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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 빌 브라이슨 작
    독후감 2011. 7. 4. 10:07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단순히 교과서적 차원에서 과학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법학 개론서에서 '리갈 마인드'를  함양하는 것과 같이 읽다보면 어느새 과학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을 갖게 만들어주는 교양서이다. 

    미리말하면 여러 분야에 대한 현대 과학의 이론 소개는 물론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변덕스럽고 너무나 인간적인 천태만상의 신들처럼 과학자스럽거나 그렇지 않은 많은 과학자들을 만나게 되다보면 환희만 가득찬 길이 아니다. 어느새 그것이 진보에 다다르는 지난한 작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책의 내용은 우주, 지구 그리고 생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히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책은 손이 가는대로 아무 장이나 펼쳐 읽어도 무방하지만 빌 브라이슨은 거시적인 세계인 우주를 먼저 이야기하고 그 뒤 미시적인 세계인 세포와 지구를 설명한다. 그런 후에는 이 모든 것을 다루는 주체인 지성적 존재인 인간의 탄생과 진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수많은 과학자들이 있다. 즉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릇 숫자나 공식 속에서 묻혀 보이지 않던 그들을 저자인 빌 브라이슨은 업적은 물론 특징을 핵심적이게 그리고 또 위트 넘치는 방식으로  집어냄으로써 과학의 역사에 더욱 생생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윈의 예를 들자면, 그는 숫자를 매우 좋아해서 당시 영국에는 1에이커당 5만3천7백6십7마리(!)의 지렁이가 살고 있다고 발표했다고 한다던지, 같은 영국의 천재과학자 캐번 디시는 거의 병적인 수준의 수줍음을 타는 인물로서 사람들과 눈을 마주보고 대화할 수 없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해주고 있다.

    지금에 와서는 상식처럼 이야기되는 이론들이 정립되기까지 과학자들이 겪은 고뇌와 노력 그리고 그들 사이의 시기와 질투를 빌 브라이슨은 이처럼 유머있게 그리고 핵심적을 짚어 그려낸다. 

    결국 처음에 말했던 이 책을 통해 과학 마인드를 정립시킬 수 있다는 뜻은 과학과 그 학자들의 시행착오를 통해 우리들로 하여금 열린 사고를 갖게 한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뉴턴의 중력법칙이 아인슈타인에 와서 뒤집혀진 것은 뉴턴이 틀리고 아인슈타인이 맞다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양자론을 부정한 아인슈타인은 또 부정되는 것도 아니다. 

    수많은 이론과 이론 속에서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는 것보다는 장점을 찾아내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또한 과학을 악용하여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인간군상을 조명할 때는 -납을 독성을 숨기고 클로로플루오르와 같은 냉매제를 통하여 이득을 남긴 토머스 미즐리와 같은- 더더욱이 그렇다. 

    아! 그렇지만 과학자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별이 생성하고 또 죽어가고 미토콘드리아가 분화하여 단백질이 되고 저 위대한 상대성 원리와 양자학에 관한 보석같은 과학이론을 깨알같은 시각으로 한번 둘러 볼 수 있는 좋은 교양을 쌓아가는 경험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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