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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짝놀란 신해철의 '아님말구'와 '피해의식'
    방송&연예 2009. 3. 2. 10:17
    우선 나는 신해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거나 급조한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의 이번 글에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신해철의 '아님말구'의 명확한 선긋기와 지독한 '피해의식'이 있다는 점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일단 거의 그의 글을 다 읽어보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깨끗한 이해나 명확한 소신을 알 수 있진 못했다. 
    사실 머리로 읽히는 글이 아니라 매우 감정적인 글이었고, 읽는 사람도 차분해지기는 커녕 다소 감정적이 되는 느낌의 글이었다. 그래서 나의 느낌은 신해철이 여유를 부리고, fuck you 사진까지 올리는 객기를 부렸지만 꽤나 충격을 받았고, 흥분한 상태로 보였다.

    여튼 신해철의 주장은 돈때문에 광고를 찍은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리고 논리를 보면 평소 공교육에 대한 비판을 했지 사교육을 부정한 적은 한번도 없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적어도 돈 때문에 아무광고나 막 찍지 않았다는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 다만 공교육과 사교육 문제의 논리를 선뜻 받아들이긴 곤란했다. 이것은 단지 난 마오쩌둥을 존경하지만 공산주의는 찬성할 수 없다는 주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예를들어 지난 촛불시위 때 저항의 최전방에 섰던 시민단체의 장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 이유가 '광우병' 파동이 아니라 '미국산'이기 때문이란 주장과도 같다. 자신은 한번도 광우병 쇠고기를 반대한 적이 없다는 투로 들리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가 파악한 신해철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개인주의를 바탕으로한 다양성에 대해 철저한 존중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사교육에 대한 그의 주장은 일면 타당한 면이 있다. 실제로 중년의 386 투사출신의  경우에도 기러기 아빠가 비일비재한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여지는 아주 많긴 하지만, 정작 내가 주목하는 것은 신해철의 태도이다.

    첫째 신해철은 '아님말구'의 분명한 편가르기를 한다.

    신해철의 'fuck you'사진을 보고 기분이 나빴는가? 기분이 나쁜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신해철은 그 점을 분명히 알기 때문에 그런 도발적인 사진을 삽입했다.  기분이 나빴다면 당신은 신해철의 친구나 지지자가 아닌 것이고,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면 신해철을 지지하는 팬일 가능성이 높다.

    신해철의 '아님말구'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그의 생각을 동의하지 않으면 아님말구란 것이다. 그가 신경쓰는 것은 자신의 지지자들이다. 이번글도 그들에게만큼은 불필요한 오해를 사면 안되겠다는 것 때문에 쓴 것이다. 나머지는 사실 '아님 말아라' 이다. 그래서 그는 결국 동조자들에게 난 돈때문에 한거 아니라는 메세지를 전달 한 것이다.

    두번째는 신해철의 지독한 피해의식이다.

    앞서 말했듯이 신해철의 글을 읽고 있노라니, 자신감 백배한 "당신들이 이렇게 반응할 줄 알았다" 의 여유로움이 아니라 굉장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이 오히려 의아했다. 신해철에게 바란 것은 사실 답을 이미 알고 질문을 하는 변호사의 그것이었는데, 그는 지독한 피해의식으로 대응을 했다.

    그동안 두들겨 패느라 얼마나들 기쁘셨겠습니까. 신해철 저 놈을 언제 한번 늘씬하게 패야겠는데 당췌 꼬리를 안잡히더란 말이지.

    신해철 얘기가 인터넷 댓글에 달릴 때마다 죽어라고 대마초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거 말고는 별로 꼬투리 잡을게 없어서라는 거지요. 연예인들 한 번씩 거쳐 가는 음주운전도 안 걸려, 스캔들도 없어, 탈세자 명단에도 없어, 매년 터지는 연예계 비리에도 연관 없어, 심지어 연예인 이혼이 홍수를 이루는 와중에 제일 먼저 이혼 할 줄 알았던 놈이 애 둘 낳고 알콩달콩 살아....그러니 씹을 거라고는 15년 전에 벌어진 대마초 사건 밖에 없던 차에, 허, 이놈이 ‘사교육 광고’에 뽈뽈뽈 기어나오네? 오냐 이 새끼 범 국민적 인간 쓰레기를 만들어주마 하고 너도나도 선정적 제목 붙이기 콘테스트를 열었겄다.

    위는 신해철의 이번 글의 첫문단이다. 어린 시절 군대에서 벌어졌던 신해철의 대마초 사건때 그는 아주 큰 충격과 정신적 피해를 느낀 모양이다. 사실 그럴만 하다. 모범생처럼 음악과 공부로 세상을 살아왔던 신해철에게 대마초로 인한 공격은 많은 충격과 부당함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마약이지도 않는 대마에 대한 처벌은 큰 억울함마저 선사했을 것이고, 솔직히 충분히 억울한만한 사안이었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그를 죽이지 못해서 안달하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사실 정치권이나 연예계나 기자 사이에서 그런 분위기가 있을 수 있겠지만, 24시간 대기를 하거나 15년간 벼르고 있을 사람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그러나 문제는 신해철이 그렇게 생각을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은 신해철의 사고의 틀을 좁게 만드는 나쁜 점이다. 이런 피해의식 없이도 이번사태를 맞이해야 올바른 논리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하이에나 취급하면 회색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메세지를 전달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지지하는 팬들에 둘러쌓여 안주하겠다면 그것 역시 페어플레이는 아니다. 그렇게 개인주의적이고 당파적인 인물이었다면 적어도 매체를 통해서 사회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았어야 옳다. 사회 전체의 공정한 룰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사회 정치적 참여은 오지랖 따위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해철은 이번 사태를 자신의 팬이 아닌, 회색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향했어야 한다. 그게 아니었다면 그의 개인주의도 결국 이기주의나 패거리 문화와 뭐가 다를 것이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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