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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K특검 발표날..생각난 워컴의 '들쥐론'
    정경사 2008. 2. 21. 16:35

    오늘 재방송이 있었다.
    지난 검찰의 BBK 수사결과때처럼 이명박 특검에서 수사결과 발표를 했다.
    도곡동 땅 주인이 이상은-김재정 씨라는 것까지 부연한 것 말고는 지난번과 내용이 같다.

    이로써 이명박 본인은, 자신의 말처럼, 더 '산뜻'해 졌다.

    검찰과 특검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명박 본인은 그동안 얼마나 분하고 억울했을까?
    누구 말대로 정말 신앙의 힘이 아니면 견디기 어려운 인고의 시절이었으리라.

    더욱 주목할만한 점은 우리나라 최고의 마타도어의 희생자에서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정정된 거의 최초의 사례라는 것이다.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지 47년만에 억울함을 풀었다는데, 이명박은 단 몇 달만에 혐의를 훌훌 벗어버린 것이다. 오늘도 언론중재나 사법적인 문제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서민들에겐 한줄기 희망과 같은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 당선이 신분이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처럼 신속하고 말끔하게 억울함을 풀 수 있었단 것이기 때문에, 말하자면 결코 특혜가 아니란 것이다.

    이때문에 오늘 갑자기 워컴의 '들쥐론'이 다시 떠올랐다.


    80년 8월 8일 LA 타임즈에 실린 워컴의 말.

    한국사람은 들쥐와 같은 민족이어서 누가 지도자가 되든 복종할 것이며 한국민에게 민주주의는 적절치 않다.

    koreans are like field mice, they just follow whoever
    becomes their leader. Democracy is not an adequate system for koreans.






    오늘 같은 날만큼은 잠시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도 좋고, 자기나 자신이 속한 집단을 자학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뱀발) 다시 워컴의 발언으로 돌아가면, 워컴만 욕할 것이 아니라, 아래 강준만 교수의 글을 읽어보면 자학을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1980년 8월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존 위컴은 전두환이 곧 한국의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면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마치 들쥐(레밍) 떼처럼 그의 뒤에 줄을 서고 그를 추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위컴의 발언은 “한국민의 국민성은 들쥐와 같아서 누가 지도자가 되든 그 지도자를 따라갈 것이며, 한국민에게는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는 식으로 알려졌다.

    물론 위컴의 발언은 ‘망언’으로 간주돼 격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재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러 지식인들이 위컴의 발언은 괘씸하기 짝이 없지만 그의 진단에 타당한 면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망언’이라고 분노한 이면엔 ‘들쥐’라는 단어가 톡톡히 한몫을 했던 것 같다. 그냥 ‘레밍’이라는 유별난 동물로 받아들였더라면, 반응은 좀 달라졌을 것이다.

    한국인이 강한 ‘지도자 추종주의’를 갖고 있다는 걸 누가 부인할 수 있으랴. 지도자 추종주의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드러나 보이게 한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의 정적들마저 그의 ‘탈권위주의’ 업적만큼은 인정한다. 그러나 여당 의원의 입에서 “대통령이 신(神)이냐”는 말이 나오게 할 정도로 여당은 대통령을 쫓아다니기에 바빴다. 여당이 외친 ‘100년 정당’ 대신 ‘3년짜리 정당’으로 수명을 다한다면 여당은 지도자 추종주의에 편승한 ‘대통령당’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 이는 지도자 추종주의가 지도자 개인의 특성과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것임을 입증하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원문: http://h21.hani.co.kr/section-021128000/2005/11/0211280002005112905870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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