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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assed off
    소소한 낙서 2011. 6. 15. 01:30
    그냥 기본적인 연상이지만,
    우리가 음악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를 만나는 것은 통상 이미 약속된 장소와 시간에서인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지 않고 우연히 연주를 들어본 기억은 대학로 정도에서 색소폰을 불던  나이 지긋한 분 정도랄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TV나 몇백와트짜리 스피커보다 실제로 맞닥들이는 소리들은 정말 생생했단 것이다.

    출근길 본관 로비에서 들리는 10여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연주는 그래서 '의외'였다.
    연주는 바이얼린과 금관악기 소리가 어우러지는 조금 구슬프고 생경한 멜로디였다.

    이는 교향악단을 회사에서 분리해 독립법인화 시킨다는 조금 냉혹한 방침에 반발한 시위의 일환이었단다.
    의외의 그 생생했던 연주 소리가 출근하고 내내 사무실에 앉아있던 내 귀에 맴돌았다. 
    그리고 그냥 기본적인 연상이지만 조금은 비슷한 처지의 밴드의 이야기인 'brassed off'란 영국 영화가 떠올랐다.

    다음날 출근하는데 이번에는 신관 로비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협주하고 있었다.
    이제는 로비 전체에 울려퍼지는 소리의 이유를 알고 있었기에
    익숙한 멜로디 만큼 가슴과 귀를 철렁이게 하는 낯설음은 없었지만 이번엔 '생소'했다.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시대에 있어 수익성이란 지상 최대의 과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번쩍이던 금관 악기들이 장외로 나와 감미로운 클래식에서 민중가요의 선율로 바뀔 때
    서민인 나는 낯설음에 낯설음을 더해 실로 여러가지 상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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