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중에서 왜 조선일보인가를 확실하게 드러내주고 있는 사설이다. 법원 조사단에 기대어 시치미를 떼고 동아와 중앙과 달리 조선일보는 자신들의 주장을 과감하게 제시한다. 대법원장에 대해 물귀신 작전을 펼치지지않고, 시치미를 떼지도 않는다. 물론 논리나 이성적인 냉철함이 아닌 선동의 수사라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무식한자는 용감하다고 하지만, 조선의 경우는 권모술수에 능하다는 느낌이다. 그 당당함은 아마도 오랜 경험상 이런 수법이 먹혔다는 자신감이 아닐까 싶다.
조선일보는 이번 사태로 법원이 큰 실수를 했다고 단정한다. 게다가 법원이 좌우, 세대 갈등으로 엄청난 모순이 있음을 확인했고, 그로 인해 국민(!)들은 법원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를 반대로 해석하면 정답이다.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것에 대해 아래와 같은 비난을 대입하면 된다. 그들이 주창하는 국민이 어떤 국민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여론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법원이 더 깨끗해 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는데도 전혀 딴 소리를 하고 있다.
그러니 대의를 저버리고, 언론에 제보한 소장판사를 마치 고자질쟁이로 인신공격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조선일보의 이런 태도는 어느 집이나 다 문제가 있다. 이 집도 남들과 다를게 없다. 괜히 밖에서 집 얘기하면 망신살만 뻗친다. 집안의 누군가가 폭력을 행사하던, 괴롭히던 밖에다는 얘기하면 나쁘다. 스스로 해결하던가, 아니면 남들이 모르면 그저 평화로울 뿐이다. 라고 되뇌이고 있는 것만 같다.
"국민은 이번 파동을 통해 대한민국 법원이 횡적(橫的)으론 이념의 좌우(左右)로, 종적(縱的)으론 세대(世代) 간 갈등으로 크게 찢겨 있고 사법부 안에 세계 어느 나라 사법부에도 없는 사조직(私組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걸 두 눈으로 확인했다. "
"이번 사건 속에서 일부 젊은 판사들은 익명(匿名)의 그늘에 숨어 법원 내 일을 법원 밖으로 내보내는 제보자 역할을 맡았다. 진짜 판사라면 숨어서 제보하는 것보다는 직(職)을 걸고서라도 당당히 나섰을 것이다. 그런 기개도 없이 어떻게 법과 양심에만 의지해 재판의 독립을 지켜갈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