼다. 변희재는 NLL설정의 당사자였던 UN군사령부에서 1999년에 새로운 입장과 정의를 내렸다고 했다. 그 내용은 "NLL은 실질적인 해상분계선이며, 지난 40여년간 쌍방이 인정하고 지켜온 엄연한 해상경계선으로서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당사자인 미국이 지난 입장과 달리 NLL을 분계선으로 선언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많이 헷갈렸다. 그동안의 UN군의 입장은 NLL은 남측의 서해상의 북상을 막기위한 일방적으로 그은 선이었다는 것이며, 다만 1973년까지는 북한에서도 NLL에 대한 특별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경계선의 역할을 하던 것도 사실이라는 정도였다. 물론 그후 북한이 NLL무효화를 주장해서 지금까지 논란이 되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변희재가 인용한 UN사령부의 입장은 진중권에게도 약간은 쇼크였던 것 같다. 그러나 실제 맥락은 다르다. 어찌보면 늬앙스의 문제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한 국방일보의 주장이나 변희재가 인용하지 않았던 UN사령부의 입장의 다음 문구는 아래와 같다. 


    '그리고 새로운 해상 불가침경계선은 남북간 군사공동위에서 협의해야 하며, 그때까지는 현재의 NLL이 준수되어야 한다' (위키백과)


    아울러 같은 해 9월 미국무부의 입장은 “북방한계선은 남북한 양측의 군사력을 분리시키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유엔군사령부에 의해 설정되어 지난 46년간 남북한간 군사적 긴장을 막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어 왔다.북한은 북한 함정의 북방한계선 접근을 통제함으로써 북방한계선의 현실성을 인정해야 한다"


    즉 다시말해서 미국과 UN의 입장은 NLL이 기원이나 법적위상과는 별개로 일단 그었으며 그것이 휴전이후 서로 싸우지 않도록 하는 경계선의 역할을 해왔으니 일단 지켜줘. 그리고 나중에 새로운 선은 따로 얘기해서 전하면 되고.가 더 적확할 것이다.


    사실 이부분에서 놀란건 변희재의 학습보단 진중권의 불성실함때문이다. 왜냐하면 토론 보고 의아했던 나같은 사람도 위키피디어나 검색을 통해 간단하게 얻을 수 있는 정도의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토론에서 중요한 건 팩트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건 팩트를 해석하는 상대방의 관점의 의도를 파악하고 반박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토론장에 나와서 팩트 찾겠다고 구글링이나 같이 하는게 나을 것이다. 


    여튼 이번 토론은 진중권 개인에게도 NLL을 비롯한 대선국면에서도 좋지 않은 사례였다.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라기 보단 엘리트 간의 싸움이 이었던 이토론에서 진중권 씨는 앞으로는 좀 더 소임의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그의 성향상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끝으로 NLL관련해 대선에 이용하는 하는 새누리당과 보수세력에게 묻는다. 아무리 대선마케팅으로 활용한다고 해서 주장하고 싶은 게 뭔가. 결국 노무현은 매국노고 간첩이란 것인가. 하나 못해 자기 음료수 팔라고 남의 냉장고에 독약 뿌리진 않는게 상도의다. 이런 식의 마케팅이야 말로 국격의 훼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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