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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에게 (Talk To Her, Hable Con Ella, 2002)
    영화이야기 2006. 4. 13. 12:51
    저는 사실 영화평론이나 비평에 관한 직업적 지식도 트랜드도 모르며, 또한 그 흔한 개론시간에 나오는 중간고사 시험문제인 `...란 무엇인가` 조차의 지식도 없습니만.

    이론이란 것은 연구의 대상이 되는 `합리적` 기준과 그에 부합된 대상을 상정하기 마련이며, 그런 부분에서 영화비평에 대한 연구를 통한 규범을 정하는 이론은 합당하며 존중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영화와 현실의 기준에 대해선 이론적 정립이 있을것 같습니다만,
    영화와 그 영화를 본 나와 나를 둘러싼 현실은 이 기준을 정하기를 정말이지(!) 모호하게 합니다. 비단 영화뿐만은 아니겠지만요.

    영화를 보게된 시점이나, TV냐, 극장이냐, 인터넷다운로드로 보았느냐 하는 방식이나,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이 누구냐, 배우는 누구냐, 자국의 영화이냐, 외국의 영화이냐,  그날의 날씨는 흐렸느냐, 맑았느냐, 누구랑 함께 보았느냐, 또 영화를 볼때의 나이 심지어 식전이냐 식후냐에 따라서 느끼는 감상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과론적으론 그 기준이란, 자신이 원하던 원치않던, 주관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예술인의 관점이나, 공리적인 입장에서의 기준과,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관점은 매우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점은 영화는 현실을 토대로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변할 수 없겠지요.
    `그녀에게`에서 베니그노의 행동은 현실적으로 발생가능한 일입니다.
    `애인이 줄었어요`라는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 감독의 따뜻한 시선을 따라 본 우리들에겐 그것은 `사랑`으로 비춰지게 인도됩니다.

    흔히 공소장에 나오는 `시간`이니`강간`이니 하는 범죄일 수 있는 행동에 우리는 그 행위자의 행동을 이해하게 됩니다. 최소한 동정적으로 보게 되며, 크게는 눈물짓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신문지상에 나오는 범죄 사건들을 보면 `어떻게 이런일이" 하며 그 범죄를 규탄하게 됩니다만,  때때로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온순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는데.."라는 이웃사촌이나 친인척의 인터뷰가 담긴 기사도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사건에 대해 해석하는 정도가 달라지게 되는 것은 우리가 그사람을 얼마나 알며 또 얼마나 인간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느냐의 거리에 달린 것 같습니다.  감독은 비정상적인 행위조차 본질과 현상은 다르며, 그것이 `사랑`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마르코와 같은 처지에서 베니그노를 알게 된 후 그와 같은 소식을 듣는다면 저 역시 베니그노의 묘비앞에서 눈물 짓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재의 저로선 뉴스에서 그와 같은 행동을 접했을 때  베니그노를 비난할 것입니다.

    바로 이런 간극을 메우는 것이 영화의 역할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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