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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강지처 클럽' 종영, 작가 문영남은 천재다
    방송&연예 2008. 10. 7. 09:56

     

    SBS의 막장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이 어제 막을 내렸다. 한심한(한진희 분)네 가족은 그 아버지부터 아들, 사위 할 것 없이 바람난 가족이고, 엄마나 딸도 정상적인 인물들은 아니다. 어쨌든 온갖 추태의 종합선물셋트 같은 한심한네 가족 중에서 가장 백미는 장남이 '한원수'였다. 드라마가 종영으로 가까워올 때 이미 복수-기럭 커플은 해피엔딩이되었고, 화신-구세주 역시도 그런 복선이 있었다.

    가장 처지 곤란한 건 바로 한원수였다. 화신의 기가막힌 복수로 결국 홀로 남은 원수가 찾아갈 것은 모지란이란 건 모두가 눈치챌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천벌을 받아 마땅한 한원수와 극 분위기와는 틀리게(?) 너무 심각하게 불쌍했고 상처받은 모지란이 과연 재결합할 수 있을까는 도저히 풀기 힘든 퍼즐같은 문제였다.

    이미 모지란은 극중에선 자살을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극한 상황이었고, 모지란이 기거했던 보육원을 찾은 한원수는 (그리고 나같은 눈치별로 없는 시청자는) 모지란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았다. 난 모지란을 향해 목놓아 울던 이게 살아가기에도 쪽팔린 한원수도 아마 강물에 뛰어드나 보다 했지만, 한원수는 지하철에서 세상 사람앞에서 반성을 했다. 마치 고대시대나 중국의 문화혁명 때 처럼 자신을 온몸을 받쳐 반성하는 것이다.

    이보다 더 인간말종 한원수의 회개를 설득력있게 풀어낼 수 있단 말인가. 이부분에서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기가막하고 숨막히는 장면은 아래의 버스씬이었다.

    말없이 회한에 잠겨 버스 창밖을 바라보는 여인과 이제는 진심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몸뚱이를 이 불쌍한 여인네의 다리위에 포개고 있는 남자.
    이 한 장면만으로 너무나 유치해서 시청자를 우롱하는 것 같고, 짜증날만큼 비현실적인 캐릭터들의 문영남의 드라마가 일소에 예술적으로 승화되버리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결국 원수와 모지란 커플도 해피엔딩! 이 기똥찬(!) 장면 하나로 난 이둘의 화해 그리고 해피엔딩에 대해 어떤 유감도 달수 없었다. 이해당했고 수긍해버렸다. 그리고 갑작스레 이 두 인물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나서 인정했다. 문.영.남.은 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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