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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이 여전히 건재한(?) 이유
    방송&연예 2008. 9. 29. 09:45

    여전히 스타인 전지현의 독보적 위치

    뉴시스에서 문화평론을 쓰는 이문원 씨가 'CF모델 전지현이 배우로 돌아오려면' 이라는 흥미로운 글을 기고했다.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영화배우 전지현처럼 굴욕적인 스탠스를 보이는 연예인은 또 없다고 포문을 연 후 복사기 CF와 <엽기적인 그녀> 이 단 두 개로 10년동안 스타성을 유지하는 전무후무한 경우라고 말하며, 최근 이와 필적하는 김태희는 전지현 보다 데뷔가 5년이나 늦다며 전지현의 독보적(?)인 위치를 상기시켰다.

    콘텐츠가 없이 아이콘적 위상으로 10년을 버텨온 전지현이 제대로된 콘텐츠를 만날을 때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기대하는 것을 숨기지 않으며, <엽기적인 그녀>이 후의 출연작 선정의 실패 등을 지적하며 결국 배우 전지현의 재기를 바라고 있다. 그 정도로 아까운 존재라며 글을 맺고 있다.

    한 스타에 대한 이 칼럼의 분석과 전망 그리고 조언은 일리가 충분히 있다. 게다가 연예(혹은 문화)평론이라는 본분에 충실하다. 그래서 이 글은 연예계 혹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구조가 어느정도 공정하다는 것과 대중의 스타에 대한 선호도는 냉정하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다. 나는 이 평론에 대해 딴지를 걸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관점을 제시해보려 한다.



    대중은 바쁘다 게다가 기회조차 없다.

    스타는 개인의 역량(혹은 스타성)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만큼 대중들은 스타들에 대해서 공명정대하게 평가하지 않으며, 또한 스타를 대할 때 이성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대중들은 일상, 학업과 직장 등등의 일로 바쁜 존재들이란 점이고 두번째로는 공정한 평가를 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가 만들어지고 스타가 유지되는 것은 순전히 공급자의 논리이다. 우선 내 경험상 일반적으로 친분과 개인의 선호는 잦은 만남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본다. 친한 사이라도 사정상 멀리 떨어져 있게 되면 아무래도 마음은 안그렇더라도 차츰 멀어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내 주위에 있고 자주 접할 수 있다는 환경이란 조건은  친분관계에 있어 중요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가끔씩 말도 안되는 발언을 하기도 하면서 매스컴에 등장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나 비교적 합리적인 견해를 펼치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결과적으론 대중의 지지와 관심을 받고 사는 정치인의 합리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따라서 결국 연예인에게 있어 대중에 얼마나 자주 노출되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그런 이유로 스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는 공급자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특정 연예인을 계속해서 라디오, TV, 신문 그리고 인터넷에 계속 노출시키는 것이다. 요즘 TV를 보면 모든 방송에서 소수의 인물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그들 모두가 대중에 의해서 캐스팅 된 것이 아님은 분명하지 않는가.

    소비자 주권 뒤에 숨은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손

    현대 사회에서 흔히들 소비자의 힘은 막강하다고 한다. 소비자가 구매하거나 구매하지 않는 선택권이 있다는 것이 중요한 권력이며, 소비자 주권이라는 이름 하에 상품이나 회사는 더이상 일방적일 수 없으며 불량상품에 대한 대규모의 리콜 등을 이끌어내는 소비자의 힘은 시장에게 강력한 권력의 상징의 증거 사례로 종종 인용된다.

    경제학자인 갤 브레이스는 그의 저서 <경제학의 진실>에서 소비자 주권은 사기라고 주장한다. 즉 투표제도 덕분에 시민이 권력을 갖게 된 것 처럼 경제생활에서 수요곡선이 소비자에게 권력을 부여했지만, 투표와 구매 행위 모두 돈으로 대중을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기업은 시장 반응을 만들어내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투표자들이 그러하듯 구매자들은 독립적인 선택을 하거나 거부할 권리를 행사하지만 이런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서글프게도 결국 일부 소비자들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지현 개인의 대중에게 어필하는 외모나 역량은 인정한다고 해도 순전히 대중이 전지현을 선택했기때문에 지금의 위치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전지현을 빗대었지만 정치던 연예계던 우리가 오히려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관점은 되새겨 봄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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